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ㅏ하... 시작전 세계관 안내사항을
다시금 살펴보는 시간을 갖겟습니다.
테 알:그 사이 장실이 함만 다녀옴..
OK
테 알:호다닥
하...
(한숨으로시작함)
테 알:ㅎㅏ....
1 이 세계는 멸망을 목전에 둔 아스트라이아! 200년 전 징조의 출현과 함께 오래된 세계의 관문이 이곳으로 연결되엇습니다 . 페른호르 대륙의 거의 대부분이 소실되었으며
마지막 제국 또는 바빌론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황제가 지배하는 최후의 생활지대입니다!
테 알:암암 하이카의 다른 이름이 바빌론이죠 암암
말이 국가지 영토는 서울 정도이며, 인구밀도가 높고 신분제가 아주아주 공고하게 지켜지고있 ㅋ
???:아앙??!?!?!
습니다
테 알:ㅠㅠㅠㅠ알아알아 하이카
노예-자유민-귀족-대귀족-황제 순으로 지켜지며
잘 사는 사람이라면 황도 1구-2구에, 자유민은 3구, 루토 같은 이방인이나 빈곤 계층의 경우 변두리의 4구에 거주합니다
황성을 1구부터 차례로 양파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음 (좌측 세카의 건물이 황성
테 알:아아... 난 알지 저 황궁은 불타버릴거란 걸
2 황도 4구에서 갖가지 힘든 노역을 해내면서 신호병으로도 일해온 루토는 안개장벽에 대해 꽤 알걱ㅋㅋㅋㅋ같습니다 ㅠㅠ
안개장벽의 특징은 이럼
- 바깥으로 나갈순 있으나 밖에서 들어올 순 없음
- 이걸 넘어가면 신화생물이 득시글거리는 황야가 나옴
테 알:허어어얼
- *황야에는 강이나... 숲이나... 화산... 사막... 이런 지형이 있다고 하나 가본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음
- *황야로 나가면 하루를 못 버티고 죽으며, 그래서 추방형은 사형이나 마찬가지
- 가끔 '포모어'라고 불리는 유사슬라임 괴물이 틈새를 뚫고 들어옵니다. 운이 좋으면 다른 괴물 친구들도 볼 수 있겟지요?
테 알:운이 좋은 거 맞나요?
.
테 알:.
- 장벽은 황제가 마법으로 만든 것으로 외력으로 깨거나 뭐... 물릴수없다!
이런 느낌
3 기본적인 생활상은 근세를 아우르는데 아스트라이아 세계로 개변했으니 딱 그 문명에서 쇠퇴한 것으로 봐주시면 댑니다
테 알:례~~~~~~~ 그리고 그
지역을 나누는 1구 2구 그런거요
검은 바다에서 '마기 코어'라 불리는 (유사석유) 에너지원을 채취해서 생활하는데... 보통 자유민들은 랜턴이나 불 떼거나 그 정도로만 쓰ㅡㄹ수있음
네넴
테 알:진격거의 지역나누기를 생각하면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출입도 꽤나 까다롭습니다
테 알:아따 이해 한번에 가능
시장은 3구에 주로 있어서... 한번 뭐 사고 나오려면 고생깨나 했을지도
서로의 구역 이탈에 굉장히 예민해요 다들 (각박하고... 몰려살아서..
하지만 루토는 천재라서 잘 견딥니다
제가봄
4 '검은 바다'에 대하여
테 알:바로 넘기시네
200년 전부터 멸망의 징조 중 하나로 바다가 오염되기 시작햇습니다!
생명을 주기도 하고, 앗아가기고 하는 이 바다는 뭐랄까 모노노케 히메의 사슴신을 떠오르게도 합니다
테 알:사슴신님!
제국의 한 면을 막고 있는데 (동쪽일거라 생각함) 시날에서 후술하겠지만 출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물론... 들어간다면 못 들어갈 것도 없겟습니다만
테 알:앗 동쪽이 바다라는 소리일까요??
바다에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무시무시한 괴생명체들에게 끌려가버ㅣ린다구 ww
네네!!
테 알:례~~~~~~
그런 바다에서 튀어나온 어린 루토는
진심 충격적인 존재였을 것입니다 (모든 이방인들이 다 그렇지요
또궁금하신점 있으신 가요
테 알:음음 제가 시날 개요 부분을 읽으면서
차가운 태양, 하얀 여인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가가지구
아아아
테 알:태양과 달이란 개념이 없고 빛이 대체한다는 걸까요??
태양이 달 역할도 한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것도 200년 전 멸망의 징조와 함께(여러모로... 행성으로 치자면 자전축이 바뀐다거나 하는 사건이 동반되었을듯) 일어난 변화인데
낮에는 하늘이 좀 더 밝고 차가운 태양이 떠 있으며
테 알:태양은 차갑고 태양에 흐린 어둠이 낀 것을 보고 밤낮을 구분한다..??
밤에는 하늘이 어둑어둑하고 여전히 차가운 태양이 떠 있지만 더 어둡다<이런 느낌
그 부분도 고민해봤엇는데 연출상
테 알:네네넹
좀... 영국 날씨처럼 흐린 기후가 계속되는 걸로 생각해주시면 될듯합니다!!
테 알:이해했습니다!
가끔 먹구름들 사이에 공간이 나면 옅은 빛이 새어나온다거나... 하는 기상현상도 보일 겁니다 (사유: 그게 멋잇음)
제가..아빠가 방금 퇴근하셔서 40분에
출ㄹ발해도댉요!!
될까요!!
테 알:녜!!!!!!!!!!!!!!!!!!!!!!
킴게 (GM):후..
두렵다
테 알:...
저두요
진짜 두렵다
킴게 (GM):........
킴게 (GM) 가겟습니다
테 알 렛츠두잇
a
2021 01 13 PM 06 : 42
- - - - — — PM ?? : 42
[ 제국 동부, 밤의 해안가 ]
...
“저… 저길 봐! 사람이야!”
“아니, 이런 바다에 사람이… 어떻게?”
"젠장, 조용히 해! 경비대에게 들키면 우린 끝장이야."
"염류를 가져가지 못하면 식구 전체가 굶을 거라고..."
...
너는 먼 바다 너머에서 태어났고,
너 자신을 알지 못하지.
“이 표식은…”
“...”
“불길한 이방인이야. 시장에 확 팔아버리자.”
“안돼! 이렇게 어린아이를 어떻게!”
“이방인을 가까이 해봤자, 이 녀석에게도 피차 좋을 것 없다구…!”
그런 네 등 뒤에는 반드시 재앙의 암운이 있으니,
우리는 너와 같은 이들을 일컫어 이방인이라고 부른다.
P C
/ 루토 Luto
K P C
/ 하이카 Haika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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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사랑했던 땅, 아스트라이아.

당신은 먼 옛날 신성한 축복이 깃들었다고 여겨진 대륙의 쇠락을 봅니다.

일찍이 페른호르 대륙의 영광은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모든 인류는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메마른 황무지 위로 벽돌과 역청으로 세워진 바빌론의 옛 성도가 출범하였지요.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살아가는 세상, 이제는 ‘제국’이라 불리우는 땅입니다.

200년 전, 불현듯 멸망의 징조가 나타났습니다.

아스트라이아와 또 다른 세계를 잇는 거대한 관문이 열리면서 오래된 것과 저주받은 존재들, 길 잃은 망자의 원혼들이 구별없이 쏟아져 나왔지요.

드넓은 하늘을 가득히 뒤덮던 별빛의 기운은 모조리 닳아 없어진 지 오래, 흐릿한 출신의 기억을 떠올릴 단초라고는 무상히 반짝이던 사후성의 빛뿐입니다.

출신이라...

그마저도 주어지지 않은 이들이 있는데 말이에요.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 제국으로 떠내려오기 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고, 어쩌다 당신이 발견되었던 그 검고 불길한 바다에 빠졌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부모는 누구인가요? 형제자매는 있나요?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싫어했으며, 태어난 고향은 어느 방향에 있나요?

처음 깨어났을 때부터 간직해온 기억은 오로지 하나, ‘루토’라는 이름 두 글자뿐입니다.

... 이상한 일이죠. 정작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누구인지도 떠오르지 않는데 말이에요.

당신은 검은 죽음의 바다에서 나타난 불운이자, 그 안에 어떤 '재앙을 담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다치고, 찢기고, 멍이 든다 해도… 그 몸은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금방 재생되어버립니다.

마지막 제국의 사람들은 그런 당신을 부러워하는 동시에 두려워하지요.

절대적인 재앙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이례란 곧 낯설고 생경한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요.

서둘러 피하는 몸짓, 그들의 경외 가득한 시선 따위를 익숙하게 받아내왔습니다.

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혹은 타인의 의지에 떠밀려…

새카만 물살에 밀려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그날과 같이 어디론가 흘러가버리기를 기다리면서, 당신은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기야, 스스로에 대해 고민할 시간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것이 이곳 제국에서의 삶이었지요.

[ 제국 서부, 해안 직업소개소 ]

당신이 신호병을 지내며 거주하는 황도 4구는 매일 새로 들어오는 일거리들로 바쁩니다.

서녘의 흑해와 붙어 있는 이곳이야말로 제국의 말단이자, 안전을 마지막으로 보장할 수 있는 최외곽 지역입니다.

일거리를 찾아 줄을 선 노역자들의 행렬 끝에 직업소개소의 관리인이 보입니다.
루토:(의지랄게 없는 몸이여도 배는 고프고 누일 자리는 찾아야하더라. 살아간다란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자와 기력을 소모하는 일이라 생존에 대한 기본적인 충족조차 어렵기만 하다. 하여 이곳은 언제나 바빴다.)
"밀치지 마! 멍청아!"
"뭐!? 네가 먼저 밀쳤잖아. 이 자식이...!"
저쪽에선 또 싸움이로군요. 피차 과민한 인간들끼리 참으로 지긋지긋합니다.
당신에게 먼저 시비를 붙여오는 사람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의 차례가 오면, 관리인이 당신을 알아봅니다.
관리인 귀도:또 자네로군. 요즘은 어떤가? (상대를 알아보며 간단한 인사를 건넨다.)
루토:(시선을 두어번 떨어뜨리는 것으로 인사치레를 대신한다.) 별다를 것이 있다면 그게 더 불안한 일 아니겠습니까.
평소와 같습니다. 그저 그런대로 살아가고 있죠.
억센 인상이기는 해도, 관리인은 표식을 가진 이방인인 당신을 남들과 똑같이 대해주는 몇 안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의 눈에는 모두가 비슷비슷한 노역자들이기도 하구요.

4구에는 빈궁한 생계를 가까스로 이어가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관리인 귀도:꼭 인생 다 산 노인네처럼 말하는군! 뭐, 노인이 될 때까지 살면 그것도 나름대로 복 받은 거지만...
루토:요즘은 그것도 복이라 칩니까. 어느 집 꼬맹이들은 배부를 때 죽는 것이 가장 복 받은 거라 하던데.
관리인 귀도:(질색하는 얼굴빛이 된다.) 허이고... 뉘 집 꼬맹이들이 그렇게 조숙하대냐.
자네는 오늘부터 건설 현장에 투입될 거다. (출입증을 건넨다.) 이야기, 들었으려나?
루토:다 비슷한 처지인데 어느 집이겠습니까. (가만 죽기만 하는 날을 기다리는 늙은이보다 나은 처지 아니겠나.) 아뇨, 설명 부탁드립니다.
(건네받은 출입증을 한 번 살핀 뒤 챙겨넣는다.)
관리인 귀도:(가벼운 코웃음을 터트린다.) 다 비슷한 처지라...
황제께서 무투장을 건설하시겠다더군. 그것도 아주 큰 놈으로!
루토:... ...(돈X랄 권력지X도 병이다 생각 중)
관리인 귀도:이제는 떳떳하게 도박할 수 있어서 참 좋지. (농담)

이전부터 허가받지 않은 도박은 전부 엄격하게 처벌받는 대상이었죠.

루토:그분은 남아도는 자원을 어찌해야 잘 써먹을 수 있을지 고뇌가 많으신 것 같군요. 무장은 어디서 구할 예정이랍니까.

눈 감아주는 경우는 있어도, 손수 허가를 내려주는 경우는 없으니 결국 걸리면 말짱 도루묵이었습니다만...

관리인 귀도:(모르겠다는 듯이 어깨만 으쓱인다.) 원한다면 그분께서는 누구든 차출할 수 있는 힘을 갖고 계시지 않던가?
민생 안정이라는 거지, 민생 안정. 저 사람들을 보게. 하나같이 신경질적이고, 성질머리 지독하고...
미치지 않고서야 못 사는 시대잖나?
루토:터지기 직전인 고름에 익은 철쇠를 가져다내는 것은 제 다리부터 잘라내는 것이 아닐련지요. (아니, 애초에 방벽으로 막힌 지구에선 다른 세계의 일처럼 관망할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면 감히 인간이란 생각도 안 들겠지.) 인간의 광기가 일상이 된 시대죠.
관리인께선 허가 받은 도박에 들뜨신 겁니까? 그 황제께서 당신의 아들을 차출해낸다면 어쩔 요량으로요.
관리인 귀도:끙, 그야... 고름이야 썩는다 쳐도, 출혈은 멎게 해줄 수 있지 않나. (정곡을 찔렸다는 듯이 딴청을 피운다.) 거 무섭게도 참 말하는군, 다리를 자른다니...!

백 년이 넘어가는 세월을 거듭한 인류에게 안정적인 일상의 하한선이란 낮아지고, 또 낮아지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루토:제 말투 하나에 고까이 여기시는 건 이제 그만두실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관리인 귀도:......
자네가 힘들게 커왔다는 건 이해하지만, 노상 모든 일에 가시를 세우는 것도 좋지 않다고. 특히 자네 자신에게!
몇몇 일에는 타협을 하고 또 용서도 하면서 살아야 한단 말이지. (헛기침) 내 자식 생각나서 해주는 말이니 곱게 듣게나.
그리고 아들을 데려간다니,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아. 절대로. (자신에게 암시처럼 거는 말이다.)
다 아는 소리를 망령처럼 반복한다니까, 이 아저씨!
루토:타협과 용서는 본디 있는 자들의 전유물 아니었습니까. (어찌 배곯는 자들에게 관용과 인애를 바랄까.) 관리인께서 제게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쏟으시는 건 안다만.... 닥치지 않으면 실감하지 못할 어리석은 자일 뿐입니다. (두어번 중 한 번은 걸린다는 반복된 조언이다. 진지한 얼굴로 듣지만 익숙하게 한 귀로 흘린다.)
항상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다지만, 별안간 당신도 사람입니다.
모든 말을 귀담아 듣다간... 이도저도 못하는 어수룩한 녀석이 될 뿐이라구요.
"... 이봐.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기다리는 놈 안 보여?"
문득 뒤편에서 사납게 날을 세운 목소리가 파고듭니다.
관리인 귀도:(한숨을 내쉰다.)
"일 다봤으면 어서 꺼지라고."
루토:(뒤에서 들리는 재촉에 별안간 마무리한다.) 차례가 길었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관리인 귀도:... 다음에 보지. 루토.
당신을 닦달하던 남성이 잠시 주변을 흘겨보다가 혀를 찹니다.
갑시다. 힘들여 이들을 상대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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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 서부, 무투장 건설 현장 ]

멀지 않은 곳에서 가벼운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냉암한 색으로 하여금 암해, 또는 흑해라고도 불리는 검은 바다입니다.
통상적으로 제국민의 해안가 출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바다에 다가갈 수 있는 이들은 교역에 나서는 귀족들의 사용인이나, 마기 코어를 채취하는 노예들 정도입니다.

암해의 바닷물을 말리면 ‘검은 소금이라 불리는 날것의 마기 염류가 생긴다고 하죠.

하지만 생활에 편의를 가져다주는 것과는 달리 그 자체로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는 데다가, 정제 과정에서 중독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사정이 나쁜 노예들이 아니고서야, 제발로 야적장에 발을 들일 이들은 없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얼마나 행운아인가요!
루토:(해안에 가는 비루한 일은 하지 않아도 되어서?)
건설 현장처럼 보수가 보장되고 꾸준하게 일감을 주는 곳도 드물죠.
그런 위험천만한 해안가에서 목숨이 붙은 채 떠밀려온 것까지도 합해서요.
노역자 1:... ... (계속해서 지반을 갈고 있다가) 뭐하는 거야. 혼자 우두커니 쉴 거면 나가!
루토:(그 해안에 떠밀려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지만... 그 생각에 내 사고를 소모하며 살긴 너무 바쁘게 살아오지 않았나.)
잠깐 생각에 잠겨 있었던 것일 뿐인데도 타박이 급합니다.
루토:...(그래. 난 일하러 왔지. 나는 하층에서 구르는 톱니바퀴 중 하나다. 그저 보통의 것보다 조금 더 튼튼한)
일하는 거 안 보입니까. 괜한 사람한테 시비 털지 마십쇼.
당신이 맡은 구역은 아직 평평하게 갈지 못해 험한 땅입니다.
노역자 1:... 쯧! 누가 시비를 털었다고 그래, 어린 놈이...
팔에 새겨진 표식은 웬만해서는 드러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들 하지만, 여기서 이방인인 걸 밝혀봤자 나아질 것도 없으니까요.
오히려 이방인이니 힘쓸 수 있는 인재가 왔다고 하면서 일감을 곱절로 늘려 줄지도 몰라요!
노역자 1:(낑낑거리며 땅에 박힌 곡괭이를 빼려고 힘준다. 잘 되지는 않는듯)
루토:(소매가 긴 옷을 고르게 되는 건 시선의 문제도 있을 터였다. ...그보다 모르는 사람한테 하는 말본새가 더러워 얼마나 잘하나했는데 일 참 못하네.) 비키시죠, 방해됩니다.
(제 자리 찾아가서 일함)
솔직해솔직해
루토, 근력 롤
똑바로 일한다는 게 뭔지 이참에 보여줘나 봅시다!
루토:

Strength

루토

보통

실패
85vs.75
이곳저곳에서 욕을 먹었더니...
루토:(근처의 땅을 내리찍어 곱게 만들고 한 번에 처버리면 빠르단 방식을 따르는 것 뿐이다.)
누군가는 무식한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만, 유도리라는 게 어디 한번에 생기나... 두고 봅시다.
노역자 1:(자꾸 쏘아본다. 저 자식... 나한테 방해라고 해?)
이어지는 노동에 서늘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땀이 줄줄줄 흐를 지경이군요.
중간중간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의 중얼거림을 제외하면, 공사장에서는 흙을 퍼올리고 바위를 골라내는 소리나, 마기 장치 돌아가는 소리만이 적적히 흐릅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아라, 침묵은 미덕입니다.

지반을 전부 다듬은 곳에서도 기본 골조만 겨우 올리고 있는 실정이니, 이 공사가 제때 끝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요.
그순간, 발을 딛고 있었던 땅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집니다.
루토:...? (근처에 구멍을 파나 둘러본다.)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자, 감독관이 큰 소리로 노역자들에게 전달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공사장 끄트머리로부터 보행을 맞춰 행군하는 병사들의 행렬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들어라! 황제 폐하께서 행차하신다!"
...!
루토:...?!
커다란 대인용 채찍을 든 감독관이 이어서 들어오는 귀빈을 접대할 준비를 합니다.
루토:(상황을 파악하기 앞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따라 몸을 숙인다.)

노역자들은 저마다 두려움과 호기심에 휩싸여 수군거리더니 하나 둘 몸을 낮추기 시작합니다.

자유민 이하의 계급들이 황제를 직접 영접하는 것은 몹시도 드문 일입니다.
일생에 단 한 번, 아니, 한 번도 보기 어렵다는 그 위대하신 분께서 이런 누추한 곳에 몸소 행차하신다니, 이해하기 어렵군요.
노역자 1:히... 히익...
노역자 2:죽을 거야... 눈만 마주쳐도 죽을 거라고...
노역자 1:다... 닥쳐! 입 다물어!
이어서 호위병이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공사장 안쪽으로 황제를 태운 거대한 황금빛 마기 마차가 들어섭니다.
호위병:제국의 절대자이자 최초, 최후의 불사의 용사. 황제 폐하 납십니다!
동시에 양옆에 번쩍거리는 갑옷을 뒤집어쓴 정예 호위병들을 일사불란하게 끼고서, 위엄 가득한 행렬이 이어집니다.

정말이지 저들의 호사스러운 차림새며, 위풍당당한 행동거지들이란... 꼭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같군요.

황도 중심으로 들어가면 그렇게 부유하고 풍요로운 자들의 나라가 펼쳐진다던데 말입니다.

루토:(그런 세계를 두고 왜 이쪽으로 온 건지... 불편하기만 하다. 저쪽은 나란 존재조차 모르겠지만)
검붉은 깃발을 손에 든 호위병이 당신의 앞을 지나가며 모두에게 경고합니다.
"고개를 수그려라! 모두들 예의를 갖추도록."
소매가 긴 여러 겹의 옷, 칠흑처럼 검은 융단으로 된 두꺼운 망토...
온 얼굴을 덮은 어지러운 문양의 가면을 통해 황제는 가마에 탄 채로 말없이 아래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호위병들의 갑옷, 마기 마차의 표면까지도 빈틈없이 덮고 있는 금빛이 찬란하게 반짝입니다.

저 마차의 바퀴 하나만 떼도 이곳 노역꾼들 절반의 일이 덜어지고, 그보다 더 많은 노역꾼들을 몇 날 며칠이고 원 없이 먹일 수 있을 텐데요.

루토, 정신력 롤

루토:

Power

루토

보통

어려움성공
18vs.65
그 직후 곧바로 황제가 탄 마차가 당신의 눈앞을 지나갑니다.
저놈이다.
... 문득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가 사라집니다.
황제 폐하께 '저놈'이라니, 이게 무슨 불경한 생각입니까?
어차피 당신은 오늘 그를 처음 보는 것일 텐데 말이에요.
공사장의 총감독관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황제에게 현황을 보고하는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루토:... (나는 나의 감을 믿기 전 상황의 논리를 본다. 내가 저기 있는, 모든 이들을 고개 숙이게 만드는 자와 어떠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황제:건설은 순조로이 되고 있는가?

"아이구, 물론입지요. 폐하! 직접 행렬를 이끌고 찾아와주실 줄이야..."

"약속드린 6개월 안에는 반드시 경기장을 선보일 수 있게 될 겁니다. 예."
6개월?!
황제:...수고하는군.
평온한, 그리고 평범한 위정자의 물음입니다.
황제의 목소리는 가면 안에서 알아들을 수 없게 뭉개집니다.

그는 이 제국의 시작과 함께했다고 전해지는 인물이지만, 나이도, 성별도, 출신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당신으로서도 별 가늠할 수 있는 건 없을 겁니다.

그 악랄하고 드센 총감독관이 알아서 알랑거리는 꼴을 보고 있자니 새삼 생경하기도 하네요.

... 그때, 가까운 곳에 있었던 노역자 중 하나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몸을 일으킵니다.

부복한 자들의 눈길이 일제히 이쪽으로 쏟아집니다.
“이 지옥 같은 제국이 곧 바빌론이니, 구원자께서 반드시 이를 무너뜨리시러 강림하리라…”
루토:(시선만 옆으로 해 몸을 일으키는 노역자를 바라본다. ...저자가 황제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도구로 쓰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저 녀석, 뭐야?!"
"돌아와! 이봐! 완전히 정신이 나갔어...!"

아까부터 줄곧 십자가 형상의 나무도막을 어루만지던 그는, 발밑에 숨기고 있었던 도끼를 곧바로 꺼내듭니다.

"구원자시여! 널리 충만하게,
널리 자유롭게 하소서!"
그가 고함을 지르며 황제에게로 튀어나가 도끼를 휘두릅니다.
살이 뭉개지는 소리가 들리며, 목전에 살아 있는 인간의 시뻘건 피가 흩뿌려집니다.
바로 근처의 호위병이 가느다란 황금빛 창을 휘둘러, 도끼를 들어올린 그의 몸을 곧바로 그 끝으로 꿰뚫어버린 것입니다.
"...... 맙소사..."
"......"
콰직.
부들부들 떠는 육체가 마기 마차의 바퀴에 깔려 으깨지는 소리가 납니다.
장내의 공기가 얼음처럼 차갑게 가라앉으며, 몸을 수그린 노역자들이 공포에 떱니다.
싸늘한, 그러나 불씨를 품은 침묵입니다.
루토:(...어찌하여 상황을 아우르지 못했나. 정말로 희망을 가지고 뛰어든건가. 아니면 죽음을 바랐던 건가. 참혹한 현장에 작은 탄음이 서린다.)
SAN C (0/1)
루토:

Sanity

루토

보통

극단적성공
11vs.65
총감독관이 침묵을 깨며 날카롭게 소리칩니다.
"이봐, 나와서 저놈의 시체를 어서 치워!!"
땅에 박힌 도끼 옆으로 투사의 몸이 거꾸로 쓰러져 있습니다.
"저놈들과 관계가 있는 자들을 조사해 올리겠습니다. 또 우상 숭배자들이 기승을 부리는지라..."
어떤 기색도 비추지 않는 황제는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뿐입니다.
호위병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자, 그가 명령을 내립니다.
황제:이들에게 지금 바로 떡 한 덩어리와 핌차 한 병씩을 지급하도록 하라.
좌중을 둘러보는 그와 얼핏 시선이 마주한 것도 같았습니다
루토:...(떡이 아니라 살점을 씹는 기분이 될 것 같은데 말이지.)
황제의 명령이 무섭긴 무섭나 봅니다.
겨우겨우 연명하던 노역꾼들에게 곧, 황제가 명한대로 제대로 된 식량이 지급됩니다.
이어서 마기 가마가 건설 현장을 빠져나가고, 황제와 호위병들은 완전히 그 자리를 떠나버렸습니다.

당신의 손에는 한 끼 분량의 떡 한 덩어리와 차 한 병이 들려 있었습니다.

"뭘 보는 거야? 빨리 먹어 치워, 이 자식들아!"
행렬의 꽁무니에서, 허둥지둥 시신을 치우며 탄식하는 이들이 느린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가엾게도 연고자가 있었던 것 같네요.
루토:하....... (내리깐 한숨이 짙다. 먹고 싶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되는 몸이란게 이럴 땐 축복이지. 대강 안색이 파리한 주변인에게 쥐여주곤 자세를 바로한다.)
노역자 3:... (식량을 받아들고는 여러 번 곁눈질하다가 쌩 사라져버린다.)
죽음에는 무뎌지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 그들과 같은 희생자가 날지 모르는 판국이니까요.
... 그렇게 오늘도 또 자유민 희망자들이 죽음을 맞이했군요.
고된 노역과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작은 신념 하나 제 뜻대로 가져 보지도 못한 채로.
...
겨우 하루 일과가 끝나고 당신은 동료들과 함께 숙소에 몸을 뉘였습니다.
한동안은 이곳에서 지내야할 듯 싶습니다.
인력들은 쉽게 물갈이 되고, 같은 구역에서 일하는 이들 또한 매번 바뀝니다.
뭐, 그들과 인연을 가질 일도 없으니 상관없겠습니다.

간이 막사 안에는 같은 구역에서 일했던 동료 두어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한켠에는 때묻은 공사용 마기 장치가 보입니다.

그런 끔찍한 현장을 봐버렸으니, 잠이 쉽게 오련지 모르겠네요.
루토:(남이랑 부대끼면서 사는게 익숙한 인간이 어디있겠냐만....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벽에 기대어 초점 없는 눈으로 주변만 관망할 뿐이다. 그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주변 말소리 정돈 들릴 법하지.)
루토, 듣기 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65vs.40
"그 소식은 들었나? 대귀족 므네모시네 님께서 귀도 놈에게 급박한 전령을 보내셨다더군."
"어마어마한 건수야. 우리처럼 별 볼일 없는 인간들은 꿈도 못 꿔볼 일확천금의 기회..."
노역자 2:... ... (말하던 중에 기척을 느끼고 돌아본다.)
루토:(시선이 마주쳤는가?)
마주쳐버렸습니다.
루토:(. 꿇릴 게 없으니 걍 봄)
ㅋㅋㅋ
노역자 2:... ... (쫄아서 다른 곳 봄...)
노역자 1:(속닥임) 저 자식, 건드리지 마. 이상한 놈이니까.
그나저나 대귀족 나으리가 뭐? 더 이야기해 보시게.
노역자 2:어음...
그러니까...~ 잘만 해내면, 자네 역시 적법한 제국민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주실지 모른다고.
대귀족의 의뢰인가...
귀족 중의 귀족, 그들을 지배하는 대귀족들의 의뢰는 자유민 희망자들 사이에서 행운의 티켓으로 여겨지고 있죠.
루토:(욕심 부리다가 손모가지나 안 날아가면 다행이지. 흘겨 들으면서 차나 홀짝인다.)
그 티켓이 정말로 행운을 가져다줄지, 반대로 불운을 가져다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실마리라도 쥐어보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죠.
당신은 남은 핌차나 홀짝이기로 합니다.
루토, 행운 롤
루토:

Luck

루토

보통

실패
99vs.65
노역자 2:어떤가. 어쩌면 일생에 단 한 번, 자유의 몸이 될 기회라네!
더럽게 맛없네
루토:...(옆으로 질질 새는 거 닦아냄)
줘도 좀 제대로 된 걸 줄 것이지........... 이 새끼들...
노역자 1:자유? 하하…
이 세계에 자유가 어디에 있담?
그 대단하신 황제 폐하께서도, 봐, 이 병신 같은 제국을 수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옥좌에 가두고 계시지 않나.
그때, 막사 문이 살짝 미끄러지며 누군가 내부를 살핍니다.
노역자 3:저기...
당신을 부르는 것 같은데요?
루토:(핌차가 더럽게 맛 없어서 못 알아먹었음) 망할.... 창고에 처박은 풀뿌리로 우려도 이것보단 낫겠다.
노역자 3:(헛기침) 쿨럭! 쿨럭!
저기요!
이제 더 크게 부릅니다
루토:(눈알만 돌림)
...? (손가락으로 지 가리킴)
노역자 3:.. .... .. .(뭐야 왤케 무서워 라는 눈)
(고개만 끄덕, 끄덕)
루토:(뭐야. 홀로 뇌까리다가 노역자쪽으로 다가간다.) 무슨 일입니까.
키도 작고, 깡마른 체구를 보아하니 어린 나이에 이곳으로 온 모양입니다.
노역자 3:... (나와서 이야기하자는 듯이 바깥을 가리킨다.)
루토:먼저 가십쇼. (뒤따라가기로 한다.)
그를 따라서 막사 바깥으로 나오자, 별빛 한 점 보이지 않는 밤하늘이 당신들을 반깁니다.
탁한 은빛을 발하며 유유히 자리를 지키는 차가운 태양을 빼고 말이에요.
노역자 3:... 이방인... 이죠? (조심스레 소리를 낮춰 묻는다.)
시작부터 예민한 사항을 묻는군요.
루토:그렇습니다만. (예삿일인듯 답한다.)
어떻게 알았냐 안 물어볼 수가 없는 질문이군요.
노역자 3:... (왼쪽 손바닥에 조그맣게 난 검은 반점을 보여준다.) 동류니까요.
아까는... 고마웠습니다. (시선을 땅으로 향하고는) 가족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되어서...
루토:(손바닥에 난 반점을 삐뚜름히 보다가 시선을 올렸다.) 홀로 가졌을 동질감은 알겠는데 답은 안 된다 생각하지 않습니까.
넘겼다간 헛구역질이라도 할까 넘긴 것뿐입니다. 누가 들으면 부축이라도 해준 줄 알 것 같으니 확실히 하죠. 나는 필요없는 걸 당신에게 떠넘긴 것 뿐이고, 당신은 그걸 받았을 뿐입니다.
...고인에 대해선 얹을 말이 없군요. (딱하다 여기지만 그 속에 불이해를 바탕으로한 어리석음이 섞일 것 같으니.... 홀로 삼키는 것이 맞겠지.)
노역자 3:(역시 의심부터 하는군.) ... (한쪽 귓불에 낀 귀걸이를 보이며) 마기 장치예요. 어머니 유품인데, 같은 이방인을 알아볼 수 있죠.
당신도 고맙다는 말 한번 들으면 속이 썩어버리는가 보군요. (씁쓸한 미소를 흘린다.)
루토:어머니는 그 귀한 걸 어찌 얻으셨답니까. (역시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그런 사람이 많을 걸 알면서도 일일이 하고 다니는 그쪽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노역자 3:좋을 대로 의심해요. 저는 괜찮은 의도로 찾아온 거니까.
당신도 언젠가는 바빌론의 진실에 대해 알아야 하니까요. 우리들은... 이걸 전달할 의무가 있어요.
그러고 보면 희생된 그 노역자 역시 '바빌론'에 대해 아는 듯 보였는데요.
루토:'우리'? (집단을 뜻하는 단어에 생경하게 반응한다.) ...혹시 죽은 인간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란 말입니까.
노역자 3:...... 거기까지는 말할 수 없어요. (고개를 젓는다.) 이제 곧 제국은 무너지고, 구원자께서 성도를 수복하실 거예요.
루토:...
전달할게 있으면 건네주십시오.
노역자 3:제가 당신에게 전달할 것은 구명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에요.
선물해드릴 건 없어요. 단지 저는... (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쥐여준다.) 이걸 여기에 두고 갈 거구요.
주머니 안에 든 작은 알갱이들이 손 안에 느껴집니다.
노역자 3:믿음을 가지세요.
...... 그럼 어떤 시련이든 거뜬히 버텨낼 수 있을 테니까. (돌아서서 간다.)
... 어려 보이는 인상과 다르게 대범함이 있는 친구로군요.
하지만 당신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겁니다.
소위 '옛 종교'라고도 불리는 신앙에 대해서는 제국이 엄격한 감시와 함께 처벌을 내리고 있으니까요.
황제를 유일한 절대자로 하는 이 제국에서 우상 숭배는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루토:...(뭔가 귀찮은 놈 눈에 띈 것 같은 기분이)
바스락!
타이밍 한번 참, 주변에서 마른 수풀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 ...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본다.)
... ... 지켜보는 눈이 있었군요.
루토:(그렇다면... 눈이 없는 곳으로 가자.)
???:(입을 뻥긋하다가) 아, ...
... ... (얼굴빛이 가라앉는다.)
그는 재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루토:(자리를 먼저 피한다면 더 바랄 게 없지. 시야 밖으로 사라진 걸 확인하고 주머니를 열어본다.)
주머니 안에는 말린 대추야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루토:(...뭔데? 밥 먹기 싫다고 줬더니 밥 주는 놈이 어디있어?)
(대추야자를 꺼내 손바닥 위에 굴려본다.)
정말 이상한 녀석... 종교인들이란!
데구르륵
어떤 처리를 가한 것 같지는 않네요. 멀쩡한 대추야자이기만 합니다.
영양가가 높고 깊은 단맛이 나는 게 특징이니까, 한꺼번에 많이 먹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밤이 춥습니다. 이만 들어가는 게 좋겠어요.
루토:(하나 입에 물어 반으로 쪼개곤 나머지는 근처 다른 인간한테 던져준다.) 믿음과 희망.... 아직도 그런 걸 말하는 놈이 있다니. (말세다 말세.)
믿음이며, 희망이며, 모두 옛날 사람들이 가졌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것들입니다.
노역자 1:... 어디서 났대, 이런 걸? (우물우물)
아악, 달아!!
(한꺼번에 먹었다.)
그와 접촉했다는 사실은 비밀로 하는 게 좋겠어요.
행여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루토:(주변이 시끄러워질 것 같으니 적당히 무시하고 잠자리에 들자)
당신은 기나긴 하루를 끝내고 잠에 듭니다.
a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에 듣자하니 총감독관이 무투장 완공일자를 앞당겼다더군요. 놀랍지도 않은 일입니다.
책임자는 더 높은 책임자들에게 잘 보이려 하고, 더 높은 책임자들은 귀족들에게 아부를 떨고…

누군가는 한때 자연의 원리에 대입하여 이들의 상하관계를 이해하려 들었다고 하지만,

그 자연이 살아남은 이들을 떨쳐내버린 지금 ‘절대적인 진리란 허구한 옛말이 되고 말았죠.

“어서 내려가. 똘추야! 코어가 낭비되잖아.”
“그럼... 녹물에 범벅이 되어버릴 거라고……”
“알 게 뭐야. 채찍질당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내려가!”
“크악!”
꼭 이곳이 아니어도, 자유민 희망자…즉 노역꾼들의 처지는 몹시도 열악합니다.

위험한 일을 도맡거나, 녹초가 되기 직전까지 육체노동에 시달리거나…

그들은 구원을 원하면서도 일단 눈앞의 생계에 매달리고, 제국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입에 풀칠조차도 할 수가 없는 데다가, 제국의 국경을 나서는 순간… 그 밖에서는 생지옥이 펼쳐지기 때문이지요.
루토:(언제고 선택지가 있던 적이 있었나.)

물론 간밤의 그 노역자가 보여주었듯이 다른 종류의 희망을 추구하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구원자’가 나타나 현세의 악과 제국의 폐단을 쓸어버리리라는 믿음.

최근 자유민 희망자들, 특히 이방인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퍼져나가고 있다는 이 종교는 그들에게 무엇을 약속했던 것일까요?

몇 세기 전의 사람들은 신과, 신의 은혜가 깃든 땅을 일컫어 ‘아스트라이아’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의 축복도, 그의 가호도요.
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이 삭막한 대지에서 구원을 찾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다는 걸까요.
루토:(과거 믿음을 증명할 건 하늘에 남은 사후성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달도 잃어버린 세상에 의미가 있을런지 모를 따름이다.)
이른 아침부터 당신은 무투장 건설을 위한 노동에 투입되었습니다.
이번 노역은... 어디 보자.
기둥을 세워야 할 자리에 넘쳐 흐르는 지하수를 퍼내는 작업이었지요?
이웃 구역의 동료들이 코어가 다 된 낡은 도르래를 갖고 고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루토:.........................(아... 때려치고 싶다. 판자더미와 같이 생을 마감하고 싶어진다.)
한창 땀으로 몸이 범벅이 되던 그때, 어디선가 익숙한 음성이 우악스럽게 내지르는 게 들려옵니다.
노역자 3:이거 놔요!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몸부림친다.)
어째서인지 감독관이 둘이나 그에게 붙어 무엇인가를 품에서 빼내려 드는 모습입니다.
"이 새끼, 어제 죽은 놈의 친인척이래."

"게다가 이방인이지... 너, ‘계시록’에 대한 걸 알지? 그렇지?"

"너도 그 우상 숭배자로구나. 어서 내놔!"
루토:...(이래서 사사로이 만남을 가져봤자 좋은게 아니란건데. 딱한 눈초리로 힐끔 보았다가 시선을 거둔다. 귀에 들려오는 소리로 상황을 짐작할 따름이다.)
노역자 3:난 아무것도 모른다구요!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라요! (고개를 젓는다.)
"방금 기도처럼 이상한 말을 읊조렸잖아. 누굴 귀먹은 장님으로 알아?!"
노역자 3:악! (밀치는 힘에 뒤로 넘어진다.)
"그래... 그래..."
"이거로군. 어."
노역자 3:안돼, 읽지 말아요.
" 아! 구원자시여! "
" 양들의 왕손, 언약의 증인이자 판관 되시는 분 "
" 일만 나유타의 거룩한 육편으로 구성되시며 만민의 앞에 죄인의 피를 흩뿌리는 자여... 이런 걸 숨기고 다녔단 말이지. "
루토:(...타인의 바람이 웃음거리로 삼아지는 일은 보기 괴롭다.)
" 끌고 가. "
노역자 3:...아... 안돼. 싫어요! 이거 놓으란 말이에요. 해명할게요. 전 이곳에 일하러 온 것 뿐이에요!!
한번 우상 숭배자로 낙인이 찍히면, 처분은 잔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산 채로 양 팔을 십자 형틀에 묶여 꼬박 사흘을 매달려 있어야 하죠.

도움의 손길을 건네려 하는 자는 두 배로 처벌받습니다.

그 진지하고 신중하던 얼굴이 순식간에 두려움에 떠는 어린아이의 그것으로 변합니다.

그가 발버둥 끝에 당신이 있는 방향을 바라봅니다.

"황제 폐하를 욕보이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알려주지..."
어떻게 할까요, 루토?
"구경 났어? 일 해. 일!"
루토:(어떻게 하냐니, 무언갈 할 수 있는 사람인듯이 질문한다해도.... 이 세상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은 이미 자명하지 않나.)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은 인간에게 의지랄게 어디있다고.)
당신은 그저 붙들려 가는 그를 두고 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
... ...
"아, 저길 봐."
그때, 현장 어귀에서 감독관들과 다른 옷을 입은 이들이 무리지어 나타납니다.
평소라면 해안가에서 감시를 보고 있어야 할 사병들입니다.

그들이 이쪽까지 들어올 만한 사유도, 권한도 없을 텐데요?

"아니, 감시병들께서 왜... 이 무투장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모르는 겁니까?"
"시끄럽소. 안식년을 떠나시기 전 황제께서 특명을 내리셨으니까."
"반드시 가장 쓸 만한 인물들로 차출하라고."
노역자 2:저거, 저거다...!
대귀족님의 의뢰가 들어온 거야. 드디어 기회다...!
"뭐, 므네모시네 님의 이야기가 사실이었어?"
"황제처럼 비단과 황금을 입힌 마차를 타고 다닌다나~...!"
그때, 감시병들 사이로 눈에 띄는 인물이 보입니다.
뾰족한 귀, 주근깨, 순무처럼 새빨간 머리칼… 아!
분명히 어젯밤 당신을 훔쳐보고 있었던 그녀석이 틀림없습니다!
그는 노역자를 끌고 가는 감독관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고 섭니다.
???:그쯤 하지 그래? 당신들.
곧 대귀족께서 이쪽으로 오시는데, 밉보이면 곤란하잖아. (쏘아본다.)
"뭐야, 이 년은?"

???:지나가던 노예다. 어쩔래!

a

[ 몇 시간 전, 제국 서부, 해안 직업소개소 ]

하루하루 고달프게 살아가는 자유민 희망자들과, 바닥을 기는 거렁뱅이들이 가득한 이곳 황도 4구에 또다른 귀빈이 찾아왔습니다.

“이야~ 어제오늘 귀한 손님께서 행차하시는군. 이거 귀족들 앞마당이 따로 없네.”

얼굴을 전부 가리는 가면을 쓰고, 값비싼 옷감과 장신구를 온몸에 두른 대귀족, 므네모시네의 전차가 보입니다.

대귀족은 이 황도에서 황제 다음으로 가는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는 지배자들입니다.

눈짓, 그리고 손짓 하나로 죄없는 자유민을 벼랑 끝까지 몰아낼 수 있고, 구실만 있다면야 누구든지 노예로 만들어 팔아버릴 수 있다고도 하죠.
그의 전차를 지키던 사병이 직업소개소 방향으로 가까이 갑니다.

관리인 귀도:거, 높으신 분들께서 이곳 변두리까지 직접 방문해주시고. 무슨 일이십니까.

“므네모시네 님께 내려진 특령이다. 황제 폐하의 명으로 인재들을 찾고 있다.”
관리인 귀도:...인재? 저희들은 정해진 인력을 배분할 뿐, 인력을 찾아 나서는 곳은 아닙니다만...
“하지만 그대만큼 남아도는 인력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도 드물지.”

“정신이 뚜렷하고 육신에 하자가 없을 것, 그리고 오지에서의 생존력이 뛰어난 자들로 선발하라.”

관리인에게 썩 달가운 명령은 아닙니다.

그가 이곳 노역자들에게 하도급을 줘 어느 정도의 상생을 꾀하고 있다고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권한을 받아들 때면 그들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내는 역할이 되기 때문이죠.

관리인 귀도:(그들은 모르겠지만, 우스운 말이다. 이곳 4구의 거주민들이야말로 하루하루 오지에서 생을 연명하는 자들인 것을.)

“이곳에 자리잡은 이방인들이 많다고 들었다.”

“특히… 그놈들이 필요해.”
관리인 귀도:...코어 야적장에 일손이 부족해지기라도 한 겁니까?

“오늘따라 질문이 많군.”

“이것은 황야의 소산을 필요로 하는, 아주 오래된 의식의 일환이다. 황제 폐하께서 황무지로 안식년을 떠나실 때마다 치르게 되어 있지.”
관리인 귀도:......! 폐하께서, ...?
“이만하면 알아듣겠나, 귀도?”
관리인 귀도:하지만… 그건… 선발대를 사지로 보내겠다는 말이 아닙니까…

“므네모시네 님께서 그들에게 특별한 생존 수단을 내어줄 것이다.”

"임무를 성공시킨다면, 황금 수레보다도 더한 명예를 얻을 거라고 전해라.”
사병은 엄중한 목소리로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귀도, 우리가 왜 그대의 아들을 징발해가지 않는지, 숙고해 줬으면 하는군.”
관리인 귀도:...
...잘 압니다,
(고개를 숙인다.)

[ 제국 서부, 무투장 건설 현장 ]

감독관 1:(눈앞을 가로막는 얄미운 노예를 흘겨본다.) 하? 노예 되시겠다?
이거 어이가 없군. 용기가 넘치는 건지, 아니면 대가리에 무식함이 가득한 건지.
그러는 나는 상민이다. 저리 꺼지지 못해, 노예!
짝!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자신을 ‘지나가던 노예’라고 밝힌 여성의 고개가 돌아갑니다.
“큰, 큰일이다… 못 본 척 하자고.”
“...... 쳇…”
감독관 1:그렇다면 네가 이 녀석 대신 끌려가볼 테냐? 아앙?!!
감독관 2:그만, 그만. 앙리! 이 녀석… 대귀족의 소유물이라고!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간다.) 그것도 제일로 아끼는 노예지.
그가 피 섞인 침을 탁 뱉고는 자신만만하게 웃어보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우… 이를 어쩌나? 귀중품에 흠집이 났으니 우리 주인님께서 화가 많~이 나시겠는데. (팔짱을 낀다.)
너희들 같은 상민 분들은 그분께서 당연하다는 듯이 한손으로 으깨버리겠지?
아니면, 똑같이 노예가 되어서 내 후임이 되든가.
안 그래? 이 상놈 새끼야!
“저 신경과민 돌아이 감독관에게… 욕을 박았어!”
“사, 상, 쌍놈이래!”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녀석이야?”
감독관 1:체, 쳇...!........!!!
감독관 2:이 노예 말대로야. 어서 서둘러서 자리를 뜨자고!
감독관 1:두고 보자, 너.

놀랍게도 그의 말이 효과가 있었던 듯이, 감독관들이 현장 너머로 사라져버립니다.

???:... ...
... 어휴.
노역자 3:… (그를 곁눈질하다가 공사장 바깥으로 도망친다.)
계시록의 일부가 적힌 부적은,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쳐 있습니다.
끼리릭, 끼리릭, 쿵!
휘황찬란하게 장식된 비단 가마가 들이닥치는 건 다음 순간이었습니다.
가마는 그 노예 앞으로 곧장 멈춰 서더니, 뒷편의 탑승구를 열어놓습니다.
“여기 있었군. 아키바르.”
???:… 예. (부적을 집어들더니, 그사이 어두워진 낯빛으로 올라탄다.)
이어서 가마 안쪽에서 기괴하게 변조된 음성이 사병들에게 속삭입니다.
“인재들을 뽑아서 해안 감시대로 데려와라. ‘향로’가 그분의 진정한 수행자를 알아볼 것이다.”
간밤에 막사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 그 소식은 들었나? 대귀족 므네모시네 님께서 귀도 놈에게 급박한 전령을 보내셨다더군. '
' 어마어마한 건수야. 우리처럼 별 볼일 없는 인간들은 꿈도 못 꿔볼 일확천금의 기회라고! '
그 이야기가 별안간 당신과 관련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요.
이어서 사병들이 건축 현장에 보이는 일꾼들을 하나씩 차출하기 시작합니다.
...
이들은 비쩍 골은 인부들 중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사람을 데려가고 있습니다.
해안 감시대라...
최근에는 코어가 떠밀려올 철도 아닐뿐더러, 총감독관의 말대로 근래의 노역꾼들은 거진 무투장 쪽에 인력이 집중되는 분위기였지요.
그 중요도를 넘어서는 일감이라니. 대체 그게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런, 그들 중 하나가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투구를 쓰고 갑주를 둘러 표정이 보이지 않는 상대입니다.
"거기, 너. 묶은머리."
루토:... ...
그는 당신의 상태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까닥입니다.
"적합해 보이는군. 따라와."
어떻게 할까요, 루토?
물론 선택권이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요.
루토:(조용히 따라가면 될 일이건만 어쩐지 꺼림칙하다. 하지만 내게 질문도 발언도, 소통이 아닌 차별과 불합리로 다가올 걸 알기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고갤 끄덕이고 뒤를 따른다.)

지금까지의 당신은 자유민 희망자로서, 이 제국에서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긍정적으로 상황을 비춰보자면, 임무를 성공시켰을 때의 보상을 넉넉히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도는 분위기로 판단컨대, 어제와 다른 내일이란 결국...

당신은 병졸의 뒤를 따라가기로 합니다.
누군가 등 뒤에서 부리나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노역자 2:나… 나도 데려가줘! 제발! 뭐든지 할게. 제발 데려가 주기만 해줘!
나도 그 녀석이랑 똑같은 자유민 희망자야. 시키는 대로 전부 할 수 있다고!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군요?
"..."
루토:... (병졸 힐끔)
그러나 그의 대답은 칼처럼 단호합니다.
“허리가 많이 굽었군. 그쪽은 우리들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다음 기회를 노리도록."
그렇게 등을 돌려 떠나가네요.
노역자 2:하지만, 아…!!!
벌써 적지 않은 수의 노역자들이 선발되어 있습니다.
“이만하면 충분하겠지. 해안가로 간다!”
대장의 외침을 끝으로, 징발된 이들 모두가 해안을 향하기 시작합니다.
... 이 행렬에는 들지 않는 게 행운일 겁니다.
그 사실을 알 수 없더라도 말이에요.
장내는 강압적인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무리를 이끌고 가는 사병들이 곤봉을 든 채 제법 잘 들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나씩 들고 있는 작은 마기 장치로 작동하는 곤봉에서는 가끔씩 붉은 스파크가 튀어나옵니다.
루토, 듣기 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71vs.40
"인원이 많아서 꽤나 기대했는데 말이야, 쓸 만한 놈들은 거의 없군."
"아무렴 어때. 황제께서 할당한 만큼의 인원만 ‘검사’하면 되는 거지."
"...솔직히, 적임자가 나오기나 하겠어?"
“그 향로, 대체 무슨 물건이길래 드는 놈들마다 족족...”
중간에 이야기가 뚝 끊깁니다.
병정들이 어깨 너머로 타르처럼 검은 파도가 치는 널찍한 해안가가 보입니다.
낮고, 음침한 파도 소리가 연달아 납니다.
... 도착입니다.

[ 서부 해안가, 해안 감시대 ]

그리고 첫 번째로 맞닥뜨리는 건,
"으아아아악!!!"
... 누군가의 비명 소리입니다.
“별이…!!!”
“별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아아, 아…!!!”
“히, 히익… 이제 우리는 끝이야! 달아나야 돼! 으아악!!!”
감시탑 근방에 길게 늘어선 행렬의 맨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소란이 펼쳐집니다.
루토:(무슨 일이지? 주위를 확인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선발된 노역자들은 검은 해안가를 등지고 세워진 조회대 앞에 모여 있습니다.
돌연 군중 속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당신에게로 튀어 나옵니다.
잔뜩 겁을 먹어 긴 머리가 산발이 된 낯선 남성입니다.
그는 금방이라도 당신을 밀치고 해변으로 튀어나갈 듯 흥분한 모습입니다.
“도망쳐, 도망치라고! 너, 살고 싶으면…!”
루토:(몇 걸음 물러선다. 남성과 거리를 벌리고) 무슨 일입니까?
"그들... 그들이 우리에게로 온다! 어서! ! 히익!"
사람들은 제각기 정신이 나간 듯 보이는 남성을 흘겨보며 거리를 둡니다.
루토:(인상을 구긴다. 영문 모를 말을 하는 인간을 최대한 멀리 하고자 무의식적으로 고갤 돌린다.)
다음 순간, 무작정 검은 바다 쪽으로 달려나가던 그를 한 병졸의 창자루가 기절시킵니다.
"억!"
끌고 가, 그렇게 지령하는 말에 기절한 남성이 어거지로 부축되어 감시대 바깥으로 들려 나갑니다.
저마다 기대감과 불안을 안고 몰려 왔던 이들이, 다시 공포에 휩싸여 서로의 등을 떠밀고 떠밉니다.
혼란스러운 군중 속에서 당신까지도 이쪽, 저쪽으로 자꾸만 밀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감시대 바깥으로 빠져나가려는 이들의 몸부림 덕분에…
아예 대열의 맨앞까지 쭈욱 떠밀려오고 말았습니다.
이거 완전 총알받이잖아요!
“두 번째 선발대가 왔군.”
그리고.
조회대 중앙, 몇 발자국도 되지 않을 거리에 사슬로 감긴 어떤 물체가 보입니다.
루토:...... (하아)
(뭐길래 그러는거지. 눈으로 물체를 훑고자 한다.)
병정 여럿이 지키고 서 있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은 당신이 봐온 어떤 무구나 제기보다도 수상한 기운을 담고 있습니다.
꼭 목숨을 앗아갈 듯이 위협적이면서도, 악을 몰아낼 듯이 신이하고 영적인…
“모두 조용!”
이번 구인의 총책임자로 보이는 이가 가시가 달린 채찍을 매섭게 휘두르면서 모두의 이목을 끕니다.
어디 들어나 봅시다.
“보기와는 달리, 이번 임무는 몹시도 간단한 건이다.”

“너희들은 황야의 동쪽으로 가서 이 ‘성자의 향로’에 저 어둠사막의 흙을 채워 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황야, 그 무시무시한 단어가 책임자의 입에 올려지기가 무섭게 군중들이 술렁입니다.
루토:(...간단하다고? 간단히 죽으란 말을 쉽게도 하는군.)
"황...야...?"
"저 안개 장벽 바깥에 나가라고!?"
보기와는 다르다니, 아니… 아니죠! 그럴 리가요.
...이건 말도 안 되게 위험한 일감입니다. 이깟 공사장 따위에서 노동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건수죠.
루토:안개 밖은 괴물천지임을 모르는 바보가 없는데 어찌 나가라 하시는 겁니까? (책임자를 응시한다.)
당신의 물음에 책임자가 이쪽을 내려다봅니다.
"그래! 우리들이 바보냐, 이 양반들아!"
"아무리 사는 게 궁해도 그렇지 제 발로 죽으러 나갈까봐!?"
책임자가 입을 엽니다.
“이것은 몹시도 오래된 옛 의식의 일부, 여기 보이는 향로의 신성한 힘이 운반자를 지켜줄 것이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발치에 놓인 향로를 가리킵니다.
루토:(그렇게 쉬우면 당신들이 했겠지 위험하니 하층민을 시키는 속셈을 누가 모르나....)

불이 지펴지지도 않았고, 향을 풍기지도 않는 향로는 그저 사슬로 둘둘둘 감긴 고철덩어리처럼 보일 뿐입니다.

“필요한 물품은 이쪽에서 모두 준비해 두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자원하도록. 향로를 쥘 수 있는 자에게 이 일을 일임할 테니."
"만일, 임무를 제대로 성공시킨다면..."
"너희들을 자유민으로 격상시켜줌과 동시에 드높은 명예와 부를 안겨줄 것을 약속하지."

그가 보상을 입에 올리기 무섭게 수군대는 소리가 줄어들었으나, 섣불리 나서려 드는 이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자신이 없거나, 겁에 질려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는 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루토:(목숨을 걸고 임해야 한다는 건 무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데 누가 임한단 말인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기만 한다.)
툭.
루토:?
그때 누군가가 당신을 등 뒤에서 앞으로 떠밉니다.
"호오. 자원자인가?"
루토:...아뇨. 아닙니다.
(돌아감)
"아니, 아니지... 이렇게 좋은 기회를 물리면 쓰나."
"네 이름은 뭐지?"
루토:...아뇨, 필요 없습니다. (그냥 놔달라고)
뒤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납니다.
' 어서 가라고, 우리들까지 다 죽기 전에... '
루토:태생이 굽어 나서지 않고 저는 이 일에 맞지 않을 것을 아니 바라선 안 될 것은 바라지 않으려 합니다. 부디 다른 인물을 찾으십시오.
"겸손한 것까지 아주 마음에 드는군. 올라와라."
루토:(X바)
"우리를 기다리게 해서 좋을 게 없다는 건... ... 너도 알겠지."
이 새끼들! 거의 악의적으로 들리기까지 합니다.
동시에 병졸 하나가 나서서 당신을 잡고 강제로 조회대 위로 올려보냅니다.
루토:(아...... 어이털린 얼굴)
갈고리에 매단 향로의 사슬이 이끌려 들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몇백 년쯤 해묵은 골동품 냄새가 나는 것도 같습니다.

...
"들어라."
"들고, 버티면 자격을 입증할 수 있다."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 (따르지 않아봤자 좋지 않을 꼴을 볼 거 안다. 낮은 숨을 내리깔다가 향로를 집어든다.)
위압적으로 지켜보는 사병들과 총책임자의 눈빛, 그리고 초조하게 바라는 군중들의 눈길이 일제히 당신을 향합니다.
당신을 마지못해 향로를 집어듭니다.
...
... ...
... 어라? 딱히 아무 일도...
콱!
마치, 누군가가 당신의 머리를 송곳으로 꿰뚫는 듯이 극심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스스로의 연료를 불사지르며,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새하얀 별…
창백한 거성의 머리 위로 암해와도 같은 그림자가 드리우며, 이윽고 그것은 사악한 검은 손으로 변모하여 별을 손아귀 안에 거머쥡니다.
어느덧 그들 모두의 얼굴과 우울한 해안가의 풍경은 사라져 없어지고,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무無의 공간, 오로지 빛과 어둠만이 존재하는 광대한 우주의 환영입니다.
모든 빛을 꺼트리며 죽어가는 생명들의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제 이곳에는 오로지 혼돈이 자아낸 어둠뿐입니다.
천천히, 향로의 중심이 은은한 빛을 발하며 고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암흑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점이 나타납니다.
점은 십자의 광휘를 갖고, 눈부신 안개가 되어 천천히 세상을 뒤덮기 시작합니다.
그믐달을 겹으로 새겨둔 형상.
그 고동에 반응하듯이 당신의 오른팔에 새겨진 표식 역시도 빛을 냅니다.
마침내 빛무리 안에서 거대한 새가 나타나 날개를 펼쳐보입니다.
어떻게?
더없이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왜?
이윽고 검붉은 물결이 그것을 뒤덮기 직전, 당신은 환각으로부터 깨어납니다.
루토, 정신력 롤
루토:

Power

루토

보통

극단적성공
2vs.65
"영 정신을 못 차리는군... 데려..."
"!?"
그러나 그뿐입니다.
정신을 차려 보면, 당신은 꽤나 그럴듯하게 빛바랜 향로의 사슬을 쥐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멀쩡합니다!
“이…”
“이, 이 녀석인가…!?”
루토:...하, (날서린 고통이 물러나고 시야가 트인다.)
조회대의 병정들 역시 그 광경을 직접 보자 동요하는 분위기입니다.
“주인님이 말씀하신 대로야…!”

루토:(손에 들린 것은 향로와 주위를 둘러싼 이들의 시선. 보았던 환각으로 추측하건대 보통은 못 버텼겠지.) ...끝입니까?

순간 어질거리는 기분을 느낍니다. 방금의 환영은 대체 뭐였죠?
"... ..."
"... ..."
그들 모두가 시선을 교환하더니, 책임자가 다시금 지령합니다.
"그래, 내려놓아도 좋다."
당신은 완전히 미쳐버린 다른 자유민 희망자들과는 다르게, 순간의 통증을 제외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 꾸러미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루토:(자리에 돌려두고 목례한 뒤 내려가자.)
"보기보다 운이 좋은걸... 너."
"어디로 가는 거지? 이쪽이다. 너희들, 이 녀석을 막사로 데려가."
루토:...(아놔)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만, 이번에는 숙소로도 못 돌아가겠군요.

아니, 추측하건대 어쩌면 오늘 밤이 제국에서의 마지막 밤이 될 것도 같습니다.

"대단해, 꽤 하잖아..."
"야! 재수없는 이방인 자식, 잘 가라!"
"저 녀석도 드는데 나라고 못 들게 어디 있어! 이건 불공평해~~!!!"
"무슨 소리야. 우리 앞에 있었던 녀석들은 전멸이었대. 전멸..."
"죄다 미쳐버려서, 라힘 그 자식한테 헐값에 노예로 팔려나갔다고!"
뭐... 이 이상 광기에 빠지는 이방인들은 없을 테니 그건 다행입니다.
루토:(남들이 떠밀어 팔렸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만...)
그들 중 일부는 감시대 구석에 놓인 비단 가마 쪽으로 다가가 그들의 주인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합니다.
어디 들어볼까요?
루토:(한 번 들어나보지)
" 저 녀석이... 그렇습니다. "
루토, 듣기 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95vs.40
" 걱정 마십시오. "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잘 들리지 않네요.
알게 뭐람, 오늘의 숙소는 어떤가 살펴보러 가자구요!
"해가 뜨면 출발한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도록!"
병정들을 따라가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해안가 끝자락의 상당히 깨끗한 천막에서 대기하게 됩니다.
빳빳한 해먹과 마기 구동장치로 돌아가는 간이 목욕탕까지 딸려 있군요.
정말이지, 자유민 희망자 신분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호사입니다.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호사라고 생각하자니, 만감이 교차하기도 합니다.

이번 건을 의뢰한 대귀족의 자비로 이 캠프에서 쉴 수 있게 되었지만, 몇 시간 후엔 출발해야 할 거라는군요.

[ 서부 해안가, 감시대 숙소 ]

안팎으로 병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탈출은 감히 꿈도 꿀 수 없습니다.

... 뭐, 시도해볼 수는 있겠지만요?

루토:... ...
막사 안에서 피로한 몸을 쉬고 있다보면, 문득 바깥쪽에서 감시병의 강압적인 외침이 들려옵니다.
"얼른 들어가!"
펄럭
루토:(진짜 가기 싫다. 다른 인간의 일에 휘말려서 잔챙이짓은 죽어도 사양이라고)
꽈당!
???:(아픈 머리를 문지른다.) 우씨......
이 녀석은!?
갑작스럽게 막사 안으로 튀어 들어온 순무 머리가 몸을 일으킵니다.
루토:...(뭐야 이 자식은? 내려다봄)
당황스럽네요. 좀...
???:으윽... (눈을 깜박 뜬다.)
음... (여상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안녕?
(꼭 지 막사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두리번거리더니) 건강해 보이네. 다른 노역꾼 녀석들처럼 비실비실거리지도 않고, 불평도 없고.

낮에 그 못되처먹은 감독관들을 제대로 멕였던 그 노예입니다.

저번 밤에는 우연히 마주쳤었구요.
어떻게 할까요?

대귀족의 노예라고 했으니, 이번 임무에 대해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루토:(처지를 생각해보면 꽤 귀애받는 노예이긴 한 것 같으나 저와는 상관 없는 얘기다.) 설마 너도 이 방이냐?
???:아니? 난 특실이지. (씩 웃는다.)
(악수하자는 듯이 손을 내민다.) 나는 하이카! 네 임무에 동행하게 됐어.
루토:뭔데 그럼 (불편하단 기색을 숨기지 않고)
하이카:뭐긴 뭐야, 향로 든 녀석 얼굴 좀 보러 왔지.
루토:나가라. 쉬는 사람 방해하지 말고. (무시하고 등을 돌린다.)
...어차피 노예라면 자유민 희망자인 당신보다도 아래 계급입니다.
저 녀석이 누굴 어떻게 모시고 사랑을 받든, 꿇릴 게 뭐가 있겠어요.
하이카:......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집어넣는다.) 이름도 안 알려주고? 그게 사람 대 사람의 기본적인 예의 아닌가? (다시 기고만장하게 팔짱 낌)
루토:누가 들으면 멀쩡히 찾아와놓고선 박대 당한 줄 알겠군. 멋대로 와놓고선, 너무 자기중심적 아닌가?
제대로 예의 차리고 싶으면 내일 다시 찾아와. 그럼 다시 생각해보지.
하이카:어쭈, 이게......!! !!!?! (주먹을 쥐고 씩씩거린다.)
하이카는 손에 잡히는 침낭을 당신 쪽으로 홱! 내던집니다.
날... 아온다...!!!
그와는 등지고 앉아 있었던 당신의 뒷머리에 무거운 침낭이 직격으로 꽂힙니다.
퍽!
루토:...악!!
하이카:내 역할은 사지나 다름없는 황도 바깥의 땅을 네게 안내하고, 네가 죽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하는 거야!
뭐하던 녀석인지는 알아야 할 거 아냐!
너... 네가 내 상사일 거라고는 착각도 하지 마. (검지로 가리킨다.)
루토:하, 손버릇 나쁜 건 네 주인에게 배운거냐? (한껏 구겨진 미간에 비죽이 올라간 입꼬리가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상대방 앞으로 향하고 어깨를 툭 민다.) 나가. 초창부터 제멋대로에 예의를 강요하는 녀석하곤 한마디도 섞기 싫으니깐.
하이카:허......!!! (한 발짝 밀려났다가, 지지 않겠다는 듯 드세게 쏘아본다.)
(이를 빠득 갈았다가) 내 주인님은 이딴 식으로 안 굴어, 뭐!
루토:그렇다면 한 가지는 증명되었군.
기고만장한 네 행동을 봐줄 정도로 네 주인이 자애롭다는 거?
괜스레 열받은 하이카가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이 막사는 상당히 넓기 때문에 어디 부딪힐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상대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루토, 격투 롤
ㅇㅋ 민첩롤
루토:

Dexterity

루토

보통

실패
97vs.40
뭐, 뭣...?! (갑작스레 들이박는 상대의 행동에 두 눈이 커졌다. 피해야 된단 생각은 있었지만 거리는 가까웠고, 행동은 늦었다.)
하이카의 몸이 그대로 당신을 자빠트려 바닥에 넘어트립니다.
루토:미쳤나? 당장 안 나와?!
하이카:이걸로 하나 더 증명되겠어. (윗몸을 힘으로 꽉 누른다.) 넌 보기보다 굼뜨니까, 내가 잘 지켜줘야겠다는 거! 하!
루토:...허,
하이카:숨 막히기 싫으면 어서 이름부터 대시지! (승기를 확신하는 듯 목을 조르는 팔꿈치에 힘을 넣는다.)
깍쟁이 무쇠머리야......!
루토:컥... (숨통이 조이는 느낌이 들자 무릎으로 상대의 옆구리를 걷어찬다. 4구에서 자유민 희망자로, 이방인으로 살아온 순간부터 셀수도 없이 몸에 익은 생존을 위한 호신술이며 반격이다.)
(가격한 상대를 밀어내고 숨을 고른다. 타의에 의해 행동이 제한되고, 나의 생존을 위협받았단 강한 불쾌감. ...살벌한 기색으로 상대를 내리깔아보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노예라해도 사람이라 사람 취급을 해주었건만...
말로 해선 안 들어먹을 걸 알았으니 됐다. 직접 꺼지게 해주지. (상대의 멱살을 틀어쥐고는 밖으로 끌어낸다.)
하이카:윽?! (늑골을 치는 충격에 몸이 튕겨나간다. 그러는 이쪽이야말로 매 순간 마주치는 이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해왔던 세월이 몸에 쌓여, 제대로 된 만남이라면 손가락으로 꼽을 지경에 똑바로 대화하는 이들도 거진 없었으니. 습관의 폐해라면 폐해일 것이었다.)
잠깐! ... ... (맞은 부위가 아린 듯 얼굴을 찡그렸다가) 으윽......! 휴전! 휴전... 하자고! 야! (멱살을 잡는 손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억지를 부린다.)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실패
86vs.50
몸부림치는 하이카를 막사 바깥으로 내던지려던 그 순간, 그가 당신을 노려보면서 자신이 입은 옷의 앞섬을 벌립니다.
맨살 위로 새겨져 있는 건 그믐달을 두 개 겹쳐둔 형상, 즉...
당신과 같은 이방인의 표식입니다.
하이카:나도 너랑 같은, 녀석이라고......!! !
루토:(익숙한 표식에 손이 멈춘다. 메마른 시선으로 표식과 상대를 번갈아본 뒤에)
늦었어 새끼야. 꺼져. (그대로 던진다.)
내동댕이!
하이카:컥! (모래밭 위로 던져짐)
......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막사 문을 두들긴다.) 야! 안 열어?!! !
쿵쿵! 쿵!
이거 원... 부잡한 노크 소리로군요.
"...야!!!"
"... ... 젠, 젠장... 끙..."
루토:하! (손바닥을 털어낸다. 부산스러운 소리는 깔끔히 무시하고 자리로 돌아간다.)
...(탈출할까)
하이카:(막사 앞에서 머리 짚으며 안절부절 하는중) ...... 이 멍청아...
......
(지나가는 사병들 보고) 뭘 봐! 뭘 꼬라보는데!?!
바깥이 계속해서 시끄럽습니다.
탈출할까... 이딴 곳...
하이카:...... ...... (쭈그려 앉음)
... 야. 너 안 잘 거지. (또 말검)
녀석은 막사 문에 아예 등지고 앉은 모양입니다.
하이카:으... 아프게도 때렸네, 짜식이... (익숙하게 옆구리 문지르다가) ...
루토:(말소리에 문을 한 번 봤다가 고갤 돌린다. 여전한 침묵이다.)
하이카:...야. (침울한 목소리로 또 부름)
...... 알았어, 알았다. 내, ...내가 미안하다고! 어?! (사과를 화내는 것처럼 하는데 일가견이 있음)
루토:(마땅한 사과다. 그러나 여전히 거기에 대답해줄 의무는 없다 생각하는지 안쪽은 침묵이다.)
하이카:...... 안 자는 거 다 알아.
루토:(한숨 소리가 들린다. 고민하는듯 몇초간 조용하다가) 그래서 뭐.
문 너머에서 마찬가지로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이카:(이렇게 화부터 내고, 이런 성질머리를 타고난 내 탓이지, 그래...) 검은 좀 쓸 줄 알아?
루토:네 앞잡이가 될 생각 없으니 앞가림은 알아서 해.
하이카:............ (뿌득) (참을인)
... 황무지에 있는 괴물 자식들에게도 발차기나 날릴 건 아니잖아!
내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노예 사정도 좀 봐줄래?! 어?!
또 또
루토:안 잡아본 무기가 없다. 살라고 한다면 뭐든 할 수 있어.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몽둥이부터 녹이 시퍼런 창까지 쥘 수 있다면 뭐든 쥐어봤다.)
하이카:...... 어이구, 그러시겠지. (애꿎은 모래만 발로 퍽 찬다.) 알았어.
... 있잖아. 황무지에서 홀로는 결코 생존할 수 없어. 너나 나나 외따로 떨어지면 그걸로 끝장이야.
의문점은 하나가 아닙니다.

왜 대귀족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아끼는 노예를 당신의 경호로 붙여준 것인지, 왜 그는 황야에 대해 잘 안다는 듯이 이야기하는지.

남을 위해 죽음의 땅으로 향하는 것은 당신 혼자만이 아닙니다.
이 임무를 성공시킨다면 당신은 자유민 신분으로 격상되겠지만, 하이카라는 노예는요?
... 그야말로 폐기되는 가축에 가까운 존재 아닙니까?
루토:(어째서 둘인가. 단순한 차출이라기엔 구성부터 의아한 건 사실이다.) 너는 왜 황야로 가야하는거지? 주인의 총애를 받는단 말도 전부 헛소문일 뿐이었나.
하이카:......
막사 문이 빼꼼 열립니다.
루토:뭐냐고 진짜. (짜증스럽단듯이 쳐다봄)
하이카:명령이니까. (지금 처들어가면 다시 내쫓길까 아닐까를 각 재고 있다.)
루토:(내쫗길 것이다.) 네가 거기에 대해 뭘 안다고?
(내쫓길. 것이다.)
하이카:너보단 훠얼~씬 많이 알지. 가봤거든.
...!
루토:(곰곰...) 허언증이란 병은 귀족나리들한테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하이카:...... 진짜야! 내 노예증서 걸고 맹세해. (그런 거 걸어봤자...)
루토:그게 네 맘대로 걸 수 있긴 하냐?!
하이카:(유치하게 혀 쏙 내밈) 부러우면 너도 가지든가. (??)
루토:...
하이카:주인님은 능력 없는 녀석들까지 돌봐주지는 않아.
루토:(뭐지. 그냥 바본가...)
뭐지...
루토:그 말은 네가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총애 받았단 말처럼 들리는데.
하이카:궁금하지.
(떠보는 듯한 발언...)
하지만 제국 안에서는 주인님의 허락 없이 보여줄 수 없어.
루토:여기 그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안다고.
(심드렁한 반응이다. 궁금하지 않다는 것보단 그저 상대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기색) 뭐, 나가보면 알겠지.
하이카:야, 하늘이 보고 땅이 보는 거야. 다~~!!
......
루토:지X...
우오오! 불을 뿜는다!
루토:(등이 따뜻하군)
"어이! 순무 머리! 이제 네 막사로 돌아가. 이미 충분히 봐줬다고!"
하이카:예~ 예~ 그럽지요. (무릎 탁탁 털고 일어난다.)
그리고 누가 순무 머리야?! 아앙?!! (주먹을 대놓고 흔듬)
"저, 저게...!" "네가 참아..."
하이카:한숨 자. 잘 시간도 없어질 테니깐.
루토:안 그래도 그럴 참이다.
하이카:(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네 말대로 나가보면 알 거야. 다.
루토:하.... (추방형이나 마찬가지다. 이 땅에 미련이 없는 것과 별개로 죽음을 앞둔 밤이다.)
밤이 깊어갑니다.
어느덧 시끄러운 상대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믿음직한 녀석은... 솔직히 아닙니다만, 저쪽에서도 유감이 없을 수 없겠지요.
이렇게 되면 오지에서 믿을 수 있는 건 오로지 서로뿐입니다.
당신에게는 절대로 내키지 않는 일이라 해도요.
자존심 구겨서라도 살아남는 게, 끔찍하게 잡아먹혀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잖아요?
...... 아닌가?
루토:(생각해봐야)
(알 것 같은데...)
그런 걸 생각해봐야 알면 어떡합니까
루토:(곰곰...)
장내에는 풀벌레 울음소리도 없이, 그저 고요한 밤입니다.
운명에게 따지고 싶다면, 당신이 향로를 들 수 있었던 이유부터 고찰해야 할 거예요.
루토, 지능 롤
루토:

Intelligence

루토

보통

실패
73vs.55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더는 안되겠어요. 이럴 땐 숙면이 최고죠.
막사 안이 새벽의 빛으로 미미하게 밝아집니다.
새벽과 황혼을 구분짓는 건 우리의 하얀 여인, 차가운 태양에 낀 해무리들이죠.
서부 해안가에 푸르른 빛이 드리웁니다.
하지만 적막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막사 안으로 병졸들이 우르르 들이닥칩니다.
이제는 익숙하게 끌려 나오면, 이미 나와 있었던 하이카의 모습이 보입니다.
하이카:...
사병들이 두 사람의 눈에 검은 안대를 씌웁니다.
"거 참 아쉽군... 꽤 탐이 나는 인재인데 말이야."
"허황된 말이긴 하지만, 꼭 살아 돌아오게."
누군가 당신의 어깨 위로 손을 얹는 게 느껴집니다.
"내 눈은 틀리지 않거든."

이윽고 당신의 몸이 훅 떠오르고...

이어지는 감각은 위잉거리며 구식 마기 장치가 돌아가는 소리, 덜덜거리는 진동과 약간의 속도감입니다.

하이카:(상대와 나란히 수레에 앉아 있다.)
... ... 야, 야.
곧 도착해. 각오해 둬.
그가 조그맣게 속삭입니다.
루토:죽을 각오 말이냐? 아니면
정말로 살 수 있다 생각하는 거냐.
하이카:... (눈이 가려져 있음에도 확신 있게 웃는다.)
... 살 수 있어.
그러다 훅 몸이 앞으로 쏠리고, 보드라운 풀밭에 몸이 풀썩 엎어집니다!
코를 찌르는 아찔한 핌꽃 향내를 맡으며 눈을 떠 보면…

어느새 당신은 하이카와 함께 국경 지대에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안대가 스르륵 풀려나가고, 눈앞이 보입니다.

[ 제국 동부, 국경 지대 ]

하이카:(몸을 털고 일어난다.) 떠나기 전에 약속하는데, 나만큼은 믿어도 좋아.
뭐... 첫만남은 별로였지만, 난 나 같은 타입을 보면 쉽게 못 지나가는 타입이거든. (행장을 고쳐맨다.)
당신의 어깨에도 그가 맨 것과 같은 종류의 행장이 매어져 있습니다.
그 안에는 앞으로의 당신의 생존을 책임질 검 한 자루와 모포, 여분의 식량, 그리고 향로가 들어 있었습니다.
루토:정말... 말 그대로 뭘 믿고 하는 소린지. (암전된 시야가 한 번에 트이자 눈을 찌르는 것이 따가워 표정을 구겼다. 얼마 안 가 그 빛도 익숙해져 제대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하면 익숙한 것이라곤 반갑지 않은 얼굴 하나뿐이다.) ...어휴. (볼때마다 한숨이)
하이카는 어째서인지 우수에 찬 눈빛으로 안개 장벽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린 핌꽃들이 새벽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하이카:... 이 바깥으로 나가면, 난 자유야.
루토:은근슬쩍 같은 타입이라 하지 말아주지. 이쪽은 전혀 달갑지 않으니깐. (장벽 너머 뭐가 보이기라도 하는 건가. 따라 시선을 옮기지만 의뭉스럽기만하다.)
네 주인은 자유라도 약속해줬나?
하이카:하하하! 언제까지 그렇게 말할 수 있나 보자구? (망토에 붙은 잎사귀 탁탁 털어낸다. 모순적이게도, 제 안의 들뜨는 기분을 느낀다.)
바깥은 제국이 아니거든.
이 밖에 나가면 우리 힘으로는 다시 돌아올 수 없어.
루토:인간이 아닌 놈들의 나라지. (네가 바깥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몰라도 내게 저곳은 괴물들의 소굴이다.)
글쎄, 어떨까요.
두 사람은 장벽 바깥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둘 중에 하나의 의견에는 정답이 있겠죠.
우리는 예기치 못한 위협에 대비하고, 기어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믿어야만 합니다.
... ...
갑시다. 바깥으로.
이 원정은 죽음이 아닌 새 삶으로의 길이 될 거예요.
a
[ 제국 중부, 잿빛 숲 ]
사병 1:나 원... 승진이나 시켜주시지. 언제까지 이런 잡일거리나 맡고 있어야 하는 거야.
그 마차, 상태는 제대로 점검했겠지?
사병 2:당연하지. 국경에 도착할 즈음엔 연료가 완전히 닳아서 멈춰버릴걸.
편도 분량의 코어만 넣어뒀으니까.

사병 1:... 그 노예는 천하의 대귀족께서 각별히 아끼는 종이라더군.

비록 노예에 불과하지만, 황도의 웬만한 자유민들보다 훨씬 귀하게 대접받는다던데…
사병 2:녀석이 입은 옷을 봤나? 흰 무명옷이라고. 이제는 장사치들도 없어서 못 구한다던 귀한 옷감을… (쯧쯧, 혀를 찬다.)
또 어찌나 깨끗하던지. 흙 한 점, 먼지 한 톨 붙어 있지 않더군!
멀쩡한 방법으로는 그렇게 예쁨받을 수 없어. 그 녀석… 노예는 가축이야.
자네는 가축을 예뻐하는 주인을 본 적 있나? 아무도 모르게 수작을 부린 거지, 분명…
사병 1:...
그런 셈치고는 황무지로 딸려나갔잖나.
미움이라도 받은 것 아닌가?
사병 2:아~아. 그렇다면야 이쪽에게도 환영이지. 노예 녀석 하나 뒤치다꺼리 해주는 것도 끝이니.
사병 1:향로를 든 녀석은 어떻게 되려나. 자네는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사병 2:... ... 흥.
말발굽 소리가 바빌론의 들판을 가로지르며, 두 사병은 그렇게 사라집니다.

[ 다시 제국 동부, 국경 지대 ]

하이카:떠나기 전에 먼저, 가진 것부터 확인하자구.
루토:가진거야 뻔하지 않나. 저쪽에서 준 게 전부인데. (확인해보면 검 한 자루와 모포, 여분의 식량, 그리고 향로뿐이다. 다른 건 없다는듯 상대에게 확인시킨다.)
두 사람은 모르는 이야기일 테지만, 지금껏 눈이 가려진 상태로 타고 왔던 마기 수레는 자동식입니다.
쓸모를 다한 수레는 한 켠에 머리 부분을 박고 쓰러져 있어, 더는 움직이지 않을 듯 보입니다.
하이카의 가방도 비슷한 구성으로 채워진 것 같네요.
하이카:아껴 먹으면 일주일치는 되겠어. (식량 주머니 들여다보다가) ...
왜 모포는 너한테만 있는 건데? (흘긋)
루토:너는 없나? (상대의 것을 확인해보다가) 꼴에 노예라고 이런 걸 차별했나.
당신이 검은사막까지 운반해야 할 향로는 제법 고색창연한 외관의 금속덩어리로, 겉면에 뜻을 알 수 없는 문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하이카:(대수롭지 않게) 뭐어, 나눠서 쓰라는 거겠지.
향을 넣는 가운데 부분은 마치 등불처럼 불투명한 유리로 가려져 있군요.
루토:...애새끼냐. 차라리 알아서 구하라는 해석이 낫겠다.
그보다 너는 저기로 넘어가면 뭐든 될 거란듯이 말했잖아. 대체 뭘 알고 있는 거지?
쇳덩이인 건 사실이니 휘두르면 무기로도 쓸 수 있겠지만, 그랬다가는 곧 망가져버릴 테니까...
하이카:......흐음.
보통 사람들이라면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말라 죽거나, 잡아먹히겠지만... 내가 있으니 이야기가 달라지는 건 사실이지.
그 향로는 일종의 부적이야.
지금까지 누가 관리해 왔을 거라고 생각해?
루토:너였냐?
하지만 부적의 힘이니 네 기술은 아니란 말로 들리는데.
하이카:당근이지. 그런 걸 할 줄 아는 사람은 황도에 나뿐이걸랑! (밝은 미소)
루토:종합하자면 넌 이 부적을 이용해서 왕래해왔단 소리 아닌가? 몇가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은 갈래겠군.
하이카:바로 그 말씀.
향로를 쥐었을 때, 이상한 걸 보지 못했어?
루토:봤지. (그보다 강렬한 경험은 이제껏 듣지도 못 했는데.) 다른 놈들이 정신줄 놓을만 하더군.
하이카:... 왜 너는 미쳐버리지 않고 멀쩡했던 건지, 혹시 궁금하지는 않아?
루토:(그러자 시선을 돌려 상대를 응시했다. 너는 무언가 알고 있냐고 묻는듯)
루토, 지능 롤
루토:

Intelligence

루토

보통

어려움성공
27vs.55
당신의 말대로, 살면서 그렇게 강렬하고 위협적이었던 기억은 처음이었지요.
둘 없는 성령이자, 그 자체로 순수한 신성을 의미하는 그것의 이름은...
오래 전 죽어 없어진 신, ‘아스트라이아’입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오로지 본능적인 직감을 통해 알아냅니다.
...하지만, 어떻게?
당신이 자신의 기원에 대해 아는 것은, 그저 휩쓸려 왔다는 사실 정도가 전부일 텐데요.
어쩌면 이건… 당신의 출신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단서가 아닐까요?
하이카:오늘 밤을 무사히 보내면 이야기해줄게. 초장부터 다 알아버리면 재미없잖아. (씩 웃는다.)
언제 죽음을 맞게 될까, 그런 생각은 하지 마. 황야에서 허락되는 고민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그뿐이니까.

루토:... ...(구슬피 우는 고아한 새. 나는 그것에 대해 누구한테도 들은 적이 없지만 깨달음은 본능처럼 찾아왔다. 오래 전 죽었다 여겨지는 이 땅의 신은 어디에 있는지.) 참 할 말을 막아버리는군. (아마 먼저 선수치지 않았다면 또 죽는다는둥 이야기를 꺼낼 셈이 분명했다.)

그럼 출발하기나 해. 노닥거릴 시간은 불필요다.
믿기지 않지만... 하이카는 정말로 생환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믿음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지금의 당신으로서는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하이카:좋아. 황무지 가이드 시작이다! (안개 장벽 쪽으로 다가가 소개한다.)
이건 황제 폐하께서 친히 독안개를 길들여 만들어낸 장벽이야. 잘 알고 있겠지?
독안개?
루토:그것도 모를리가 있겠냐. 황제의 업적이라면서 다들 떠드는데.
하이카:오오, 그럼 자신있게 들어와 보시지? 조심하라구!
하이카는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선 채 안개 속으로 사라집니다.
루토:...독 속으로 들어간단 소리를 너무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 아니냐...?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으니 따라 들어가기로 함)
당신의 눈 앞에, 높이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하게 세워진 검은 안개의 장벽이 서 있습니다.
당신 역시도 그 안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
... ...
길들여진 독안개에 진입하자, 마치 온몸을 벌침이 쏘는 듯 따가운 아픔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마법을 걸어두었다 해도, 그 속은 가시덤불 안을 무리해서 헤쳐 지나가듯이 합니다.
루토, 정신력 롤
루토:

Power

루토

보통

성공
54vs.65
장벽의 두께는 약 10m입니다.
당신은 의지로 밀어붙이며 고초 끝에 안개 속을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하이카:(먼저 빠져나와 팔짱을 끼고 서 있다.)
너도 알겠지만 이건 시작이야.
이녀석... 경험자라고 아주 기세등등합니다.
루토:(분명 온몸이 따가웠는데 그건 착각인가? 몸을 확인한다.)
달리 몸에 남은 상흔 따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이하군요...
SAN C (0/1)
루토:

Sanity

루토

보통

실패
97vs.65
...하, 사람의 오감까지 착각하게 만든단 건가. (인간의 경지를 넘었다는 건 이런 걸 뜻하는 건가? 오싹하기만 하다.)
그렇게 난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메마른 황야의 풍경은, 어떤 생물의 자취도 찾아볼 수 없을 듯이 황량하기만 합니다.
이성 1 감소
쩍쩍 갈라진 채 검게 오염된 땅, 지평선 가까이에서 검게 소용돌이치는 정체불명의 모래폭풍.
말라 비틀어진 잿더미 같은 모래의 까슬거리는 감촉과, 이따금씩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울음소리...
…아, 착각인가요? 방금 분명, 저쪽의 선인장이 움직였던 것 같은데!
온몸이 오싹해지는 광경입니다.
루토:...? (시선으로 황급히 쫓는다.) 대체 이 땅은...
하늘은 여전히 먹먹한 회색빛으로, 시간대는 낮쯤 되겠군요.
루토:넌 미쳤나? 이런 곳을 들락날락거렸다고?
하이카:(헛기침)
황야의 생존 법칙 첫 번째. 보이는 걸 너무 맹신하지 말되, 의심하지도 말 것.
두 번째는...
말을 이어나가는 하이카의 뒤로, 길게 펼쳐지는 사구의 내리막길이 보입니다.
하이카:으하학. (장난스레 웃으며 등을 경사로 쪽으로 떠민다.)
!!!!!!
루토:?! (개험한말 튀어나옴)
안개 장벽은 사막이 시작되는 고지에 지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 경우 당신은 썰매를 타고 내려가듯이 쭈우욱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하이카:야~~~~호!!! !!! (가방 썰매 삼아서 내려감)
루토:이런 미 (입으로 흙들어옴) 으어ㅓ어얽
나들이왔냐?!!!
어우 이거 다시 올라오려면 시간 꽤나 걸리겠습니다.
모래언덕을 다 내려왔을 즈음에는...
이런, 루토는 모래투성이로군요.
하이카:이제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쭉 나아가면 돼! ...어, 어라? (루토 봄)
루토:...이, 이...... (흙을 털지도 못한채로 노려보다가)
천둥벌거숭이같은 순무머리가!!!!!!!!
하이카:... ... ,.., ,.아아악깜짝이야!!! !!
그, 그렇게 맨날 돌덩어리 같은 표정으로 있으니깐! 그러지! !
(제 딴에는 이걸 긴장 풀라는 의도였다는 듯이) 넌 너무...!...! 의욕이 없다구!
루토:너같이 미쳐 날뛰는 자식보단 나아!!!! (손가락으로 척! 가리키더니) 너, 반경 1m 안으론 들어오지도 마. 알았어?!
당연하지 무슨 소풍이냐??
하이카:(펄쩍 뜀) 야!! 우리는 한, 한 팀이야~~!!! 어!! ! (서둘러 따라감)
시작부터 뭔가... 흠... 팀워크가 엉성합니다만
어쨌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겠죠.
루토:조용히 해! 한팀은 무슨...!! (앞으로 척척 걸어감)
우선은 무작정 제국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향해야 하겠습니다.
자,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하이카:서쪽이 아니라 동쪽이었어. (ㅋㅋ)
루토:내가 뭐라 할 것 같냐?
하이카:... ... (시선 피함)
어엄, 주변에 뭐가 보이지는 않구? (말 돌림)
루토:...이 길안내도 못하는 멍청이 자식이!!!!!
하이카:끄악 ㅡ!!!!!!!!!
루토:하... (동쪽이라.... 눈에 보이는 광경 중 특이한 것이 있나?)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성공
33vs.50
당신이 주변을 휙 둘러보면, 한쪽 방향에 바람에 쓸려 다 닳아버린 뼛조각들이 보입니다.
루토:(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본다. 사람의 뼈인가?)
루토, 교육 롤
루토:

Education

루토

보통

성공
69vs.70
... ...
예상이 들어맞았군요.
이곳 제국에서 추방형은 사형이나 다름없습니다.
루토:쯧... 다들 얼마 못 버티고 죽었을게 뻔하군.

그저 몇 개의 법도를 어기는 것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성도에서 퇴출되어 왔죠.

루토:(그렇게 말하는 스스로조차 향로 없이는 이곳에서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었으나, 아무런 위화감없이 그들과 저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이미 죽은 이들과 자신을 비교해봤자 좋을게 무어냐)
얼마나 오래된 뼛조각이련지, 이렇게 새까만 대지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백골입니다.
하이카:...! (가느다란 눈으로 사방을 살펴보다가) 이 근처에는 숨을 만한 곳이 없어.
혹시라도 녀석들이 나타나면, 바로...
그때, 발바닥을 딛은 땅이 물컹, 하면서 태동합니다!
루토:뭐? 네가 여기 왔을 때 숨었던 곳이 있었을 거 아냐. 다 사라졌다는 건가?
잠시만... 이거 발바닥이 이상한... (아래를 살핀다..)
하이카:모래바람 때문에 제국 근처의 지형은 시시때때로 변한다고! 나도 올 때마다 적응하는 수밖ㅇ
루토:...혹시 이거냐?
(...물컹한 거 한 번 더 밟아봄)
동시에 대지의 갈라진 틈 사이로, 타르 덩어리처럼 새까만 점액질이 새어나오며 형체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으악, 느낌이 별로네요!
루토:...향로를 들고 있으면 안전하다며???
하이카:(눈이 대문짝만해짐) 나오고 있잖아! 물러서!
그것도 켜는 데에는 제약이 있어. 싸울 준비부터 해!
...이 슬라임 덩어리, 포모어로군요.
당신이 신호병을 지낼 때 장벽 근처에서 자주 마주치고는 했던 그 괴물들입니다.
루토:젠장... 초창부터 글렀군! (딛고 있는 땅에서 물러난다. 몸을 지킬 수 있는 건 칼 한 자루뿐. 바로이 쥐어 괴물을 마주한다.)
이윽고 완전히 빠져나온 그것이 물컹거리며, 두 사람의 몸을 튕겨냅니다!
[ 전투를 시작합니다. ]

적: 포모어 [[1d3]]체

1
하이카 - 루토 - 포모어 순입니다.
포모어는 황야로 스며드는 검은 바닷물에서 자연 발생하는 하등한 신화생물입니다.

엄청난 양의 썩은 고기를 먹어치우는 걸로 유명하며, 보통은 뼈 덩어리나 죽은 동물의 살점들로 유인해 사라지게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마땅한 수가 없으니, 직접 맞부딪히는 수밖에요.
하이카의 턴입니다.
하이카:...... (그것과 거리를 둔 채 찌를 타이밍을 노리기 시작한다. 경험으로 아는 사실은, 평범하게 베는 동작으로는 유효타를 넣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이카가 검을 빼어들어 포모어의 중심을 찌릅니다.
하이카:

도검

하이카

보통

성공
32vs.60
짧은 검
피해
1
포모어 체력 1 감소
썩 치명적인 공격은 못 되는군요. 포모어가 기분나쁜 괴성을 지릅니다.
루토의 턴입니다.
루토:(운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과거 제국 안에서도 몇 번 보았던 생물이다. 방금 전의 공격이 먹혔던 듯하니, 이제 저것 또한 반격을 준비할 터. 몸을 움직이기 전에 한발 빠르게 움직여 적의 중심을 가른다.)

도검

루토

보통

성공
35vs.60
쇠로 된 검
피해
7
포모어 체력 7 감소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을 허투루 날려버릴 수는 없죠!
강하게 들어간 맹공에 포모어의 덩어리가 둘로 갈라져 땅에 쏟아집니다. 역한 냄새가 나는군요.
아직 덜 소화된 고기 조각들이 비쳐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웩!
포모어의 턴입니다.
1
포모어가 몸을 뒤틀며 이윽고 하나로 합쳐지더니, 몸을 길쭉하게 늘리며 하이카에게 달려듭니다.
포모어:

Brawl

포모어

Brawl

포모어

보통

실패
93vs.45
몸통 박치기
피해
1
루토:정신을 못 차리는 모양인가. 서둘러라!!
하이카:(공격이 날아오자 서둘러 몸을 굴린다. 악취에 코를 막고는) 우, 우웩...
하이카의 턴입니다.
포모어는 마지막 발버둥을 치려는 듯이 부글거리며 머리 부분에서 지독한 냄새의 기포를 일으킵니다.
하이카:갈 길이 멀다고, 이 자식아! (피할 생각도 없는 듯 정면으로 뛰어든다.) 방해하지 마!

도검

하이카

보통

극단적성공
6vs.60
짧은 검
피해
2
치명타
8
콰직!
어두운 형체가 마침내 완전히 무너져내리며, 다시금 갈라진 땅의 틈새로 흘러들어갑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은 검을 깨끗이 털어놓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금도 구정물 같은 것이 잔뜩 흘러내리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한 마리를 성공적으로 쓰러트렸다지만...
황야의 수많은 괴수들에 비하면 포모어는 귀여운 편이라고나 할까...
루토:쯧... 이래선 아무리 좋은 검이라도 오래 가겠나. (아래로 털어내고선 칼날을 갈무리한다.) 설마 하나하나 다 상대해야 되는 건 아니겠지.
하이카:으으, 으. (질색하며 팔 터는 중)
보기보다 시력이 좋은 놈들은 아니니까, 운이 좋으면 피해갈 수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두 사람이니까, 두 사람 분으로 어그로가 끌리는 거랄까. (태평한 얼굴로 미소짓는다.)
어그로라고 했어...
하이카:향로는 멀쩡하지?
루토:(어그로라니... 몇백년전에 수호자란 존재가 있었다고 전설처럼 내려오는 때의 사멸된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는군.)
아주 오래된 사어라고 할 수 있겠죠.
루토:멀쩡해. 그놈이 뭔가 하기도 전에 처리해버렸잖아.
하이카:(고개를 끄덕인다.)
루토:그래서 이건 어떻게 작동 시키는 건데? (내밈)
저런 놈들한테 힘 뺄 거 없이 향로만 작동 시킬 수 있다면 끝 아닌가?
하이카:뭐야, 지금 써보겠다는 거? (한쪽 눈썹을 씰룩이다가) 그건 그렇지만... 이거 골동품이라 수명이 오락가락한단 말이야.
향로는 마지막 수단이야. 불확실성이 너무 커. (살짝 밀어낸다.)
루토:...이딴 걸 주고 밖에 다녀오라 한 거냐 정신 나간 귀족대가리는?!??
하이카:아하핫, ~~~ (딱콩)
그 자식들은 들지도 못한다니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음)
루토:이것들이 단체로 미쳤나... (주위에 경비병 없다고 아가리 털고 있음)
쌓인게많았나봄
하긴... 그럴 만도...
루토:결국 깡으로 살아야 된단 말이군. (당연하지 특권층들 죄다 죽어라.)
하이카:(다시금 정비하고 동쪽 방향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어. 좋게 가는 지름길도 없지.
... 오기 전에 본 노예상 봤어? 진~~짜 못생겼더라.
노예상? 그를 봤던가요?
루토:노예상? (본 기억이 있나...? 애초에 만날 일도 없는 자인데) 아니, 못 봤다만.
언제를 얘기하고 있는 거지?

' 거 참 아쉽군... 꽤 탐이 나는 인재인데 말이야. '

루토:...(그놈이였냐!)

' 허황된 말이긴 하지만, 꼭 살아 돌아오게. '

어떻게 생환을 기원하는 자식들이라고는 죄다 이 모양인지 모르겠네요.
루토:(아... 죄다 죽어버렸으면...)
하이카:그때 못 봤구나. 졸렬함이 낯짝에 훤하게 써 있더라.
크흠, 황무지도 꽤 편하지? 이런 말도 찔리지 않고 해도 되고!
루토:설마 여기로 오면 자유라고 했던 말은 고작 이런 말이나 자유롭게 할 수 있단 의미였냐?
먹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낸 낮의 태양이 머리 위로 떠 있습니다.
간간히 하늘을 올려다보면, 탁한 대기를 가르며 날아가는 기괴한 모습의 괴조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이카:아니, 아니. 설마!
...... (옆눈) 그것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아니, 그것보다도, 너......
하이카가 탐탁치 않은 기색으로 당신을 지긋이 쳐다봅니다.
루토:나 왜. 뭐.
하이카:진짜 이름 안 알려줄 거야? (째려본다.)
루토:(눈만 꿈벅거리고)
하이카:혹시 정말로 이름이 바보 무쇠머리야? 이름이 바보, 성씨가 무쇠...
루토:내가 아직도 말 안 했냐...?
(꿍 때림)
ㅋㅋㅋ
하이카:악!!
루토:(ㅋㅋㅋ)
하이카:그 정도는 기억해라 쪼옴!!! ! (빽)
이것 봐라, 진짠가보네. 바-보-무-쇠-머-리
루토:(하... 세살 먹은 으린애들마냥 자기소개를 해야한다니...) 루토다.
(주먹 듦)
하이카:(딴청 피우는 중) 그거나 저거나 바보 같은 이름이네.
성은?
루토:천둥벌거숭이한텐 매가 약인 거 모르나 이 순무머리자식
있을 리가.
하이카:(자기 팔꿈치 치면서 욕함) 남이사.
루토:나 정도면 양반이지. 성은 고사하고 이름이 생기기도 전에 죽은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이카:그런가... ......
난 있어. (꼭 뽐내는 모양새다.)
루토:그러냐. (안 물어볼거임)
하이카:안 궁금해하는 거냐~~~?!! ! (시크한 태도에 입 떡하니 벌어짐)
루토:내가 왜 알아야하는데?!??? (어이없을 무)
두 사람이 그렇게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며 사이좋게 담소를 나누고 있으면
또 다시, 저 멀리에 꿈틀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들이 나타납니다.
작은 덩어리로 된 포모어들입니다만, 숫자가 꽤 됩니다.
루토:이런... 몸을 숨길 곳을 찾아야 되겠는데. 더는 미룰 수 없겠어.
제국의 경계선으로부터는 상당히 이동해 왔기 때문에, 운이 따른다면 엄폐물을 찾아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그들을 완전히 물리치거나...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겠죠!
루토:(사람이 다니지 않는 세상이여도 바람이 가는 길이 있고 땅이 가른 길이 있기 마련이다. 항법을 이용해 길 또는 마땅한 엄폐물을 찾아볼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하이카의 경우처럼 누군가는 재빠르게 살 길을 찾아냈겠죠.
루토, 항법 롤
루토:

Navigate

루토

보통

실패
67vs.45
(염병)
하이카가 조그만 바위를 가리키고 있음...
하이카:(찾았어! 하는 눈)
어림도 없습니다

루토:그게 조약돌이냐 -검열삭제된 오타-냐?

.
바위냐????
ㅋㅋㅋ
하이카:무, 뭐?! 귀에 모래바람이...... 에취!!!
하이카의 우렁찬 재채기 소리 덕분에, 3마리의 포모어가 이곳을 돌아봅니다.
루토:... ...
아까보다는 덩치가 작은 녀석들이지만, 상대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루토:(버릴까 3초 정도 생각했다가 말았음) 이런... 바보 멍청이 자식...!!!
발치로 마른 나뭇가지가 밟히는 느낌입니다.
하이카:(얼굴 빨개짐) 야!!! 너는 그러면 재채기 참을 수 있어!? 어!?!
포모어들이 다가옵니다.
[ 전투가 시작됩니다. ]
적: 포모어 3체
포모어 - 하이카 - 포모어 - 루토 - 포모어 순으로 진행합니다.
루토:설마 싸울 생각은 아니겠지???
하이카:... ... 다 방법이 있어. (어울리지 않게 여유로운 웃음이다. 늘상 그래왔지만!)
포모어의 턴입니다.
1
저 포모어는 재채기 소리에 반응하여, 불행 중 다행으로 루토에게는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무릎 정도 높이까지 오는 덩치의 포모어가 하이카의 다리를 붙잡으려 듭니다.
포모어:

Brawl

포모어

보통

실패
80vs.45
몸통 박치기
피해
1
하이카:(다리를 빼면서 포모어들이 다가오는 대형을 눈으로 훑더니, 검을 집어넣는다.)
그는 반대로 검을 집어넣고는, 자신의 팔목에 두른 붕대를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싸워야 해요, 하이카!
하이카: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비결을 보여주겠어! (짧은 주문을 외우자, 공중에서 검붉은 핏줄기가 튀어나와 손바닥을 감기 시작한다.)

주문

하이카

보통

실패
72vs.70
검은 자비
피해
15
그 모습을 바라본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시원치는 않아 보여도, 저건 마법입니다.
루토:...너 대체... (눈이 가늘어진다. 분명 불발로 끝났지만 아까 그건 분명...)
헛방망이 할래?!?? (일단 혼냄)
하이카의 손을 시점으로 땅 위를 훑던 핏줄기가 몇 번 맴돌다가 사라집니다.
하이카:이... 이게 아닌데... ...! (간지 챙기려 했다가 얼굴 또 빨개짐)
하이카의 턴입니다.
하이카:잘 봐! 방금 건... 몸풀기였으니까! 크흠,

주문

하이카

보통

실패
95vs.70
검은 자비
피해
15
포모어가 발목을 걸어 넘어졌습니다!
루토:..
..
.....
쿵, 거나하게 쓰러지는 하이카
루토:....................
하이카:아... 아야...
루토:이런... 무쓸모한 자식!!!!!!
하이카:.... ... .. ..네가 쳐다보고 있으니까 집중이 안되잖아 !!!!
딴... 딴 데 보고 있어! 알았어!?!

Brawl

포모어

보통

실패
85vs.45
몸통 박치기
피해
2
루토:변명이 길다!!!!!
포모어들이 두 사람이 싸우는 걸 보고는 멈칫하는 모양새입니다.
다시, 포모어의 턴입니다
2
이번에는 한 마리가 루토를 향해 돌진하는군요. 비슷한 시취가 납니다.
포모어:

Brawl

포모어

보통

실패
56vs.45
몸통 박치기
피해
1
어떻게 할까요, 루토?
포모어:그, 그어어어... ...
(방어적으로 몸을 둥글게 말아 구르기 시작한다.)
루토:(제 몸을 가누지 못하며 구르는 포모어를 횡으로 베어낸다. 눈도 없이 청각에만 의지하며 달려오는 것들은 소리를 죽이면 그 감각을 잃는다.)

도검

루토

보통

실패
75vs.60
쇠로 된 검
피해
2
하이카:이상하다. 이게 왜 갑자기 안 되지, 젠장... ... (손을 쥐었다 폈다가 하면서) ...... 너무 일렀나...
루토:...이상하다. 왜 안 베어지지. (같은 말 함)
포모어:(이상하다. 왜 안 쳐지지그어어어어)
루토의 턴입니다.
하이카:그러는 자기도 실력은 나랑 다를 거 없구만! 어!
이야~~ 검도 들었으면서! 베지도 못 하냐!? 바보 !! ! (약올리는 중)
루토:(단단하지 못한 무른 모래 탓이다. 처음 나오는 지형에 자세가 잘 잡혀질리 없을터) ...닥쳐! 가오 잡고도 실패한 놈이!!!

도검

루토

보통

실패
95vs.60
쇠로 된 검
피해
1
포모어:가...오...
그어어어어...
당신이 그를 향해 항변하는 순간 다시금 포모어가 공격해옵니다.
포모어:

Brawl

포모어

보통

실패
84vs.45
몸통 박치기
피해
1
뭐하냐?
하이카:이상해... ... 저 녀석들도, 상태가 왜 저러지?
꼭... 무언가를 경계하는 것처럼... (코X 자세로 턱 문지르며 태평하게 서 있음)
루토:상태는 쟤네들이 아니라 너랑 나도 이상하다만....
하이카:조... 조용히 해!!
포모어의 턴입니다.
그것들을 이루는 점액의 색이 붉은 빛으로 변화하더니, 이번에는 가스를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포모어들은 먹이를 소화한 후 독안개를 뱉어내기도 하죠. 실제 황야의 독안개에는 못 미치는 독성이지만, 닿으면 위험합니다.
루토:망할.... 튀어야 된다고 말했지! (가스를 경계하며 뒤어발 물러난다.)
포모어:

Brawl

포모어

보통

어려움성공
11vs.45
독안개 생성
피해
2
속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강력한 독가스가 두 사람이 있는 곳까지 퍼져나옵니다.
루토, 하이카, 체력 2 감소
하이카:켁, 콜록. (눈이 따갑다.) 상처 있으면 당장 가려! (루토 쪽을 향해 소리친다.)
루토:...... (금방이라도 역류할 것 같은 토기에 입을 막는다.) 망할.......
젠장, 이제껏 한 마리도 처리 못 했다는게 말이 돼?!
하이카:들이마시면 바로 죽어, 이거......! (코와 입을 막고서 주변을 확인한다.)
루토:싸워봤자 우리한테 무슨 이득이 있는데. 당장 후퇴할 생각부터 해라!
하이카: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그래! 화내면 뭐가 달라져!? ! (그러는 자기도 소리치고 있다.)
방법이 있을 거야, 분명......!
그 순간, 하늘에서 쉭쉭거리는 소리와 함께 높은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이카:...! (눈을 커다랗게 뜬다.)
루토:(설마 또 다른 적인가? 젠장...! 지금도 충분히 벅차다고!)
루토와 하이카의 주변을 빙빙 맴돌며 포위망을 좁혀오던 포모어들이 갑작스럽게 행동을 멈춥니다.
그것은 마치...
맹수를 맞이한 짐승과도 비슷한 자세였습니다.
루토, 듣기 롤
두 사람의 머리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지기 시작합니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68vs.40
이상하군요. 해가 지려면 아직 한참...
무엇인가 날카로운 게 휘둘러지며, 포모어가 있던 땅을 완전히 으깨버립니다.
하이카:피해!
루토:(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파악보단 생존이 먼저다.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몸을 낮추고 옆으로 구른다.)
이어서 흩어지던 포모어들의 몸을 보이지 않는 촉수가 관통하고, 그것들로부터 양기를 빨아먹기 시작합니다.
먼지가 날려 주변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기회일지도 몰라요!
하이카:(팔을 잡아서 모래 바람 안으로 끌어당긴다.)
한 차례, 포식자의 만찬 소리와 잡아먹히는 포모어들의 단말마가 자리를 지나가고 나면

바람이 걷히며 그것들의 형태가 드러납니다.

줄곧 투명한 겉껍질로 싸여 눈에 보이지 않던 윤곽이 죽은 것들의 혈액으로 선명해지자
하늘을 부유하는 별의 흡혈귀 2 마리가 새로이 나타납니다.
적 갱신 : 별의 흡혈귀 2체
한 놈이 두 사람의 키를 합쳐둔 것보다도 거대하군요!

하이카:...!!! 루토, 향로를 들어!

루토:망할... 이해하려는 노력 따위 다 헛물이군. (향로를 꺼낸다. 대체 어떻게 작동 시키는 거지?)
말라비틀어진 땅 위로 붉은 액체가 뚝뚝 떨어집니다.
하이카:(서둘러 향로 위에 손을 올리고, 정신을 집중한다.)

놀랍게도, 그가 손을 대자 향로 안에 저절로 파리한 불꽃이 피워집니다.

향로 바깥으로 은은한 향이 새어나오며, 정신이 환기되는 기분이 듭니다.
... 이 상황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쾌청함이지만요.
하이카 - 별의 흡혈귀 - 루토 - 별의 흡혈귀 순으로 진행합니다.
하이카의 턴입니다.
별의 흡혈귀들은 금방이라도 두 사람을 과실처럼 잡아채 으깨버릴 듯 무시무시한 촉수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이거 참으로 흉물이로군요.
하이카:... .......
(한 발자국씩 나아간다.)
그저 인간 둘의 힘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존재들일까요?
당신의 눈에는 의심스럽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는 오히려 마음을 더더욱 단단하게 먹은 듯 하군요.
다음 순간 펼쳐질 광경은 믿기 어려울지도요.
하이카:

주문

하이카

보통

성공
58vs.99
배교자
피해
0
마력 2 지불
그가 주문을 사용하자, 이번에는 검붉은 물결이 아닌 밝은 섬광이 터져나갑니다.

섬광이 닿은 별의 흡혈귀들은 마치 전기에 감전되듯이 한순간에 색이 바래버리더니, 부유감을 잃고 지면으로 추락합니다.

꼭 물 바깥으로 나온 해파리 같군요.
별의 흡혈귀 2마리가 기절합니다.
전투를 종료합니다.
하이카:(머리가 아픈 듯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쿵! 쿵! 지렁이처럼 생긴 육중한 다리들과 흡반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
이런 힘을 숨기고 있었던 거군요.
기절한 괴수들은 잠시 동안은 깨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향로의 불이 사그라듭니다.
루토:(한순간 하늘마저 압도한 신화였건만 거짓말처럼 땅으로 추락한다. 지금 무엇을 본 거지? 만물이치를 모두 알지 못한다한들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란 본디 정해진 것이 아니었는가? 애초에 사람이란 보장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길어질수록 감정은 불쾌해지기만 한다. 나는 무엇과 함께 있는가.) ... ...
너 뭐냐?
하이카:... ... 씁. (부르는 소리에 오만상으로 찌푸리고 있었던 얼굴이 펴진다.)
... 지금껏 여기까지 온 제국민들 중에 살아남은 사람은 없었어. 나를 빼고는.
루토:사람이 맞긴 하냐? 너는 너 자신에 대해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거냐?
하이카:(코피가 뚝뚝 떨어진다.) 뭐야, 이상해 보여?
아니라고 하기엔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죠.
하이카:(바닥에 축 늘어진 흡혈귀들의 촉수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일어난다.) 이 자식들... 조금 있으면 깨어날 거야.
맹세컨대 난 너랑 같은 사람이야! 좀 이상한 능력을 갖고 있을 뿐이지...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덩달아 초조해진다.) ...... 믿어줘.
그가 사용한 마법은 인간의 사고로는 발명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경계에 걸쳐 있었습니다.
루토:...모르겠다. 너는 그런 걸 하면서 잘도 사람이라고 숨기고 다녔군.
적어도 너란 인간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을만큼 내가 널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대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버려라.
당신이 아무리 그에 대해 무지한 인간이라고 한들, 그리고 그가 당신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에 있는 걸 안다고 한들...
하이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건 인정해. 누구나 그러니까. (피를 문질러 닦아낸다. 저 역시 해명을 시도해온 세월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만둔 지 오래다.)
난 널 지키기 위해 여기 보내진 거야. 절대로 해치지 않아!
루토:그런 명령으로 한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모조리 지배할 수 있다 생각하진 않는다. 설령 네 의지라해도... 잘 모르겠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이카:(핏자국이 남은 손으로 어깨를 잡는다.) 진지하게 말하는데...

가치는 있어. 너는 살아 있는 사람이니까.
그가 당신을 정면에서 마주봅니다.
하이카:(옅게 웃는다.) 내가 잘 지켜줄게.
루토:네 보호 없으면 바로 죽어버릴 애새끼처럼 보는 건 그만 둘 수 없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한 번도 바란 적 없어. 너를 달가워 할 일은 없을 거다.
하이카:......
...
어둠사막까지는 아직도 한참 남았습니다.
사흘은 꼬박 걸어가야 할 거리예요.
출발할까요, 루토?
루토:(가지. 더 늦춰봤자 괴물만 좋은 일이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습니다.
하이카는 다른 말 없이 뒤를 따라옵니다.
하이카:밤이 되기 전까지는 잠잘 곳을 찾아야 돼.
(더 신경 건드리지 않겠다는 듯이 진정된 어투로 말을 꺼낸다.)
아까 그놈들은 평소엔 몸이 보이지 않으니까...
독안개도 조심해야 하고, 상처가 있으면 절대 드러내서는 안돼. (힐끔)
아하하, 원래 망자들은 오래될 수록 살아 있는 걸 찾게 된다나! 뭐라나... ...
루토:있어봤자다. 다친 곳도 없을 뿐더러 그런 건 문제가 안 돼. (어차피 금방 사라져버리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굳이 첨언하진 않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이 하늘이 어둡습니다.
루토:그런 걸 망자라 부르나? 인간이었다고 봐주기엔 너무 괴기한 것들이라 생각하는데...
'붉은 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낭패일 텐데요.
루토:(날이 어두워진다. 곧 쏟아질듯하다.) ...서둘러야겠군. 비가 오기 전까지 말이다.
하이카:......어.
루토, 하이카, 행운 롤
하이카:

Luck

하이카

보통

성공
54vs.80
루토:

Luck

루토

보통

실패
67vs.65
하이카:... ...
...... 윽, 냄새. (고개를 좌우로 털었다가)
............ (너냐? 고 묻지는 못하고 곁눈질만 또 한다.)
어디서 나는 거야, 이거? 집게로 코를 집고 다니는 게 낫겠어!
이미 코가 익숙해진 탓인지, 루토에게는 달리 아무런 감상이 들지 않습니다.
하이카:...!
루토:뭔 소릴 하는 거냐? 대체 무슨 냄새가 난다고...
차가운 바람이 대지를 쓸며 기이한 소리를 냅니다.
아니지, 이 소리는 꼭 누군가 이쪽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오는 느낌이에요.
쿵쿵쿵
쿵쿵쿵, 쿵쿵쿵 ...
하이카:(더듬이가 쭉 선다.)
(왠지 이럴 땐 뒤돌아보기 싫은 연출을 해줘야 할 것 같다.)
... ..... ..루토.
루토:(...) 지금 상당히
하이카:... ...........
루토:망한 기분이.
하이카:어, 어엉.
루토:여긴 원래 이러냐?
나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죠.
하이카:아, 아하하학... 하하... (머리만 긁적인다.)
루토:쓰... 그럼 당장 뛰어! (상대의 뒷목을 챈 상태로 전력질주한다. 확인은 그 다음이다.)
발을 구르는 소리가 가까워지며 우레 소리처럼 커집니다!
당신은 하이카의 뒷목을 챈 채로, 온 힘을 다해 내달립니다!
뒤는 돌아보지 말아요. 그도 그럴 것이...

더러운 박쥐 날개 같은 것을 단 해골이며, 바싹 마른 신화생물들의 미라 따위가 이쪽을 향해 밀려오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독안개를 몰고, 어마어마한 속도로요!
하이카:아아아아아아악!!!!! (정작 소리지르는 건 지임)
저기! 저기! 건물!!
하이카가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루토:미친.... (일단 안 본다. 하지만 옆에 있는 상대가 대신 반응을 해주니.... 좋은 꼴 못 본 건 알겠다.) 들어가! 빨리 들어가!!!
다 무너져가는 허름한 건물 지붕이 보이는 듯 합니다.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실패
100vs.50
그딴거 눈에 안들어옵니다
뛰어요!!!!!!!!!!!!!!!!!!
하이카, 민첩 롤
하이카:(땅 아래를 보고는 눈이 커다랗게 된다.) 여기는......!
루토:

Dexterity

루토

보통

극단적성공
3vs.40
하이카:

Dexterity

하이카

보통

성공
67vs.70
두 사람이 몸을 날리면, 지금까지의 새카만 땅과는 다른 빛깔의 벌판이 나타납니다.

멀쩡하고 촉촉한, 식물을 기르는 데 쓰이는 적갈색의 토양입니다.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면, 망자들은 오염되지 않은 땅 앞에서 접근을 멈춥니다.
눈앞에 서 있는 건, 허물어진 옛 예배당입니다.
루토:헉.. ...헉. (넘어오지 못한 경계선과 오염된 땅을 번갈아 본다.) 물고기도 아니고... 수질 가리긴 새끼들이...... (하여 산 건 생각도 안 하고 적의 한계를 비웃어준채 예배당에 등을 기댔다.)
하이카:헥, ... 아이고, 헥... 헥... (뛰지도 않았는데 뭘 헉헉거리는 거야?!)
아직도 오염되지 않은 땅이 있었다니, ...왜 몰랐지? (아예 사지를 벌리고 드러누워 있다.)
루토:기적이나 가까운 것 같은데... (또 장소는 예배당이다. 뭔가 묘하다.) 신이 보호했나보지.

하지만 이곳이 마냥 당신들을 환영해주는 건 아닙니다.

오랫동안 무덤으로 쓰였던 것처럼, 수도 없이 많은 나무 십자가들이 주변의 공터에 꽂혀 있습니다.
꼭 유령이라도 나올 듯이 스산하고 우울한 분위기로군요.
하이카:우와, 보기보다 하느님은 믿는 타입?

버려진 지 족히 백 년은 더 된 건물처럼 보입니다만, 하룻밤을 나기에는 딱이겠습니다.

루토:지X.... 진짜 신이 있다면 죽음으로 인도하사 인간들은 다 뒤지게 해줬겠지. (허리를 일으키고 제대로 주변을 둘러본다.)
...뭐, 하루 머물긴 적당하겠군.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실패
55vs.50
모래가 가득 쌓인 석판의 표면을 하이카가 툭툭 털어냅니다.
보아하니 이곳에 대한 표지 같군요.
하이카:구원자시여, 널리 충만하게 하시며, 널리 자유롭게 하소서.
......여긴 옛 구원자의 신당이야. 다 없어져버린 줄 알았는데 이런 곳에도 남아 있었어.
신당이라... 그럼 저 볼품없는 지붕 위로 꽂힌 십자 장식에 대한 것도 이해가 가는군요.
루토:(구원자라...) 신학에 대해 좀 아나?
하이카:(어깨만 으쓱인다.) 주인님이 이곳저곳 데려가줬거든.
너만 해도 구원자에 대한 걸 모르진 않을 것 같은데? (짚이는 바가 있지 않냐는 듯이 묻는다.)
어디 보자, 그동안 '구원자'의 흔적과 마주친 적이 있었던가요?
루토:(있었나.... 중요치 않은 것들을 오래 기억하지 않는 성미라 생각이 좀 걸릴듯 하다.)
아, 한 번 있었군.
똑똑해
루토:그자들이 말하던 구원자가 실제로 있던 종교였단 점이 더 신기한걸. 그저 현 황제에 대한 불만세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하이카:보기보다 아주 오래된 종교걸랑. (이제는 거의 다 지워져 없어진, 건물 외벽에 새겨진 기도문들을 살펴본다.)
... 네가 같이 있었던 그 애도 진심으로 믿고 있었을 거야. (품 안에서 나무도막으로 만든 부적을 꺼내보인다.)
그 아이가 갖고 있었던 부적이로군요.
루토:그것과 같은 것을 본 적 있다.
종교의 상징이었던 모양이군... 그래서 그 구원자가 뭘 하는 놈인데?
하이카:흐음...
설... (문을 밀어서 연다.) 명해 줄까나, 끙, 들어와!
황야 전문 가이드 하이카가 함께합니다. (이상한 곳 보면서 따봉)
어딜 보는 거야?
루토:...... (떨떠름한 표정으로 따라감)
망자들을 따돌린 데다가, 하루 지낼 곳까지 얻다니!
행운이 아니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 내부 구경이라도 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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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생물의 백골이 난잡스레 흩어진 마당을 지나가오면, 그 안으로 소담스러운 규모의 작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제국민은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잡아먹혀 죽는다는 최악의 불모지, 황야...
이 예배당은 그곳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믿음을 전파하던 이들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설령,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간직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구원자의 재림에 대해 강하게 믿었습니다.

신의 대자代子, 구원자의 삶은 곧 그들의 뿌리였죠.
다 썩어가는 듯한 외양과는 달리 안은 제법 멀쩡하고, 안에서는 은은한 나무 향내까지 납니다.
벽면에는 프레스코화가 있었던 듯 보이나 빛이 바래 더 이상 보이지 않는군요.
하이카:... ...
(복잡해진 얼굴로 구석구석 구멍이 뚫린 천장을 바라본다.)
얼마 전까지도 사람이 있었어.
루토:그는 자신이 가진 희망을 절망하며 죽었을까, 아니면 미련한 희망을 놓지 못하고 죽었을까.
그들이 가진 희망은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한채로 사라져갔어. 미련한 믿음이었어.
하이카:... 죽으면 새로운 세계에 간다고 믿었겠지. (발치를 내려다보다가) 죽는다는 건... 사는 일의 끝이 아니니까.
살아온 시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에 보답받은 거야. 어쩌면.
루토:어째서 끝이 아니라 생각하지? (주위를 둘러보던 시선이 상대를 향한다.) 죽음 뒤에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또는 없을지 모르는데 가난하게 배곯고 위험에 떠는 삶이 어째서 희망이라 부를 수 있는 거냐.
하이카:너도 죽는 게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지? (가방을 한 구석에 내려놓는다.)
루토:미련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다수가 가질 법한 발상 아닌가? (아니라고 답하지 않는다.)
하이카:그 생각을 뒤집어보면, 죽음 뒤에 무엇이 찾아올지 알 수 없으니까 더더욱 믿어볼 수 있는 거야. (이상한 말이다. 인간은 미지를 길들이지도 미지에 길들여지도 않는 생물인데.)
이번 생은 수행이고, 다음에 태어날 삶에는... 그러니까 더 나아져 있을 거라고.
나도 그 말이 꽤나 옳다고 생각해. (살짝 웃는다.)
루토:...무지가 가져온 미련이군. 나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위안 받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겠지. (정말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다. 그런 사고와 말에 공감을 할 순 없지만 애초에 자신만을 위한 교리가 아닐테니 상관없었다.)
당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예배당 안쪽에서 히스테릭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이히힉, 히히히... 죽기는, 누가 죽어? 히힉..."
루토:허...?
아직 생존자가 있는 건가. (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한다.)
하이카:(돌연 들려오는 목소리에 금방이라도 주먹을 사용할 듯이 주먹을 꽉 쥔다.)
......! ... 가지 마! 뭐가 있을지 몰라.
스푸라투르 신부:사람, 사람이다. 히히, 히히힉...
하이카:정말이잖아.......?
스푸라투르 신부:정, 정말이다. 정말!
루토:(진짜로 사람인가?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몇 발 떨어져서 외관을 살핀다.)
연단이 자리한 곳에서, 눈이 누렇고 입에서 침이 질질 흐르는 신부 하나가 이쪽을 향해 비식비식 웃고 있습니다.
제정신이 아니로군요.
루토:끽하면 숨 넘어갈 것 같군.
차림새를 보면 한때 이 예배당을 지켰던 신부 같지만, 이제는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 보입니다.
하이카:......그러게.
스푸라투르 신부:히, 히힉...
너희들, 누, 누구지?
루토:제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너는 누구지?
스푸라투르 신부:제, 제, 제국.... .. ?!
히, 히히힉! 하하하! (발작적으로 웃음을 터트리고는) 쫓, 쫓겨났구나! 불행한 녀석들, 히히!
루토:... (틀린 말은 아닌데 묘하게 기분 나빠짐)
스푸라투르 신부:너 같은 녀석들, 수도 없이 봐왔어. 힉.
스스로 죽으러 이 지옥 같은 황야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멍청한 녀석들. 히히힉!
돌아가! 돌아가!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인데요 뭘.

때마침 바깥에서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대로 나갔다가는 빗물에 중독되어 죽거나, 흡혈귀들의 발톱에 짓이겨져 죽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루토:...죽어가는 그쪽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 이 예배당에서 홀로 살아있었던 인간이 말이야.
하이카:(의심을 거두지 않지만, 어째 동정하는 얼굴이다.)
저 미치광이 신부가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일단 예배당 안을 둘러보는 게 낫겠습니다.
이성을 잃고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모습이 사뭇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에게 더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루토:...대화조차 안 되는군. 다른 곳으로 가지. (두리번거리며 내부 구조를 살핀다.)
재정비 시간이에요!

단출하게 놓인 예배용 의자와, 예배당 안쪽에 있는 설교용 연단이 보입니다.

다음 날이 밝기 전까지 비는 그치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비가 내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땅이 오염될 확률도 커지겠지요.
하이카:... (고개를 끄덕인다.)
루토, 향로는 들고 있나요?
루토:(들고 있다.)
스푸라투르 신부:(문득 향로를 발견하고는 눈을 휘둥그레하게 뜬다.)
신부는 덜덜 떨며 무언가를 중얼거리던 것을 멈추고, 갑작스레 자리에 얼어붙습니다.
무언가 경외로운 것을 영접한 것처럼, 갑작스레 무릎을 꿇고서 두 손을 모읍니다.
스푸라투르 신부:아... 아아...
목자시여, 드디어.........
루토:? (눈살을 찌푸리며 신부를 바라본다.)
너, 이걸 아나? (향로를 들어보이고)
이럴수가, 태도까지 완전히 변한 모습입니다. 깍듯한데요.
스푸라투르 신부:압... 압니다... 아주 잘 알지요.
그것은 지고하신 옛 성자께서 드셨던... ... 유등입니다, 히, 히익.
적어도 아까처럼 나가라며 호통을 치지는 않네요.
스푸라투르 신부:편히 머무르십시오. 모쪼록... 편히...
루토:아까까진 잘도 지껄이더니 태도마저 달라졌군. (불쾌한 기색. 향로 하나에 손바닥 뒤집듯 달라진 모습이 썩 좋은 것이 아니나 캐물을 것이 있다면 캐물어야했다.) 아는 걸 다 말해라.
하이카:... 향로를 알아보는 사람은 제국민 중에서도 많지 않은데, 느낌이 별로야. (작게 속삭인다.)
스푸라투르 신부:예, 예. 이쪽...... 이쪽으로 오십시오. (자리에서 일어나 연단 방향으로 안내하려 든다.)
루토:정보를 가릴 처지가 되나? 그렇게 치면 너와 저 사람이 다를 게 뭔데. (상대에게는 또렷이 들릴 정도로 뇌까린다.)
하이카:......
루토:(허튼 짓을 하진 않겠지. 먼저 향하는 신부의 모습을 보며 면밀히 관찰한다.)
하이카:(뾰족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저 신부보다는 내가 훨씬 믿음직하다는 거! 됐어. 난 잘 곳이나 찾아보고 있을래.
자기 혼자 짱내고는 가버리네요, 하이카.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성공
44vs.50
미치광이 신부의 거동을 관찰하고 있으면, 그에게서 해하려는 움직임이나 분위기는 일절 느껴지지 않습니다.
앙상한 팔다리며 다리를 저는 모습으로 보아, 두 사람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을 게 분명하구요.
루토:(따라가자)
그를 따라가고 있으면, 바닥 이곳저곳에 균열이나 무너진 부분들 따위가 보입니다.
직감으로 판단하자면 저것들은 모두 비밀 통로의 흔적입니다.
이 아래로 더한 시설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신부가 지금까지 황야의 생명체들과 악천후 사이에서 살아남았다는 건, 그를 보호할 수단이 있었다는 이야기니까요.

신부를 따라가면...
...
중앙 벽면의 십자가에 못 박힌, 가면을 쓴 구원자의 우상이 나타납니다.

스푸라투르 신부:... ... 이것입니다. '구원자'께서는 약 두 세기 전, 성자들과 함께 강림하셨습니다.

... 아, 아직도 바빌론에는 그분의 신자들이 남아 계십니까?
루토:구원자 외치는 인간들은 만났지. 오히려 난 그게 진짜 종교였다는게 신기한데....
그 구원자라는게 뭘 했던 인간인데?
구원자의 가면은 해지고 마모되어 있어 원래의 색을 알기 어렵지만, 어째서인지...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스푸라투르 신부:그분들께서는 이 세상에 내려온 절멸의 징조를 진즉 감지하셨습니다.
계시를 퍼뜨리고, 죽음을 목전에 둔 희생양들을 구원하셨지요.
.. ...... 하지만...
그들이 비유를 통해 퍼뜨린 경전의 내용들을, 사람들은 멋대로 오독하고 축소했습니다.
놀랍게도 말을 이어나가는 신부의 모습에 방금의 어눌한 어투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선교에 대한 기억들이 그의 정신을 묶어두고 있는지도요.
루토:...지금 네 말은 황제는 허수아비고 실질적인 영웅은 구원자이다, 라는 말인가?
그럼에도 너희는 배척받아 이곳에 있는 거고.
스푸라투르 신부:(황제, 들려오는 낱말에 고개를 숙인 채 슬퍼하기 시작한다.)
한때 그들은 구원자께서 자신들의 대에 모든 재앙을 끝내주리라 믿었습니다.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었지요. 그들이 믿는 예언은 당연하게도 이뤄지지 않았으니까요.
저희가 이곳 황야에 머무는 이유는, 당시의 폭동과 함께 순례자들과 따르는 자들 모두가 추방되었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자들도, 이 땅에 남았던 마지막 현자들까지...
지금 이곳에서 그와 같이... 유등을 든 자를 다시금 뵈었으니... ... 변혁이 시작될 겁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희미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저 바다에 떠밀려 온 이방인인 당신이 향로를 들었다는 이유로 걸어보는 바가 있다는 듯이.
루토:(불편하기 짝이 없는 눈빛이다. 허튼 기대를 품고 저 혼자 실망할 것이 뻔한 인간의 낯짝이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을 전이시킨다.) 초쳐서 미안한데, 이 등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바빌론의 대귀족이다.
네놈들이 그렇게 싫어했던 황제의 측근이 제 것 삼아 쓰고 있던 물건이라고. 내가 쥐게 된 건 우연의 일치이나 다시 그 귀족 손에 돌아갈 것이다.
기대를 받는 건 익숙치 않습니다. 당신은 어색함을 넘어선 불편함마저도 느낍니다.
스푸라투르 신부:...... .........
계시록엔 단 한 줄의 거짓된 바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오늘 당신이 나타나셨듯이, 구원자께서도... 반드시 돌아오실 것입니다.
뒷마당으로 나가는 길...... 창고가 있습니다. 그곳에 머무르시지요.
루토:(와닿지 않는 얘기다. 계시록, 종교와 구원자. 저와 하등 상관없는 말들일 뿐이다.) 네 나름대로 삶의 희망이겠지. 그래, 더 건들진 않을테니 마음껏 생각해라. (나는 적당한 말로 선을 긋고 사람을 보내는 일에 익숙한 자다.)
알아서 볼테니 신경 꺼. (원래 있던 곳으로 걸음을 옮기자. 그 녀석... 자리를 찾아둔다 했는데.)
안개 장벽을 나선 이후로 온통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입니다.
납득할 수 없는 잡념이라면 내버려두는 편이 좋습니다.
"...아! 창고다!"
...라고 말한 순간 하이카가 찾아낸 것 같지만요.
루토:(뒷마당 창고를 바로 찾은건가? 일단 뒷마당으로 가본다.)
신부가 알려준 방향으로 곧장 향하면, 창살이 달린 창문이 나 있는 오래된 창고가 나타납니다.
한때 예배와 의식에 쓰이던 도구들을 보관하는 공간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쓰지 못하는 잡동사니나 먼지만이 굴러다닙니다.
하이카:(벽은 기척을 바깥에 알리지 않을 만큼 두꺼운 것 같다. 벽에 손을 대고 있었다가 뗀다.) ...
한 명은 깨어 있어야 해. 네가 자.
저 신부도 신경쓰이고. (연단 쪽에 괜히 시선을 둔다.)
루토:(불침번을 신경쓰는건가?) 이상한 주문을 아는 인간은 안 자도 괜찮나보지.
하이카:누누이 말하는 거지만, 난 너랑 내가 살아서 돌아가기 위한 용도로만 주문을 사용할 거야. 이미 그러고 있고. (가만히 바라본다.)
... 그리고 이런 밤에는 잠도 안 올 것 같아. (불퉁한 얼굴로 아무데나 앉는다.)
어떻게 할까요, 루토?
솔직히, 잠이 안 오는 건 당신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대로 그를 더 추궁해볼 수도 있을 거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비할 수도 있겠군요.
하이카:(가방에 든 식량 주머니를 꺼낸다.) 으음, 뭘 먹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
으으음... 도마뱀 뒷다리? 싫어...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음)
루토:(태연히 버티겠다 말하는 저 치가 합리적이지 않을 뿐이다.) 잠자리를 가릴 수 있는 처지인양 말하나? 4시간 주기로 교대하지.
나중에 골골거리는 건 더 사양이니 실컷 혼자 땅이나 파다가 깨워라.
하이카:(질색하는 얼굴) 너... 인간 시계야? 누가 한 시간 더 자면?
좀 바보같은 말이다 하이카
루토:...바보냐?
하이카:...아냐!
루토:그딴 걸 고민할 시간에 좀 더 건설적인 생각이나 해라.
하이카:그래서 건설 현장 노동자냐. (무릎 안고 쭈그려 있다.)

루토:노예는 아니잖아. (비 때문에 축축해진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공기 속 부유하는 먼지들 때문에 불편한 따름이지만 억지로 눈을 붙인다. 지금은 쉬어야 될 때다.)

하이카:...... (눈앞에 보이는 먼지 덩어리들을 휘휘 젓다가 모포를 휙 던져준다.)
루토:먼지 한 번 장난 아니네.... (왜 모포가 펄럭거릴 때마다 위에 떠오르는게 있는지.)
비가 그칠 때까지는 두 사람을 이곳까지 쫓아왔던 그 망자들이 물러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겨우 얻어낸 휴식은 고요하고, 한편으로는 불안합니다.
당신이 눈을 붙인 채 잠을 청하고 있으면, 창밖을 바라보던 하이카가 입을 엽니다.
하이카:............. 자?
루토:어.
하이카:하!
혼자 깨어 있으려니 거시기해서... 뭐 좀 물어봐도 돼?
루토:...너는 불침번의 역할이 뭔지 모르냐? (고갤 돌릴 뒤 많은 말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본다.)
하이카:...... 우씨...
루토:할 거면 빨리 해. 더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말고.
하이카:지금까지는 어떻게 살았어?
(대뜸 물어본다는 질문이 꽤나 방대하다.)
루토:잘. (함축이 심했다.)
하이카:...... (콰당 넘어짐)
언제 떠밀려왔는데?
루토:뭘 바라는 건데? 거창한 목표나 특별한 생존법이 있길 바랬던 거냐?
(잠시 생각하다가) 열...다섯인가 여섯인가. 이젠 제대로 생각도 안 나.
하이카:그럼 더 좋지! 뭐 그래도... 다른 이방인들은 어떻게 살았나 궁금한 것뿐이지만.
난 사실 떠밀려오지도 않았고.
이거 더 수상한데요?
루토:...이방인의 개념을 모르냐?
떠밀려와서 이방인인 거다. 떠밀려오지도 않은 제국민 따위가... (쯧)
하이카:개꼰대. (툭)
루토:니가 떠밀려와서 살아봐.
그럼 그 표식은 왜 있던 건데?
하이카:나도 궁금하다, 궁금해.
우리 아빠는 기사였어. 엄마도 잘 나가는 양반집 딸이었대.
루토:그거 참... 부모에 대해 알면 뭐하냐. 본인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데.
하이카:본인에 대해서 아는 게 있어도 부모를 모르면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죽을맛일걸.
루토:글쎄, 난 아무렇지 않던데.
하이카:(눈썹을 씰룩이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은 아니고?
루토:(부모를 상상할 수 있는 부류와 아닌 부류는 큰 간극이 있다.) 다 너 같을 거라 생각하지 마.
차라리 없는 게 다행이지. 가장 가까이서 날 조종하려 드는 사람은 없을테니. (자리를 추스르고 모포를 끌어올린다.)
하이카:(가벼운 목소리와는 반대로 눈빛 만큼은 진중하게 가라앉아 있다. 무엇인가 닥쳐올 미래를 염려하는 것처럼, 아니면 제 등 뒤의 상대에 대해 갈등하는 것처럼)
그런 사람들도 머지않아 다 사라질 거야. 이 세상은 망해가고 있으니까.
끝까지 발버둥쳐서 살아남는 게 우리의 생존술이야.
너는... 내가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하지? 언제든 널 다치게 할 거라고도.
루토:'우리'란 말에 나는 없길 바란다.
결국 사람은 혼자 살 수 밖에 없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관계를 만들고, 사회 속에 속한다지만 너도 알 거 아냐. 얼마나 사람을 소모적 자원으로 쓰는 사회인지.
바로 봤다. 나는 남들에게 숨기는 게 많은 녀석을 믿지 않아.
다 떠들었으면 네 할 일을 해라.
예배당의 지붕 위로, 묘소에 꽂힌 수많은 십자가들 위로 죽음의 비가 쏟아집니다.
그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대답을 바라지는 않는 것처럼 중얼거립니다.
...
"우리 엄마, 나중엔 영주님에게 시집을 갔고… 아빠랑은 바람 피워서 나를 낳은 거야."

"그 길로 영주님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우리 엄마를 황야로 내쫓아버리겠다 협박했대."

"누구든 자기 아내를 돕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노예로 만들어버리겠다고도."
"... 아빠 밖에는 그럴 사람도 없었대나봐."
그가 벽에 등을 기댑니다.
하이카:그렇게 나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노예가 될 운명이었어.
이 표식도, 이 힘도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었던 거야.
... 무슨 힘으로 살았는지 모르겠어, 솔직히... 가끔은 나도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거든.
나랑 비슷하거나, 나보다 못난 처지의 인간들도 수두룩하게 봐왔어.
그래서 어느날 결심해버렸지.
자유를 원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돌려주자고! (주먹 꽉)

하이카:이 임무에 동행하라는 명령을 받을 때, 나는 그것도 굴레가 아니라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살짝 웃는다.)

...... 날 계속 의심해도, 내 생각 역시 너처럼 변하지 않을 거야.
"잘 자."
...
얼마나 시간이 지났으려나요.
벌써 교대할 때가 다 되었다는지, 모포 위로 당신을 깨우는 손짓이 느껴집니다.
4시간 교대라고 일러두었을 텐데, 저 바보가 맞게 쟀으련지 모르겠네요.
"으... 으윽..."
"... ... 윽..."
창고 바깥, 어디선가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이카:... ... ...... 야, 야.
루토:(무슨 소리지? 모포를 걷어내고 주의를 기울인다.)
하이카:뭔가 이상해. 이거...
루토:(혹시 그 신부의 목소린가?)
정신이 드는 동시에, 당신은 코끝에 도는 익숙한 시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한 신부의 목소리입니다.
루토:(빠르게 몸을 일으킨다. 문으로 다다가 틈새로 주변을 살핀다.)
바깥이 이상하리만큼 어둡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비도 멈춰 있군요.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실패
77vs.50
휙!
당신이 내다본 틈새로 어두운 독안개가 지나갑니다.
루토:...?! (서둘러 물러난다.) 뭐지...?
어이, 수상한 기척은 없었나? (하이카를 보고)
하이카:(드물게 완전히 긴장한 낯이다. 생각으로 반응이 조금 느려졌다) ...!
이 땅까지 오염된 거야.
당장 출발해야 해. 향로 챙겨! (일어나 행장을 맨다.)
루토:...그래, 이 정도면 오래 버텼지.
앞장 서라. 따라가겠다.
독안개는 분며 예배당의 출입구를 통해 들어왔을 겁니다.
퇴로가 막힌 이상, 남은 건 이곳에 남아 있을 비밀 통로들 뿐입니다
하이카:(문고리를 잡고) 안개를... 어떻게 해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
조금이라도 들이마시면, 1분도 못 버티고 순식간에 죽어. 조심해.
루토:...저번처럼 깡으로 버티진 못 한단 소리군. 알았다.
이어서 향로에 불이 들어옵니다.
루토, 행운 롤
루토:

Luck

루토

보통

성공
57vs.65
앞으로 1 번의 판정에 1개의 보너스 주사위를 받습니다.
하이카:봐둔 통로가 있어. 가자! (문을 열고 예배당 쪽으로 뛰어든다.)
루토:(고갤 끄덕이고 뒤를 쫓아붙는다.)
창고 문이 벌컥 열리며, 하이카가 먼저 튀어나가 길을 틉니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하얀 밤의 예배당 아래로 절반쯤 깔린 안개가 보입니다.
지독한 악취가 사방을 가득히 뒤덮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스푸라투르 신부:으, 으윽...! !
이미 사지가 검게 변색된 신부의 마지막 모습이 보입니다.
... 그를 구하기엔 너무도 늦었습니다.
독안개는 고통에 발버둥치는 그를 집어삼키는 일에 시선이 팔려 있습니다.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극단적성공
2vs.50
하이카:이쪽! (한 귀퉁이의 바닥재를 밀어내고 손짓한다.)
당신은 현장에서 이질적인 위화감을 느낍니다.
어째서 출입구 쪽이 저렇게 깨끗한 거죠? 안개가 흘러들어온 방향을 눈으로 훑으면, 그것은 꼭...
내부에서 자연히 발생한 안개처럼도 보입니다.
이곳의 내부라 해도, 도대체 어느 쪽에서...
하이카:루토! 어서!! (소리친다.)
루토:(걸음을 멈췄다. 망설일 시간은 터럭도 없을터인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 마치 애초에 우릴 죽이려 마음 먹었던 것처럼)
(...하지만 위화감의 이유를 파고 들 시간은 없다. 의문을 접어둔 채 마저 달리기 시작했다.)
언뜻, 발걸음을 멈춘 곳의 지면이 물컹한 덩어리처럼 끈적인 듯 했습니다.
당신은 하이카가 찾아낸 통로로 재빠르게 들어갑니다.
독안개가 뒤이어 두 사람의 존재를 알아채고 등 디
뒤로 추격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 황야, 예배당 지하 통로 ]
안쪽이 심하게 어두워 잘 보이지 않습니다.
향로의 불빛에 의지해 나아가는 수밖에는 없겠습니다.
하이카:......!
그때, 쏜살같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안개가 두 사람을 급습합니다.
루토, 하이카, 민첩 롤
루토:

Dexterity

루토

보통

성공
40vs.40
하이카:

Dexterity

하이카

보통

어려움성공
22vs.70
구불구불하게 돌아가는 코너입니다. 벽에 부딪힌 독안개는 두 사람을 쫓다가 향로의 불빛에 순간 움직임을 멈춥니다.
적어도 향로가 있는 한, 향로가 버텨주는 한 지척까지 다가오지는 못할 겁니다.
루토:...내가 앞으로 가겠다. 뒤에 바짝 붙어서 따라와.
하이카:(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통로는 마치 갱도처럼 넓고 축축합니다.

루토:(향로를 앞으로 하고 걸음을 옮긴다. 길을 따라가고 바닥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넘어가지만 언제까지고 이런 작은 불빛에 의지할 수 없다. 한시라도 빨리 탈출해야 한다. 벽을 더듬어가며 길을 걸었다.)
여전히 안개가 쫓아오고 있습니다. 극독을 품은 빛깔은 심연처럼 캄캄하기만 합니다.
벽을 더듬어가며 신중하게 걸음을 옮기면, 당신의 발치에 무엇인가 딱딱하고 뾰족한 것이 걸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루토?
하이카:(금방이라도 주문을 사용할 듯이 날선 눈으로 등뒤를 돌아보며 나아간다.)
살펴보면 따라잡힐지도 모릅니다!
루토:(하나하나 살필 여유가 있나? 발로 콱 밟는다.)
인간의 뼈가 부서지는 둔탁한 소리가 납니다.
덩달아 바닥은 물컹거리고, 나아가는 두 사람의 발을 잡아둘 듯이 조금씩 들어갑니다.
루토:하... (이런식으로 미적거리다간 끝이 없겠다. 생각하던차에 타오르는 불꽃에 시선이 간다.) ...그래. 지금부터 잘 따라와라.
하이카:... 잠깐!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지) 향로가 없으면 임무는 끝이야, 안돼!
루토:(뚜껑을 열어내자 연약한 불꽃이 금방이라도 꺼질듯 흔들린다. 중요한 점은, 부는 바람에 따라 흔들린다는 점이다.)
자폭 안 하니깐 얌전히 따라와! (불이 흔들리는 방향이 바람이 부는 방향이다. 서두르자.)
복잡한 문자들이 새겨진 향로의 뚜껑을 열면, 그 안에 피워진 백청색의 불꽃이 굴 내부의 공기 흐름에 따라 일렁입니다.
하이카:(이를 꽉 문다.) 나 참......!! ! (그러나 확실한 판단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계속해서 내달린다.)
서둘러 달음박질하는 두 사람분의 발소리가 내부에 울립니다.
달려가고,
달려가고, 또 달려가면
그 앞에는...
쿵!
...... ....... 굳게 막힌 벽이 나타납니다.
하이카:환장하겠네, 장난해!!?! (벽을 마구 두드린다.)
루토:젠장... 이건 또 뭐야? (향로를 가까이 해 벽을 비춘다.)
막다른 길입니다.
당신이 향로를 들어 벽을 밝히면, 푸른 빛이 썩은 고깃덩이 같은 새빨간 벽을 비춥니다.
루토:막다른 길이 아니다에 저자식 머리카락을 걸지. (인간이 거짓말을 할지라도 자연은 아니다. 벽의 틈새와 구석을 면밀히 살핀다.)
...이건... 인공적으로 파낼 수 있는 통로가 아닙니다.
루토:하지만 망할.. 대체 어떻게 열어야.
오히려 야수의 식도나, 괴물의 창자에 가까운 구조죠.
하이카:(생각하자, 생각해야 해.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린다. 이 상황에서 통할 법한 건...)
검은 안개가 한번 더 몰려옵니다.
루토, 하이카, 민첩 롤
루토:

Dexterity

루토

보통

어려움성공
9vs.40
하이카:

Dexterity

하이카

보통

극단적성공
13vs.70
안개가 구형으로 두 사람을 집어삼키려다, 발작하는 소리를 내며 물러납니다.
막다른 길에서 살결을 쓸고 지나간 독소가 느껴집니다.
루토, 하이카, 체력 1 감소
그때, 하이카가 난데없이 단도를 빼어듭니다.
싸울 생각인가요, 설마?
하이카:... ... (부릅뜬 눈으로 안개를 노려보다가, 제 손바닥을 벤다.)
이대로면 이 끔찍한 통로에서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망자의 원혼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붉은 피가 한 방울, 두 방울씩 떨어집니다.
루토:지금 뭘 하는 거지..?
하이카:

주문

하이카

보통

성공
84vs.99
시체 조종
피해
0
하이카가 주문을 사용하자, 막다른 벽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급작스레 꿀렁거립니다.
동시에 칼집을 낸 듯이 세로로 벌어져, 그 자리에 비탈길이 나타납니다.
하이카:열렸다... ....!!!
뛰어듭시다, 어서!
하이카:뭐해, 빨리 들어가야...
생자의 피가 땅에 떨어지자, 독안개는 생기에 반응하여 더욱 활달하게 움직입니다.
루토:...알았으니깐 재촉하지마! (새로 난 길로 달렸다. 안개의 생기라니 말도 안 되는 표현이건만 왜 정말로.. 그래 보이는건지.)
무수한 팔의 형태로 변모한 안개가 피를 낸 하이카의 팔다리를 잡아챕니다.
루토:...?!
길 뒤로 진한 썩은내가 느껴집니다.
루토:.......하. (검을 빼들어 안개를 가른다. 팔의 형상을 하고 있으니 끊어지기라도 해야지!)
그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안개를 가르면, 생각보다 간단히 끊겨 없어집니다.
루토:가만 있지 말고 달려! (하이카의 어깨를 잡아다 뒤쪽으로 내던지듯 당겨버린다.)

그는 독을 쐬인 팔을 괴롭게 부여잡다가, 당신이 당기는 것에 다시금 뛰기 시작합니다.

맹수의 입에 잡아먹힌 이들의 뼈와 살점 따위가 마구잡이로 밟히며 비탈길에 쏟아집니다.
"헉, ... 헉.... ...."
저 앞으로 나가는 출구가 보입니다.
터무니없이 밝게도 보이는 잿빛의 하늘의 테두리로 날카로운 송곳니들이 빼곡하게 자라난 게 보입니다.
시신들이 깔린 입구, 땅을 향해 벌어져 있는 괴수의 아가리를 빠져나오면...
두 사람이 나온 입구가 곧바로 ‘닫힙니다’.

그것은 지하 통로가 아니라…파충류의 형상을 한, 땅에서 목만 솟아나온 거북이 형태의 거대한 괴생물의 주둥이였습니다.

밤새 비가 내렸던 탓에, 지면이 질퍼덕합니다.
안개들은 더 이상 쫓아오지 않는 것 같네요.

이 아가리가 다시금 열리지 않아준다면... 저 시체굴 안에 그대로 갇혀 있겠죠.

"... ..."
하이카가 휘청이더니,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루토:...?
하이카:(무언가 입을 뻥긋거리다가) ... 쿨럭! , .
미처 말을 끝내지 못한 채 그가 입에서 피를 울컥 토해내고는 그대로 땅에 쓰러집니다.
그는 손에 난 생채기를 통해 독안개를 쐬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혈관을 타고 계속해서 맹독이 돌고 있겠죠. 상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루토:뭐야, 너... (그제야 시선이 팔로 간다. 독에 당한 팔. 지금으로선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상황.) ... ...
오른팔 위로 검붉은 반점이 올라오더니, 이제는 어깨와 목 아래까지 끔찍하게 변색된 모습입니다.
당장은 숨이 붙어 있으나, 그의 안색을 보자면… 언제 심장이 멎어도 이상하지 않겠어요.
루토:...이상한 주문은 잘만 부리더니 이런 독도 치료 못 하나? 아무것도 못 해? (표정이 콱 구겨졌다.)
밭은 호흡이 금방이라도 절명할 것처럼 위태로이 이어집니다.
황량한 벌판에는 신화생물의 아가리와, 거기에 연결된 작은 오두막집이 보입니다.
한때 농장으로도 쓰였던 그곳은 이제 지붕이 반파되어, 거주지로서의 구실은 하지 못합니다.
"콜록, 컥, ... 흑, .."
루토:...(도리가 없다. 하이카를 끌고 오두막으로 향하자.)
당신이 그를 끌고 오두막으로 향하면, 입구 쪽에 몇 번 보수된 흔적이 보입니다.
녹색 이끼가 덮여 부식된 부분이 다수 보이지만, 왕래하던 이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군요.
".. ... ....루, 토, ..."
망자의 독은 치명적입니다. 제거하는 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그를 죽게 내버려둬야 할까요?
절반이 황야에 노출된 오두막 안쪽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루토:...(구석진 곳에 하이카를 뉘인다.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지? 이곳에 던져질 때 받은 거라곤 식량과 칼, 모포뿐인데)
' 그래서 어느날 결심해버렸지. '
' 자유를 원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돌려주자고! '
이 세계에서, 고작 사람 한 명의 운명은 이런 식입니다.
그가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꿈꾸든...
교활한 나차:.. ... . 냄새.
죽음의 냄새가 폴폴 나는걸.
루토:...누구냐.
돌연 그림자 안쪽에서 나타난 것은 투박한 인상의 모래부족입니다.
신경을 긁는 듯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교활한 나차:그 녀석, 중독된 거지? 으, 으응? (메마른 목소리로 키득거린다.)
루토:(언제부터 있었지. 처음부터였는데 눈치채지 못한 건가? 인식이 뒤늦자 따라오는 건 제 어리석음의 자각이다.)
교활한 나차:손, 손이 필요해 보이는데. 킁킁.
루토:...... (여전히 경계를 풀지 못 했다.) 방법을 아나?
기형으로 척추가 여러 번 굽은 그것은 당신과 덩치가 엇비슷하나 제법 날쌔 보입니다.
당신은 이백 년 전 '징조'와 함께 이런 이형의 인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만 압니다.
교활한 나차:... 오오, 알지, 알다마다. 으응.
마치 그는 기다렸다는 듯 황야에서 모처럼 보기 힘든 푸른 빛깔의 풀을 들어 보입니다.
덩달아 의식이 불분명한 하이카가 피 섞인 기침을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운신이 불가능합니다.
루토:......해독제인가?
교활한 나차:......해독제, 해독제. (기괴한 웃음소리를 낸다.)
도와줄까? 으응?
그렇지만 공짜일 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특히나 합리적인 당신에게는요!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부탁하지. 대신
값은 살아난 이놈 (하이카 삿대질)이 치를거다. 알아둬.
교활한 나차:값, 값? 무슨 값?
루토:...네놈이 도우면서 요구할 그 모든 것들에 대한 것.
교활한 나차:... ... (고개를 우악스럽게 젓는다.)
저거, 저거 줘. (그에게는 관심 없다는 듯이 가방을 가리킨다.) 먹을 걸 가져왔지, 인간.
루토:(하이카 가방에 먹을 게 있던가.... 뒤져봄)
손에 두둑한 식량 주머니가 잡힙니다.
루토:(나차에게 던져준다.) 모자란가?
나차는 기쁨에 겨운 소리를 지르며 주머니를 잡아챕니다.
교활한 나차:(일주일을 꼬박 굶었다. 대답도 없이 게걸스럽게 식량들을 먹어치운다.)
현명한 선택이었어야 하는데...
교활한 나차:너희들, 히히, 혹시 제국 사람인지?
루토:출발지는 그곳이 맞다.
교활한 나차:나, 같이 가, 돌아갈 때 내가 안내자를 해주지. 히히!
나도 이 황야 생활이 지긋지긋하거든... ... ...
황야에 나온 사람은 있어도, 다시 들어간 녀석은 없을걸! 무사하지 않은 형태로조차.
루토:...일단 치료부터 하지? (반갑지 않은 말이니 화제는 돌리도록 하자.)
교활한 나차:... ...
어째 침묵이 길군요?
루토:...(다가가 저놈의 멱살부터 잡자.)
교활한 나차:(소리를 지른다.) 악!
루토:네가 쓸모없는 놈이라는 건... 괜찮다. 나와 상관 없는 놈일 뿐더러 그딴 건 상관 없으니깐.
하지만 등처먹으려는 거는 다르지 새끼야.
제대로 안 불어?! (앞뒤로 흔들고)
교활한 나차가 앞뒤로 팔랑거립니다. 뭐, 이 정도 결과는 예상했겠죠.
교활한 나차:살, 살아남으려면, 속여야 해. 히히. 음식 고맙다고. (여우원숭이처럼 교묘하게 생긴 얼굴에 땀이 흐르다가) 가이드, 해준다는 말은 진짜야. 어.
저런 녀석... ... 이제 죽을 텐데. 짐만 된다고. 히히.
망할! 제대로 되는 일이 없군요!
교활한 나차:피, 필요없는 건 과감하게 버려! (숨기고 있었던 조각칼로 팔을 찌른다.)
예리한 통증이 팔에 꽂힙니다.
교활한 나차:(떨쳐내고 향로를 향해 뛰어가려 한다.)
루토, 체력 1 감소
루토:... ...하,
더럽게 아래로 보였나보군. 그런 개수작질이 통할 것 같아? (팔을 타고 흐르는 핏방울에 정신이 든다. 저런 놈한테 당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일을 겪으며 살았다.)
생판 남이다, 남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되는 구실들.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루토:(등을 보인 놈의 종아리를 걷어찬다. 뒤에서 체중으로 짓누르고) 안 그래도 너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향로를 집어들려했다. 무엇인지 아는 눈치였지. 그렇다면...) 저게 가지고 싶냐?
깡! 당신이 나차의 종아리를 걷어차자 그가 보기좋게 넘어집니다.
교활한 나차:히, 히익! 놔라, 놔! (바닥에 짓눌린 채로 바르작거린다.)
귀, 귀한 거... 제국에, 갖다주면 돈도 받을 거야. 히... 히...
루토:...... (바닥으로 떨어진 칼을 들어다 향로를 끌어온다. 향로를 들고, 바라보다가 나차에게 내민다.) 그렇다면 가져봐. (내가 아닌 다른 놈들이 이 향로를 쥐였을 때 어떨지도 궁금했던 참이니 말이다.)
향로에서 퍼져나오는 기운을 그도 감지하는 듯이, 대놓고 내어주는 모습에 머뭇거리는 게 보입니다.
이윽고 그가 양 팔을 뻗어 향로를 가져가져 하면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바로 그순간, 근처에서 발굽을 밟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
놀랍게도 편자를 박은 발굽 소리입니다!
'그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교활한 나차:(발굽 소리에 새파랗게 겁에 질리며 더더욱 강하게 몸부림친다.) 으, 으악! 으아아악!
오두막 바깥을 내다볼 경우 더 놀라운 존재와 눈이 마주칩니다.
바로 황야를 달리는...
인간들의 모습 말이지요.
"저쪽이다! 살아 있다면 저기에 숨었겠지!"
루토:......끝인 것 같군.
이윽고 말에서 뛰어내린 이들이 안쪽으로 들이닥칩니다.
???:(스산한 눈빛으로 안을 살핀다.)
여기 있었군, 나차. (주변을 둘러보더니) 그리고...

균터:...! (하이카를 발견하고는) 저 상처는! 셀렌, 당신이 이야기하시던 게...

셀렌:... .... .... (손을 움직여 수화로 이야기한다.)
이윽고 일행에 따라붙은 다른 이들이 나차를 끌고 가 포박합니다.
???:... 누구냐. 너희들. 자신들에 대해 낱낱이 밝혀라.
대장으로 보이는 짧은 머리의 여성은 보아하니 심해인의 혼혈아입니다.
루토:...저 사기꾼한테 사기 당한 피해자일뿐이다. (덤덤)
이들 모두를 지휘하고 있으며, 허리춤엔 끝이 휘어진 길다란 칼도 차고 있군요.
루토:일행이 독에 당했는데, 저놈이 치료할 수 있는듯이 굴다가 튀려 하더군. 그래서 잡았을 뿐이다.

그들의 옷차림으로 보건대 결코 제국민은 아닙니다.

안대로 한쪽 눈을 가린 남자가 하이카에게 다가갑니다.
균터:아가사. 이 자는... 아직 숨이 붙어 있네.
루토:너희는 누구냐. 이 땅에 있는 인간 중 황야를 방랑하는 인간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다.
아가사:(흘려 듣는 듯 한 치의 여유도 내어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쪽은 우선 인간이 아니군.
너, 우리들이 누구냐고 물었나.
(다가가 눈앞에 선다.) 그럼 알려주지. 우리는 예언하는 순례자의 마지막 일족, 필그림이다.
a
'아가사'라 불린 이는 노파가 수화로 하는 말을 유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필족, 또는 필그림의 후예라고 불리는 이들은 서로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낱말과 개념들로 의견을 나누는 듯 보였습니다.
아가사:... 독안개를 몸에 쐬고도 이만큼 버틴 인간은 없어. 정체를 숨긴 거겠지. 저자는 모르는 것 같고.
셀렌:.... ......
균터:그렇다 해도, 지금 당장 처치하지 않으면 이대로 끝이네.
거기 제국에서 왔다는 젊은이, ... 이 자는 누구지?
신용할 수 있는 인물인가?
루토:...살리면 밥값은 할 인물이다.
본인도 몰랐을 걸. 인간이 아니었단 건.
겉으로 보이는 냉정하고 엄숙한 면모와는 다르게, 그들은 두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자비를 베푸는 모습을 보입니다.
광기와 악의, 속임수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이 무법지대에서요.

멀쩡한 무리를 이루고, 불모지에 적응하여 자신들이 세운 규칙을 스스로 따르고 있습니다.

균터:........

아가사:그 말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네 대답에 따라 우리가 내릴 처분이 달라질 것이다. 신중하게 답해.
아이러니하지만 꼭 당신이 하는 말 같네요.
루토:...당신들이 고민하는 건 나 때문인가? 그렇다면 간단하다. (고민의 이유는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있으리라 생각했다.)
난 홀로 떠나지. 어차피 저자와는 상부의 지시로 일행이 됐을 뿐이고 나는 다친 곳도 없어. 그렇다면 너희들이 경계할 이유도 없을 거다.
(포박된 나차를 한 번 쏘아보다가 짐을 챙긴다. 정말로 떠날 것처럼)
아가사:(지금까지 발견해 온 생존자들과는 전혀 다른 태도다. 의아한 마음이 들지만 드러내지 않는다.)
셀렌.
셀렌:(눈을 감고서 느릿하게 고개를 한번 끄덕인다.) ...
루토:나와라. 문을 너희가 막고 있잖아.
균터:(적당한 노끈을 찾아 독소가 더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이카의 팔을 묶기 시작한다.)
가기는. 자네도 우리와 함께 가야 한다네.
루토:?
아니 가겠다니깐.
좀... 나와라 이 자식들이... (옆으로도 밀어보고 뒤로도 밀어보고)
가겠다는 당신의 문짝 옆으로 날카로운 단검이 날아와 꽂힙니다.
아가사:셀렌은 예언자다. 우리는 셀렌의 뜻을 따르고, 그녀의 예언에 의지하지.
그런 셀렌이 너를 데려가라는군.
오히려 황야에서 마주친 생면부지의 이들을 거두고,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는 너희들을 공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않나?
균터:아가사, 그렇게... 겁을 줄 것까지는...
젊은 친구 같은데......
루토:...당사자의 동의가 중요한 거 아니냐? (벽에 박힌 단검을 응시한다. 이건 포로로 잡아들이겠단 도발인지, 아닌지. 어찌 응수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공격하지 않은 지성체임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네가 베푼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싶다면 (벽에 박힌 단검을 빼들고) 작작해야 될텐데.
그때, 노파가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희끄무레한 눈으로 함께 가달라는 것처럼, 당신을 잡고 있습니다.
루토:... ...
느껴지는 적의는 없습니다.
루토:(불퉁한 표정으로 아가사를 주시한다.)
일체의 티끌도, 꼬임도요.
아가사:......셀렌에게 손을 댄다면 다리를 분질러주겠어.
가지. (유목민 무리들에게 신호한다.)
루토:이 자식이 진 (한마디 하려했다가 말 잘렸을듯)
균터:어이쿠! 보기보다 잘 먹었군. (하이카 업음 ㅋ)
나는 의사라네. 이 친구는... 진정제를 넣었으니 더 독이 퍼지진 않을 걸세.
(루토를 바라보며) 다친 동료를 두고 가는 건 예의가 아니지! 어서어서 오시게.
자네는 정도 없나, 쯧.
그는 너그러운 꼰대 스타일이군요...
어쨌든, 아가사는 병졸들처럼 당신들을 우악스레 호송하진 않을 겁니다.
루토:동료가 아니고 그냥 일행이라고.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는 건 또 얼마만인지. 긴 시간이 흐르진 않았겠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그만큼 기빨린다.)
그러니 감사히 따라가도록 합시다.
루토:아니 그러니깐 버리고 가라고?!?? (하면서 끌려감)
균터:어허! 어디 환자 앞에서 큰소리를 내나, 어!
(혼냈음 ㅋㅋㅋㅋ)
루토:(아놔) 환자 앞에서 칼 날리는 자식은 정상이고???
필족은 오두막 앞에 세워둔 마차를 비워, 친절하게도 당신과 하이카를 그 안에 태워다 줍니다.

뼈다귀나 털가죽, 건초 따위로 가득 채워져 있었던 짐칸으로, 이만하면 마기 마차보다도 승차감이 좋은 것 같습니다.

루토:......너희들은 대체 뭐하는 인간들이지?
균터:아가사는... 까칠한 면은 있지만... 그래도 유능하고 다정다감한 우리의 리더니까 말이야. (하이카를 태워놓고 마차를 끄는 조랑말 위에 탄다.)
어디에나 사람은 살지. 놀라운가? (끌끌 웃으며 마차를 출발시킨다.) 으랴!
루토:아니, 개인이 아니라 이런 집단이.... ...너희는 제국에서 쫓겨난 자들인가?
이어서 필족의 행렬이 일제히 출발합니다. 이쪽은 환자가 탄 짐마차니, 양옆으로 호위하는 이들이 붙어 주네요.
균터:흐음...... 여기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쫓겨난 이들도 있고, 다양하지.
다들 이 험악하고 무시무시한 곳에서 무사하게 잘 자라줘서 다행이야. 허허...
루토, 행운 롤
테 알:

Luck

루토

보통

실패
73vs.65
변종 조랑말들의 말발굽 소리와, 마차 바퀴가 시끄럽게 돌아가는 소음 등으로 저 멀리에서 포모어들이 몰려오는 게 보입니다.
이들은 그런 움직임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이쪽이 훨씬 빠르죠. 따라잡힐 일은 없을 겁니다.
루토:...익숙해보이는군. (문명을 발전시켰고 사람을 지켜나간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제국에서 보아왔던 것들과 다른 면모에 신비할 따름이다.)

자꾸만 흔들리는 마차 탓으로, 하이카가 당신을 잡아 쥐는 게 느껴집니다.

... 이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행운이 따라주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행운의 크기에 맞먹는 불운이 옵니다.

아니지. 당신이 살아온 삶을 돌이켜보자면

루토:쯧. (잡은 손을 풀어다 제 옷이나 쥐게 한다. 의지할 걸 잡아야지.)
행운의 총량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악운이 찾아오고는 했었죠.
".. ... ......"
그가 꿈 속에 있는 것처럼 희미하게 중얼거립니다.
"말했지, 나만큼은 믿어도 좋다고... ....."
이 땅에서의 죽음이란, 그저 목숨을 잃는 게 아니에요.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럽고 두려운 방법으로 죽는 겁니다.
상처에 독이 들어가면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을 그가 몰랐을 리 없습니다.
균터:눈이라도 붙여두게.
그는 자신을 걸고 당신의 목숨까지 살려낸 겁니다.
a
[ 황야, 필족의 목영지 ]
아가사가 탄 말이 이쪽을 향해 다가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아직 오염되지 않은 적갈색의 양지가 나타납니다.

그들의 본거지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아가사:(오로지 앞을 보며 말을 한다.) 상처를 치료하면 셀렌과 내가 있는 곳으로 와라. 전달해야 할 게 꽤 되니까.
루토:둘 다 말인가? 나는 다친 곳이 없다만. (피차 해야 될 말이 많은터다.)
균터:저 저 저, 또 그러네? 찔린 상처도 방치하면 파상풍이야. 파상풍!
아가사:... 균터는 우리 필족 중에 가장 뛰어난 의사다.
균터:황야에서 제일 뛰어난 의사지!
루토:... (사람이 의식을 두지 않으면 상처도 자각하지 못한단 말이 진짜였다니.) 알았다. 후에 찾아가도록 하지.
그제서야 팔을 타고 흘러내린 피가 눈에 들어오는 기분입니다.
어찌도 이리 생경한지, 전혀 몰랐네요.

아가사:나는 지금의 필족을 이끄는 족장으로, 족장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다시 말하자면, 네가 이들에게 공공연한 해를 입히는 꼴을 멀쩡히 두고 보지만은 않는다는 뜻이지.
균터:둘이 아주 비슷하게 말하는구만.
아가사:... (짜증)
..... 아무튼...
죽는 날까지 선의를 행하라. 이것이 우리를 이루는 문장이자 우리 자신이다.
네가 베푸는 선의와 선행은 너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갈 것이다.
...... 유의하도록 해.
루토:...제국에선 이미 옛것이 된 가치를 따르는군. 기억해두지.
아가사:하. (비소를 흘리며) 제국 놈들의 헛소리를 믿나?
루토:놈들이 보여준 결과를 알지. (그것도 맨 밑바닥에서 지켜본 결과말이다.) 무슨 의미로 들렸건, 네 마음대로 해석해.
당신의 말이 끝나자, 균터가 말을 달래며 멈추게 합니다.
... 도착입니다.
필족이 기거하고 있는 곳은 황야 한가운데의 제법 널찍한 목영지로, 두꺼운 짐승 가죽으로 만든, 크고작은 천막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늘어서 있습니다.
불을 피운 흔적이 군데군데 보이고, 어떤 솥은 지금도 모닥불 앞에 걸려 팔팔 끓고 있군요.
말발굽 자국과 또렷한 사람의 발자국도 남아 있습니다.
검게 타버린, 큐브 모양의 덩어리가 한켠에 치워져 있는 걸 보면, 그들도 제국의 마기 기술을 어느 정도 응용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가사:균터. 환자는 당신이 돌볼 건가?
균터:(고개를 끄덕이며 안대를 벗는다.) 상처가 깊어, 얼마나 걸릴 지는 알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도록 하지.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잎사귀가 돋은 핌꽃이 자라나 있다.)
목영지 주위에는 울타리 대신, 화려하게 칠해진 얄팍한 기둥들이 군데군데 늘어서 있습니다.
당신으로서는 처음 보는 양식의 구조물입니다.
그들은 당신을 목영지 앞에 내려두고는 말을 풀어두기 위해 초원 방향으로 향합니다.
이곳에는 온통 믿기 어려운 것들 뿐이군요.
손님인 당신을 안내하려는 듯 필족의 한 여인이 다가옵니다.
루토:... (제 머리를 긁적거리곤 따라갔다.)
그는 너그럽고 온화해 보이는 인상의 여인으로, 다른 필족 사람들과 비슷하게 모래바람을 막아주는 머플러와 천옷을 온몸에 둘러 놓았습니다.
그를 따라가면 중간 크기의 정돈된 막사가 나타납니다.
필족 여인:들어오시죠! (출입구를 열다가) 이름이...?
루토:...루토입니다. (스스로 문을 열지 않는게 어색했다. 사실, 따지자면 이곳 모든게 제게 어울리지 않았다.)
필족 여인:저는 리스파예요. 목초지의 식생을 관리하고 있죠. 이곳이 마음에 들 거예요. 루토. (옅게 웃는다.)
안쪽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지겨울 만큼 맡아왔던 역한 냄새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향기가 납니다.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방석과 안쪽에 걸린 뼈 장식물들, 중앙에 놓인 청동 화로가 눈에 띕니다.
필족 여인:앉아요. 상태를 한번 보죠. 병균에 감염되었는지도 보구요.
... 안 잡아먹는답니다? 호호. (부담스럽게웃음 ㅋ)
그는 그렇게 말하며 화로에 불을 붙입니다.
루토:(이곳까지 와서 치료를 안 받겠다고 억지를 부릴 수도 없고... 그런데 정말 받을 필요가 없을텐데.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건 여전하지만 괜한 입씨름을 할 필요도 없겠지. 칼에 찔린 부위를 드러냈다.) ...그렇게 수상하게 보진 않았습니다.
필족 여인:(어째 생각하는 게 얼굴에 써 있는 듯한 청년이군.)
필족이 황야에 남은 생존자들을 발견하는 일이 드물기도 드물지만...... 대부분은 '진짜일 리 없다'며 놀라 쓰러져버리거든요. (으쓱)
어떤 풀잎을 사용했는지, 불씨로부터 매캐하면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향이 올라옵니다.
이성 1 회복
루토:(...비슷하게 생각했던 사람) 적이었다면 데려오기 전에 죽였겠죠. 하여 적은 아니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필족 여인:(손잡이가 긴 뜨개로 화로를 채운 재를 일부 퍼낸다. 어느샌가 꺼내 놓았던 붕대를 조금 잘라서 물과 함께 재에 적셔 놓는다.) 수많은 적을 만났나 보군요.
황야에 나온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힐끔) 그 빨간 머리 친구도 그렇구.
루토:내가 살던 곳은 대다수의 타인을 적이라 배웁니다. (정신은 멀쩡하건만 왜 이렇게 말이 쉽게 나오는지. 필시 향 때문일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오랜 시간은 아니란 거겠죠. 저는 이번이 처음이나 그 붉은 머리는 아닙니다. 저보단 경험있는 여행자겠죠.
필족 여인:나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언뜻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제국에 대한 건 잘 몰라요. 궁금해했던 적도 있었죠.
팔 주세요. (다 적신 붕대를 꺼내 들고는) 셀렌 님의 점괘가 내려와야 알 테지만... 루토, 저는 당신이 누군지 짐작이 가요.
아마도 당신은...
우리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인도자시겠죠.
신부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네요, 리스파.
이들은 분명 오늘에서야 당신을 처음 보는 것일 텝니다.
셀렌은 그 예지 능력을 가진 노파를 말하는 거겠죠.
루토:나조차 나를 모르는데 황야의 사람들은 아주 잘 안다는 듯이 굴더군요. 내게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책임을 과중시키는 건 오랜 시간 버텨온 자들의 위안 같은 겁니까? (일순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화로의 불과 타오르는 향은 저와 다른 세계의 것이라는듯 제 주변을 감싸고 있는 공기는 차갑다.)
필족 여인:...... 당장 이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운명은 항상 당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정되는 거니까.
루토:세상은 언제나 제게 폭력으로 다가오는군요. 그걸 제가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필족 여인:게다가, 진짜인지는 확인을 해봐야 아는 거겠죠. (한결같은 얼굴빛이다.) 그건...
(인생의 전부를 오직 황야에서 지내며, 황야가 아닌 곳을 꿈꾸며 잠들었던 밤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자신이 갖는 낭만과 꿈의 깊이 역시도 타협 가능한 선에 멈춰 있다.)
어려운 이야기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잘 모르겠어요. 저는 제게 주어진 분량의 삶을 감당하는 방법만 알구요.
하지만 운명이 운명과 짝지어진 이 자신과 무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살아가는 이유가 있듯이, 태어난 이유도 있는 거라고도요.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버렸나... 내 정신도 참! 오호호호. (상대의 팔을 홱 채간다.)
앗 차가워!
리스파가 찔린 부위에 차가운 붕대를 유감없이 둘둘둘 둘러줍니다.
루토:읏 (미간을 와락 모으다가) ...나는 그런 유연한 사고 방식 따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를 지새는 것만으로 충분히 벅차니 더는 내 삶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으면 한단 말입니다.
필족 여인:당신의 바람이 그거라면 그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손을 떼고는) 그 말대로 내가 위안을 얻고자 하는 걸지도 모르니까.
자, 자. 흑가시나무 잎만큼 훌륭한 연고도 없죠. 일주일이면 흉터도 없이 깨끗하게 나을 거랍니다?
당신은 이방인이니 하루면 싹 나을 테구요!
필족 여인:친구분은 균터 씨가 잘 케어해주실 거예요. 그동안 이곳저곳 둘러보는 건 어때요? 간소하지만 매우 알찬 곳이랍니다.
루토:그쪽 대장이 불렀으니 거기로 가겠습니다. 위치가 어딥니까?
체력 3 회복
필족 여인: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보라색 주단으로 장식된 천막이 있어요. 지붕에는 작살뼈가 꽂혀 있구요.
족장님과 면담인가...... 행운을 빌어요. 후후.
루토:(행운을 빌 정도의 일인가...) 알겠습니다.
행운을 빌어줬어...
루토:(밖으로 나가 보라색 주단이 장식된 천막을 찾아본다. 족장이라면 마을의 중심부나 아예 외곽 쪽으로 치우쳐져 있을테니 쭉 돌아봄)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실패
69vs.50
아까 도망칠때
모든 행운을 다 쓴듯 진짜로
족장의 천막 앞에 둥그렇게 모여든 부족민들이 보입니다.
중앙에서는 나차가 저항하는 소리가 들리나, 재갈이 씌워진 듯이 말을 알아듣기는 어렵습니다.
인파에 가려져, 아가사가 읽는 판결문만이 들려올 뿐입니다.
루토:(광장에서 사형이라도 시킬 셈인가. 제국적 사고방식)
"으읍... 읍, 읍!"
재갈이 물려진 교활한 나차가 목이 터져라 무어라 고함을 내지릅니다.
그의 곁엔 바싹 마른 황야의 장작이 잔뜩 놓여 있습니다. 영험하게 생긴 숯빛 나무로군요.
루토, 지능 롤
아가사:(오래된 언어로 된 판결문을 읊기 시작한다.)
루토:

Intelligence

루토

보통

실패
92vs.55
그가 기이한 어조의 언어로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진즉 사멸한 옛 신어로 되어 있어 알아듣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때, 입에서 재갈이 스르르 풀러내린 교활한 나차가 악을 쓰며 고함을 내지릅니다.
"발버둥쳐도, 히, 히히... 소용없어! 소용없다고!"
"선의가 다 뭐야, 너흰, 결국 죄다 이 별과 멸망한다! !"
...
아가사:

형질

아가사

보통

성공
60vs.99
다곤의 축복
피해
0
이어서 거대한 마체테가 죄인의 목을 내려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광장은 나차의 죽어가는 희미한 단말마를 제외하면 고요합니다.
아가사:... ...... (검푸르게 변이된 주먹을 쥐었다가 편다.)
아가사의 해산 명령과 함께 부족민들이 자리를 매듭짓고 하나둘 떠납니다.
사람들이 물러간 자리에 나차는 없이, 부글거리는 피거품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루토:-계실-

무시해라
그가 당신을 발견하는뭐임
루토:무시하라고.
그가 당신을 발견하는군요.
아가사:나에게 한 말인가?
때맞춰 왔군. 들어와라.
루토:딱히 너한테 한 말은 아니었는데, 너한테 한 말이었던게 좋을 거 같다.
아가사:(흘겨보고 감)
흘겨봤어
루토:(야리고 따라감)
-
[ 필족의 목영지, 족장의 처소 ]
안에 들어가면,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알록달록한 염료들과 갖가지 모양의 금속 장식들이 주렁주렁 늘어서 있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루토, 지능 롤
루토:

Intelligence

루토

보통

성공
53vs.55
전부 주술적인 의미를 가진 장식품들입니다.

효과가 있는지 직접 알 수는 없으나, 황야를 돌아다니는 망자들을 쫓아내고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겠죠.

루토:여긴 선의를 믿는다면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포심을 자극하나? (처형을 보고 떠오른 감상을 여과없이 말한다.)
자리에는 눈을 감은 셀렌이 앉아 있고, 아가사가 막 뒤따라 들어옵니다.
아가사:나차는 우리들 필족의 율법을 거스르고,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우리는 선의를 부정하고, 동포들에게 해악을 입힌 자에 대해서까지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보아하니 우리들의 속사정에 대해 자세히 궁금해지기라도 한 건가?
셀렌:... ...
등 뒤로 느껴지는 싸늘함과는 대조되게도 셀렌이 비쩍 마른 풀 냄새가 나는 차 한 잔을 권합니다.
아가사:(한숨을 내쉰다.) 반갑소.
그가 셀렌의 수화를 통역해 줍니다.
루토:... (차를 받아든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혹시 루토는 수화를 할 줄 아나요?
루토:(못한다.)
알앗어
루토:(입술에 대는 정도로만 그치고 차를 다시 손에 쥐기만 한다.) 너와 내가 서로 들어야 할 말과 물어야 할 말. 그 속에 필요 지식 이상의 무언가가 들어있기는 하겠나.

루토:그래서, 부른 이유는?

아가사:(저 새끼가... 이런 생각 하면서 뭐라도 하면 잡아놓을 요량으로 쏘아보고 있다.)
셀렌:(두 사람의 분위기를 지켜보다가 고개만 기울인다.)
아가사:우리는 순례자, 필그림의 후예들이오.
셀렌:(양손의 손가락을 맞대어 특유의 표식을 취하더니, 말을 이어나간다.)
아가사:그대들은 저기 바빌론에서 온 게지?
노예, 혹은... 그에 준하는 신분일 테고.
셀렌:(손가락으로 원의 일부를 그리더니 중앙을 긋는다.)
아가사:그 제국이란 곳 말이오.
루토:(아가사를 한 번, 셀렌을 한 번 보다가 셀렌쪽으로 시선을 고정한다. 다시 고개만 끄덕이고) 그렇습니다.
셀렌:... ...... (탁상 위 양피지에 손을 올린다. 자신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사:오로지 핍박받는 이만이 저 타락한 땅에서 이 황야로 추방되는 법이지.
루토:(제국과 황야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있다. 그럼에도 내다본듯한 통찰이다.) 필그림이란 무엇입니까?
아가사:... (무엇인가 말하던 동작이 질문에 바뀐다.)
...... 그러죠.
아가사가 한구석에서 표지가 닳고 닳은 책 한 권을 꺼냅니다.
당신에게 건내주는군요.
[ 핸드아웃 입수 ]
루토:배교자란 제국민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황야의 괴물들? (곧바로 떠오른 두 무리를 얘기한다.)

아가사:'필그림'은 성자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는 예지력을 가졌던 첫 번째 성자의 후손들이지.

(셀렌을 바라본다.)
셀렌:...... ('제국'을 의미하는 단어와 또 다른 단어들을 보여준다.)
아가사:그들은 계통에 있어 서로 다르지 않소.
옛 종교가 떠올랐을 시절, 세 번째 성자는 나머지 두 성자를 배신하고 황야로 추방되었소.
우리의 선조, 첫 번째 성자 '얀'은 그와, 그들을 따르던 모두를 긍휼히 여겨 생존자들을 그러모았소.
우리가 선의를 행하는 것이 바로 의 의지로, 비록 그녀의 몸은 쇠락하였으나 그 영혼 만큼은 돌고 돌아서 우리 안에 남아 있지.
루토:혼을 세계에 가두었단 건 그런 뜻이었나...
아가사:우리는 이 세계가 완전히 멸망할 때까지 그녀의 의지를 따를 것이네. 어떤 위기와 절망이 닥쳐오더라도.
셀렌:(고개를 살짝 주억인다.)
아가사:선을 놓은 자들은 곧 의지를 놓은 자들이다. 그저 말만으로 이루어지는 규율은 없지.
필족의 생존과, 얀의 유지의 계승를 위해서는 그들을 처결할 수밖에 없어.
(변색된 팔이 돌아오는 것을 보여준다.) 오직 족장의 손으로.
루토:혈색이 이상해졌군. 그것도 너의 힘인가?

아가사:내 절반에는 심해왕 '다곤'의 축복이 깃들어 있다. 내 아버지라고도 할 수 있을까.

... (여전히 적개심 가득한 눈으로 루토를 노려보다가) 날 상대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필족의 안위를 위해 이 힘을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숙명이니까.
셀렌:(팔자눈썹)
아가사:... ...... 악의에 대항해서 말이지.
셀렌:(걱정스러운 표정...)
아가사:............
싸우지 말게나. (고개를 돌린다.)
자네, 이름이 뭐라고 했었지?
이거 뭐 등뒤로는 가시방석이고 앞으로는 인자하신 분이 앉아 계셔서
온탕과 냉탕을 교대하는 기분입니다
루토:...루토다.
셀렌:(두 음절을 의미하는 동작을 차례로 말한다.)
아가사:루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
우리의 일족이 되시오.
어차피 이대로 돌아가봐야, 그대에게 예비된 운명은 죽음뿐일 테니까.
아가사 자신도 믿기 어려운 결단이라는 듯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셀렌은 당신에게 필족의 일원이 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앞에 펼쳐질 기로들과 최종적인 결말에 대해서, 전부 다 꿰고 있다는 듯이... 말이에요.
그러나 향로를 갖고 제국에 돌아가면 어느 누구도 쉬이 넘볼 수 없는 명예와 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자유민으로의 신분 격상이 포함되어 있지요.
... ...... 까놓고 말하자면... 그것만으로도 믿기 어려운 기회였는데요.
' 죽을 각오 말이냐? 아니면 정말로 살 수 있다 생각하는 거냐. '
' 살 수 있어. '
하이카는 의심도 없이 그렇게 말했었다구요.

이어서 들려오는 말은 천막 안에서 들었던 리스파의 통찰을 다시금 떠오르게만 합니다.

셀렌:(붓을 꺼내 일필휘지로 무엇인가를 양피지에 적는다.)
아가사:...그대는 우리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인도자’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오.
루토:(한숨을 푹 내쉰다. 이물감이 괴롭히는 기분이다.) 짚고 넘어가지. 나는 이 땅에, 비단 제국이 아닌 이 대륙에 어떠한 연도 없는 자다. (이방인. 신분이자 또 다른 이름이었다.)
내게 혈육도, 혈족조차 없다는 사실은 내게 있어 어떤 결격사유도 되지 않은 나만이 가진 단독 된 권리이다. 홀로 낯선 땅에 던져진 내가 밟고 온 것이 타인의 온기와 신뢰일 것 같나?
(표정이 확 구겨진다. 사람에게 다른 이름을 쥐여주고 틀에 맞추려는 행위는 제국부터 지긋지긋하다. 노예와 귀족. 배교자와 인도자. 또 다른 신분의 차이일 뿐이다.)
(아가사를 응시한다.) 네가 가진 일족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은 알만하다. 나를 경계하고,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 또한 비슷한 선상이겠지. 네가 이 일족을 지키는 나는 나를 지키는 입장으로서 너의 행동을 납득한다.
하지만 일족의 안위가 네게 최우선이듯 나 또한 마찬가지다. 족장된 자라면 창만이 무기가 아님을 알텐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건드린다.)
그래서 내겐 이 권유가 어떤 식으로든 달갑지 않습니다. (차를 내려놓는다.) 당신들도 나도 아직 같은 편이란 안심도 보장도 없는데 나의 자격만으로 팔 안에 들이려 하시는군요. 시기 상조입니다.
루토:감내해야 될 것이 있다면 할 겁니다. 그게 내 삶의 방식입니다. (그래. 굽힐 줄 모르고 꺾이다 결국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자다.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없는 고립된 존재라 해도 이미 십 년 가까이를 버티지 않았나.)
셀렌은 당신의 완고한 거부에도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오히려 거절까지도 예상했다는 듯 의연한 모습입니다.

아가사:...... 이건 네게 주어진 새 삶의 기회다. 셀렌은 우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아.
루토:여기서 지내면 목숨은 지키겠지. 인도자로서 말이야.
아가사:(황야를 떠돌며 언제 꺼질지 모르는 얄팍한 생명의 불씨를 쥐고 헤매이는 경험에 대해서라면 잘 안다. 자신에게 있어 제 보금자리가 언제고 위협이 된 적은 없었다.) 네가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걸 거절하는 건가?
네 사유를 이해할 수 없군. 도무지...
루토:나는 책임과 신분을 막론하고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짐을 지웠을 때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왔다.
그러니 앞으로 갈 길에 어떠한 것도 남기고 싶지 않아.
아가사:(기가 막히다는 눈으로 한 발짝 다가간다.) 그건 이기적인 제국 놈들이 전횡을 즐기기 때문이지. 우리들과 그 치들을 같은 선에서 비교하겠다고?
마치 세상 사리에 전부 통달했다는 듯이 말하는군!
루토:너는 내게 물었고, 나는 답했다.
그를 존중하지 않을 거라면 너와는 더이상 대화할 가치도 없겠군.
그리고 하나만 말하자. 호의란 걸 알아. 그래도 애초에 안 맞는 걸 어떡하냐???
셀렌:(아가사를 바라보며 진정시킨다. 척 봐도 진정하라는 투다)

아가사:...... 그놈들은, 인정이라곤 없는 껍데기들 뿐이라고...! (이를 간다.)

셀렌이 글씨를 휘갈긴 양피지를 꺼내 전달합니다.
아가사:그대가...... 얼마나 고된 시간을 지내왔는지, 우리로서는 감히 헤아릴 길이 없소.
(번역에만 집중한다. 족장으로서 간단히 감정이 고양된 모습을 드러내는 건 금물이다.) 추방된 순례자들은 이미 만들어진 경전을 빼앗겼지만, 황야에서 새로운 꿈을 꾸었다고 하지.
이것이 그들이 남긴 예언의 일부라오.
[ 핸드아웃 입수 ]
아가사:허나, 그대의 뜻이 그렇다면 결단을 번복하라 강권치 않겠소.
... 다만 제국에는 결코 돌아가지 마시오.
당신에 대해 제국의 사특한 존재가 알아채게 된다면, 그 다음으로 오는 건 파멸이오.
전력으로 당신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달려들 것이오. 언제든, 어디서든...
루토:조언은 기억해두겠습니다.
아가사:제국의 문턱을 넘어온 후로, 그대의 운명은 격동하기 시작했소.
나는 앞날을 짚고 읽기만 할 뿐, ...그 운명을 지우거나 뒤바꿔 놓을 힘까지는 갖지 못했소.
......
먼 옛날 '얀'이었더라면,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을 알았을지도 모르지.
부디 무탈하셨으면 좋겠소. 떠날 거라면 이곳에서 정비를 도와드리지.
하루는 지내고 가시게.
하이카는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을 겁니다.
오늘 내로 깨어나준다면 좋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의 혈색은...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결국 홀로 해나가야하기에 삶 아니겠습니까.
호의는 감사히 받죠. 떠나기 전 뵙겠습니다. (짧게 목례하고 천막을 나선다.)
당신은 그 길로 완전히 천막을 나옵니다.
당신은 인도자가 되어달라는 제안을 거절했으나, 그들은 흔쾌히 하룻밤의 공짜 휴식을 내어주었습니다.
제국이 아니라 해도, 이곳에서 또다른 연에 휘말리고 얽매이는 건 사양입니다.
...
하이카가 있을 균터의 처소와 당신이 지낼 수 있는 막사, 창고와 시야 한 편을 채운 푸른 목초지가 보입니다.

밤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았네요.

창고에서는 짐을 꾸릴 수 있을 것이고, 목초지는 그렇게 넓지는 않으나 변종 조랑말들을 방목 중입니다.
필족 사람들은 당신들에게 대부분 호의적입니다.
경전의 내용이 알려져 있을 테니, 리스파가 그러했듯이 당신이 누군지에 대해 나름의 짐작을 내린 사람들도 있겠지요.
루토:하...... (등을... 버리고 싶다.)
(균터의 처소로 가본다.)
당신은 몰라도, 하이카는 여기에 남는 편이 훨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만하면 그가 말하던 '자유'에 꽤나 들어맞지 않나요?
복잡한 계급도 없고, 채찍질도, 손찌검도 없고... 모두가 똑같이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잖아요.
[ 필족의 목영지, 균터의 처소 ]
당신은 밀려오는 한숨을 참으며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곳은 온갖 약초와 오래 된 파피루스 종이가 잔뜩 늘어서 있는 넓은 막사입니다.
한가운데의 나무침대 위에서 평온하게 잠든 하이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균터:어이쿠.
왼쪽 눈의 안대를 푼 균터가 이제 막 안으로 들어선 당신을 돌아봅니다.
...!
그의 안와 안쪽에서 안구가 아닌... 덩굴식물의 꽃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루토:...
참... 다양한 인간들이 사는군.
저, 저건...!
루토, 교육 롤
루토:

Education

루토

보통

어려움성공
23vs.70
놀랍게도, 다 자란 핌꽃입니다.
SAN C (0/1)
균터:이야, 소리 지르면서 놀라지 않는 건 자네가 처음일세.
루토:

Sanity

루토

보통

실패
76vs.65
상당히 놀랐다만...
균터:(도자기로 된 종지를 들고 침대 쪽으로 다가간다.)
이성 1 감소
균터:거 근데, 연장자에게 다양한 인간이 뭔가 어!
루토:...다양한 어르신이 사는군?
균터:자네는 침착하고 이성적인 게 장점이지만 말이야... 어, 그렇게 하면 좀처럼 예쁨을 받을 수가 없어요!
바로갈구네...
루토:원래 핌꽃은 그렇게 자라나. (무시하기로한다.)
균터:내 절친이지. 이름은 핌핌이네.
루토:가끔 뽑아서 쓰고?
균터:이 친구가 없었더라면 그 황야에서 말라 죽었을 거야.
어, 어허... 뽑다니! 씁!
루토:그건... (핌꽃한테 기생하는게 아닌가? 말 아낌)
(거... 참...) ...사이가 좋군. (대충 넘기기로 했다.)

균터:성체가 된 핌꽃은 독을 갖고 있지만, 그 독을 이겨낸 공생자에게는 뛰어난 능력을 준다네. (자랑스럽게 말한다.)

운명처럼 만난 게지. (장갑 낀 손으로 잎사귀를 살짝 쓰다듬었다...!)
이거 보게나.
그렇게 말하며 균터는 한쪽의 테이블 위에 놓인 약초 뭉치 중 하나를 뽑아 듭니다.
그가 후 하고 숨결을 얹자, 빛바래 있던 약초 뿌리에 싱싱한 빛깔이 돌아옵니다.
균터:(어때? 신기하지? 눈)
루토:...확실히 대단한 능력이군.
이런 땅에서 어떻게 사나 싶었더니 확실히 큰 도움이 됐겠어. 그보다 치료는 진전이 있나?
균터:허허, 당연하지. 이 능력으로 살린 사람만 몇십 명이 넘는데.
...... 내상이 심하네. (더 일찍 데려왔으면 좋았으련만, 덧붙이고는) 부작용을 이겨내기까지는 오래 걸릴 거고, 운이 나쁘면 어느 날 팔이나 다리가 굳을 수도 있네.
솔직히 말하자면...... 불구가 안 되는 게 이상할 정도라네.
균터가 마지막 처치로 하이카의 입에 매운 냄새가 나는 약 한 방울을 떨어뜨립니다.
그의 근처에 피와 진물로 범벅이 된 천쪼가리가 뭉쳐져 있는 게 보입니다.
은은하고, 기분좋은 향이 사방으로 퍼져나갑니다.
균터:젊은 친구가 말이야, 어쩌다 거기를 헤매가지고.
(안타깝게 보는 눈으로 그를 내려다본다.)
잠든 하이카의 숨소리가 한층 더 고르게 변합니다.
균터:언제 깨어나련지 모르겠구만.
루토:...(말을 아낀다.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 변명처럼 나올 말인 걸 안다.) 내일까진 이대로 있으면 좋겠건만.
균터:(담요를 다시 끌어올려 놓는다.)
루토:목숨은 붙어있으니 됐다. (살고, 이겨내고. 홀로 감당해야 될 몫이었다.) ...수고하십시오. (고갤 까딱이고 밖으로 빠져나온다.)
균터:......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책상 위에 놓인 천가방을 들고 따라나간다.)
당신을 얼핏 난처한 눈으로 바라보던 균터가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듯 뒤따라 나옵니다.
균터: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지? 이거 받게. (밀빵처럼 보이는 음식을 내민다.)
루토:... ...
이게 여기서 말하는 호의입니까? (존대하기로 함)
잘 구워진 빵의 먹음직한 냄새가 피어오릅니다.
균터:그렇기도 하고, 그래야 하기도 하지. (넉살좋게 웃는다.)
루토:잘 받죠. (고민하다가 고갤 꾸벅 숙여 인사하고 정말로 나온다. 창고에서 짐을 챙기고, 떠날 준비를 마쳐야지.)
균터:아이 참 어딜 가나 이녀석이! (튀어나옴) 혼자 떠나려는 게 맞구만, 맞아!
내 그럴 줄 알았지...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시게!
루토:아니... 그럼 혼자 가지 왜 그럽니까?
균터:가도 어디로 갈 건가? (팔짱 끼고 교관아저씨처럼봄)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쌩 사라지려고? (코앞에서 내려다본다.)
루토:...키 자랑합니까? (불편)
균터:아가사는 저 아이를 의심하는 것 같지만, 나는 아닐세.
그는 인간이 맞아.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의사의 소견은 그렇다네.
내가 보기에, 저 애는 목숨을 걸고 자네를 지켜내려고 한 것 같다네.
갈 거라면, ... 적어도 감사 인사는 하고 가도록 하게.
가벼운 농담이 어울리는 살가운 인상의 균터지만, 이 말만큼은 진심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루토:...듣지 못하는 자에게 말을 건다 한들 소용 있습니까? (생각이 이랬다. 잠든 사람과 시체는 그림과 다름없다고) 대신 전해주십시오. 조용히 떠나는게 서로 편할 걸 압니다.
균터:(다른 사람 못 듣게 손으로 주변을 가리고는) 저 애가 자네를 좋아하는 거면 어쩌려고! (폭탄발언)
바로 분위기 깨버리네요 ㅋ
루토:그럴 리 없습니다.
...본인의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심히 접목시키지 마십시오. 애초에 만난지도 얼마 안 됐습니다.
균터:거..... ....... (말문이 막힌 듯 큼큼거린다.)
그렇긴, 하지만...
(갑자기 말을 돌리며) 아가사가 그러는데, 저 애에겐 셀렌 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더구만.
....... 어휴.
루토:(어휴...) 말하고 자시고가 있습니까? 그냥 일족 내에서 잘 감추시는 방법밖에 없죠.
하이카:... ... (비척이며 바깥으로 나온다.)
머리야...
균터:벌써 정신이 들었나...?
루토:...타이밍 한 번 잘 맞추는군.
하이카:...... (잠 덜 깬 눈으로) 여기 어디야?
언제 깨어나려나 싶었던 게 엊그제 일 같네요.
루토:황야에 사는 일족의 거주지다. 너와 나를 도우고 치료한 장본인이지.
뭐, 엊그제도 아니긴 합니다.
하이카:일족......? ... (약 들어간 지 얼마 안됨)
아...
루토:일어났으니 말하지. 나는 내일 떠날 참이다. 네가 먼저 적대심을 보이지 않으면 호의적일 사람들이니 넌 여기서 계속 치료를 받아라.
도움을 준 건 고맙다. 마지막 인사겠군.
하이카:(절반쯤 검게 변색된 자기 몸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
균터:.............. (애매한 낯으로 자리에서 빠진다.) 무슨 일이 있으면 즉각 찾아오게?
하이카:아, (얼굴을 알아보는 듯이 꾸벅) 네, 네...
......
어째, 상대하고 싶지 않은 적막함입니다.
하이카:왜?
(힘빠진 얼굴로 흘러내린 붕대를 다시금 감아 놓는다.)

루토:어느쪽에도 남아있지 않기로 했으니깐. 내 자유와 권리란 홀로 감내하는 거다.

사경을 헤매다가 깨어난 하이카는 전체적으로 기운이 없고 지쳐 보이는 모양새입니다.
당신의 말에는 적잖게 충격을 받은 듯, 시선이 내려갑니다.
하이카:(한숨) 너는 나 없이는 하루도 못 버텨. 알잖아.
이렇게 생존자들이 많은 곳은 처음 보네. 제법 잘 꾸며져 있고...... 분명 오랜 시간 동안 여기 있었겠어. (천막을 잠시 돌아보았다.)
루토:그걸로 책임감을 가지는 거라면 그만둬라. 홀로 살 수 있다면 살고, 아니면 마는거지.
하이카:살고, 죽고에 책임감이 어디 있어. (곧 평소처럼 웃어보인다.)
어엄... 이래 보여도 빨리 나을 거라니깐? 별로 아프지도 않아!
루토:...(균터를 바라본다.) 아까 저한테 해주셨던 설명. 다시 해주실 수 있습니까?
균터:(난감한 얼굴)
.............. 본인이 듣는 건, 좀...
루토:본인만큼 잘 알아야 될 사람도 없습니다.
하이카:......야, 독안개에 감염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나도 잘 알아!
그래도 이렇게 잘 살아 있잖아! (양팔을 펼쳐 보이다가) 향로에 불도 붙여야 하고, 불침번도 필요하고... (또 자기가 없으면 안된다는 안일한 태도다.)
균터:(루토를 가리키며) 그래도 이 친구 말이 맞네. 신비한 체질을 가진 건 알지만, 나도 곧바로 떠나는 건 의사로서 동의하지 않아.
하이카:(뾰족하게 쏘아붙인다.) 아저씨는 빠져요!
균터:어, 어이쿠.. . 어잇...
하이카:이건 너랑 내 문제야. 루토!
루토:네 인생이 나와 있어야 이뤄지는게 아니잖아. 그것만으로 동행하지 않을 이유는 충분하다.
그리고 따지자면 네가 말한 것들은 전부 내 문제지. 네 문제는 아냐.
가다가 송장 치우는 일처럼 거슬리는 건 없으니 너야말로 빠져라.
하이카:...... ........... (입술을 깨문다. 제 상태가 이렇게 짐이 되어본 적은 처음이었기에, 더욱이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싫어... 따라갈 거야!
루토:그만 가겠다. 의식이 멀쩡하니 내일 볼 필요는 없겠군.
어디서 저런 힘이 나는지, 하이카는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을 만큼 깊은 슬픔이 담긴 눈으로 당신을 막아섭니다.
하이카:...... 나로서는 가겠다는 너를 막지 않겠어.
하지만, 중대한 운명을 맡은 인간으로서는 가게 두지 않을 거야. (멀쩡한 검지로 가리킨다.)
루토, 아이디어 롤
루토:

Intelligence

루토

보통

극단적성공
4vs.55
저 말은 당신이 들어본 적 있는 말입니다. 그렇게 느껴집니다.
낯익은 동시에 낯설고, 자신도 모르는 감상에 미약한 불쾌감마저도 듭니다.
하이카:나를 이긴다면 보내주겠어, 그럼! (어처구니 없는 제안과는 다르게 진심인 낯이다.)
루토:그만해라, 하이카.
세상 모든 일이 공정하고 납득 가능한 형태로 돌아가진 않아.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 뒤를 돌아 정말로 천막을 빠져나왔다.)
당신은 완전히 그곳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망연히 서 있다가, 달려드는 것을 균터에 의해 막힙니다.
어떻게 할까요, 루토?
"너는 이미 알고 있어!"
"네게 필요한 것들, 네가 거쳐온 것들....... ..."
"바다에 떠밀려왔을 때부터, 너는 알도록 되어 있었다고, 너는.... ......"
루토:(창고로 가 짐을 싼다. 수통과 밧줄, 건조된 고기 등 필요한 것을 챙기고 내일을 준비해야지.)
당신은 곧장 창고로 향합니다.
필족들은 당신이 창고로 접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줍니다. 이미 셀렌의 명령이 떨어진 모양이네요.
쓸 만한 물건들도, 식량들도 잔뜩 쌓여 있습니다.
루토, 행운 롤
루토:

Luck

루토

보통

실패
85vs.65
뭘 주고 싶어도
제가못줘요님아이게어캐된일임
이만하면 넉넉하게 챙긴 것 같군요.
가까운 곳에서 말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목초지 쪽에서 한창 말들이 자라고 있었던 것 같은데... 별 일이에요.
제국이었다면 마기 마차나 수레로 이동 수단을 해결했을 테니까요.
날이 뜨면 바로 출발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에게 제공된 처소가 있으니, 거기서 눈이라도 붙여 둡시다.
하이카의 반발이 심했지만, 그는 이곳에 남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알게 되겠죠.
...
필족이 베푸는 선의에 대해서는 이해가 갈 겁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그가 선뜻 베푸는 호의는 의아합니다.
그는 자신 안의 무엇을 믿기에, 계속해서 당신을 지키려 드는 것일까요?
그 안에 잠들어 있는 건, 과연...
a
[ 필족의 목영지, 족장의 처소 ]
셀렌:(깊게 잠들어 있다.)
아가사:... ... 그 녀석이 인도자인 게 사실이라면, 그 향로도 성자들의 유물이겠지.
(답답한 심경에 머리를 쥔다.) ...믿을 수 없어. 우리가 기다려왔던 게 고작 돌덩이 같은 제국민이라고.
……
(족장은 예언자와 인도자를 수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자신은 선조들처럼 언제 올지 모르는 그 날을 기다리며 살아온 몸이다.)
젠장.
셀렌:... .....
..... .........
하이카, ... ......
아가사:… 셀렌.
편히 잠들어요. 아무 일 없을 테니. (자는 셀렌을 다독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은 내가 지킬 테니까.
그는 바깥에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가사:셀트의 궤적이 올라오는 날이다. ...곧...
...
[ 필족의 목영지, 당신의 처소 ]
짧게나마 잠을 청한 지 얼마나 되었으려나요.
루토, 체력 1 회복
루토, 듣기 롤

넉넉지 않다고는 해도, 이런 평화는 정말이지 오래간만입니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성공
27vs.40
이른 시각부터 누군가 처들어오지도 않고, 짐가방은 두둑해졌고, 말마따나 이곳은 '선의'가 무리를 통솔하는 곳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휴식도 잠시, 다시금 이변이 일어납니다.
그저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일상적인 밤의 고요함을 뚫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소리를 지르는 게 들려옵니다.
"저... 저건?"
"으아아악! 이쪽으로 몰려온다!!"
"말도 안돼. 이 땅엔 망자를 물리치는 축복이 깃들어 있다고..."
"기둥들은?!"
"아직까지는 멀쩡합니다! 언제까지 버텨줄 지는 알 수 없어요!"
"... ..."
막사들이 금방이라도 날려갈 듯 흔들립니다.
이리저리 부산스레 뛰어다니는 소리, 고함 소리가 들려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루토:(소란스러운 바깥에 몸을 일으킨다. 밖으로 나가 상황을 확인한다.)
향로가 든 짐가방은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당신이 바깥으로 나와 상황을 파악하면...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규모의 검은 구름이 이 목영지를 향해 밀려들고 있습니다.
"아, ... 아스트라이아여..."
아가사:모두 혼란을 가라앉혀라!
수호대를 제외한 이들은 모두 피난 준비를 시작한다. 바로 시작하지!
황급히 그 앞으로 달려나간 필족의 부족원들이 이곳에 들어올 때 보았던, 화려하게 채색된 기둥들을 일렬로 나란히 세웁니다.
누군가가 잡고 버티지 않는다면 금방이라도 쓰러져 버릴 만큼 엄청난 바람입니다!
그리고 지평선을 넘어 지척까지 다가온 것은......
맙소사.
망자의 독안개입니다.
그것들이 당신을 향해 전속력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뚜렷하게 노리는 게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목영지를 전부 덮어버릴 듯한 거대한 안개 구름이 밀려오며, 지독한 시취가 사방을 가득 메우더니…
"으아악!" "안되겠습니다. 족장님!"
아가사:......... 안개와는 응전이 불가능하다! 이미 틀렸어!

소란 속에서 필족들을 지휘하던 아가사가 당신을 놀란 눈으로 바라봅니다.

셀렌:... .... ....... (바람에 망토가 나부낀다. 긴 생각에 잠겨 있다.)
균터:거기 자네, 조심하게!!! (루토를 향해 소리친다.)
루토:...(인파를 뚫고 아가사에게 다가간다.) 어이! 이게 무슨 일이지? 안전지대라 하지 않았나?
쉬익!
그 순간 높은 하늘에서 당신을 향해 추락하던 안개는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순식간에 절반으로 갈라지면서 당신을 피해 갑니다!
균터:허, 헉...!!!
루토:...허?
아가사:...... 이쪽에서도 원인을 찾는 중이다! 안개에 쐬이지 않도록 해!
루토:...그러고 싶어도 이젠 안 될 것 같은데.
아가사:이것들은 인위적으로 불러내진 거다. 분명히...
균터:…! 안돼! 그쪽엔 환자가 있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만, 당신을 지나친 것은 행운이 아니라…

...이미 목영지 안까지 침투한 안개들이 일직선으로 균터의 막사를 향해 나아갑니다.

마치 기어가는 것처럼도 보이는 안개 무리들은 동시에 넓게 산개하면서,
막사를 한번에 움켜쥡니다.
저곳은 하이카가 쉬고 있어야 할 장소입니다.
안개가 숨을 들이키듯이 몸을 부풀립니다.
균터가 당신의 팔을 잡아 기둥들 방향으로 이끕니다.
균터:이쪽으로 오게, 거기 있다가는 쓸려!!
루토, 민첩 롤
루토:

Dexterity

루토

보통

성공
37vs.40
당신들은 요동치는 안개들의 움직임을 피해 부적 효과를 하는 기둥들 뒤까지 물러났습니다.
그때, 이번에는 안개 구름 속에서 거대한 촉수 같은 것이 나타나 하이카가 있을 막사를 크게 후려칩니다.
루토:(확실히 말대로다. 저게 자연적인 움직임일 리가 없으니깐. 그렇다면 목표물이랄 것은... 본디 이 땅에 있지 않았던 것이라면 단 두 가지 아닌가?) 저것들, 난 공격 못 하고 하이카가 목표다. 네 걱정이나 해!
균터:...!!!!!!
우지끈! 쾅!
오물이 묻은 엄청나게 거대한 촉수가 균터의 막사와 함께 하이카를 끌고 전속력으로 어딘가를 향해 내달립니다.
정신을 잃은 듯한 그의 얼굴이 구름 속으로 사라집니다.
아가사:대피할 수 있는 인원은 모두 마차에 올라타라!
나는 셀렌과 함께 아이들과 노인들을 수습할 테니, 약속해둔 장소에 모여 있도록 해!
시간이 없다. 서둘러!!!
그리고, 너! (루토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루토:(팔을 뿌리친다. 땅을 박차고 구름 속으로 돌진한다.)
아가사:어이!! (향로를 던져주고는 말을 부르는 휘파람을 분다.)
그 녀석을 구할 거라면, 맨발로는 어림도 없어.
이어서 머리에 뼈투구를 쓴 변종 조랑말이 목초지 방향에서 달려옵니다.
아가사:..... (이를 갈다가) 빌려주는 거다. 살려서 돌려보내.
루토:감사히 받지. (옆으로 늘어진 말의 고삐를 쥐어잡아 단숨에 올라탄다.) 돌아올 수 있다면 말이다!
조랑말이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사방으로 모래가 튀는군요.
새카만 하늘 아래, 무채색의 대지 위로 하이카를 잡은 안개 구름이 달려갑니다.
몇백 미터 정도의 간격이 있지만, 속도는 따라잡은 듯 하군요.
사방이 아수라장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계속해서 추격합니다.
... ... 그리고, 문득 당신은 이 길이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당신이 마차 짐칸에 태워져 이동했을 때의 그 길입니다.
... 왔던 경로를 돌아가는 것입니다.
루토:... ...
(눈살을 찌푸린다. 이윽고 앞만 보기 시작한 시야를 들어올려 먼 곳을 바라본다.)

여전히 다물고 있는 괴수의 아가리를 지나치면,

먼 곳에 나타나는 것은 지붕에 십자가가 세워진 그 예배당입니다.
미친 신부가 지키고 있던 바로 그곳 말이지요.
검은 안개가 성당을 두텁게 맴돌다가 안으로 꺼지듯 사라집니다.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 (말을 멈춘다. 명백한 유인이다.)
조랑말은 당신의 말을 알아듣고 그 자리에 멈춰섭니다.
... 실내에서 이 녀석은 도움을 줄 수 없을 겁니다.
이내 불길한 소음으로 가득 차 있던 사위가 삽시간에 조용해집니다.
그러나 쥐새끼 소리 하나 없는 적막이야말로 가장 공포스러운 것이 저 안에 도사려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루토:...(말에서 내려온다. 영특한 녀석이라면 돌아갈 곳을 알 것이고, 미련한 놈이라면 여기서 날 기다리겠지. 새까만 눈동자를 마주봤다.)
(짐가방을 챙긴다. 성당으로 향한다. 한 번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 건 그때의 감상을 새로이 떠오르게 한다.)
뼈투구를 쓴 조랑말은 푸릉거리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텁니다.
잘 훈련받은 녀석일 겁니다. 아가사의 말이니까요.
...
당신은 성당 안으로 진입하기로 합니다.
[ 황야, 옛 예배당 ]
성당의 내부엔 옅은 농도의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습니다.
피부가 간간이 따끔거리는 정도지만, 숨을 아끼는 게 현명할 겁니다.
망자의 독안개로부터 맡은 시취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역한 내음이 사방에서 진동하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그 미친 신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 ...이럴 수가.
그는 온몸이 검은 나뭇가지로 꿰뚫린 채, 검게 굳은 피를 발 아래로 뚝뚝 흘리며 죽어 있었습니다.
SAN C (0/1d4)
루토:

Sanity

루토

보통

실패
97vs.64
1
이성 1 감소
... 최후에는 그가 바라던 내세에 도달했기를.
아직 향로에는 반응이 없습니다. 묵묵부답이군요.
시야는 어둡지만 신부의 등 뒤, 십자가가 자리하고 있던 연단이 처참하게 부서진 채 아래로 훅 꺼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발치까지 피웅덩이가 퍼져 있습니다.
... 어떻게 할까요?
루토:... ...(저번에 들어갔던 통로는 여전히 존재하는가?)
존재합니다. 여전히 열려 있지만, 괴수의 아가리가 닫힌 이상 다시 오두막집으로 나갈 수는 없을 겁니다.
루토:...(신부에게 다가가본다. 시체를 면밀히 살핀다.)
당신은 죽은 신부의 시신을 살펴봅니다.
짤랑
무엇인가 그의 옷 주머니 속에 잡힙니다.
루토:(무엇인지 확인하자.)
아주 오래되어 빛이 다 바랜 금속 열쇠입니다.
오래된 언어로 쓰여 있어 겉에 새겨진 문자를 읽기는 어렵습니다.
루토:(뒷주머니에 챙겨넣은 뒤 연단이 무너진 자리를 살핀다.)
연단은 완전히 으스러져 그 아래 감추고 있었던 발판을 드러냈습니다.
아니, 이것은 발판이 아닌 통로입니다.
열쇠로 바닥에 난 문을 열고 닫는 형식입니다.
문에는 거대한 십자가가 칠해져 있어, 꼭 망자들의 영혼이 잠든 묘소를 떠오르게도 합니다.
루토:(검은 나뭇가지를 하나 꺾은 뒤 성냥으로 끝에 불을 지핀다. 가지가 젖어 불이 붙지 않아 흰 천으로 끝을 돌돌 말아두었다.)
화르륵! 가까스로 나뭇가지에 불을 붙였습니다.
루토:(방금 챙긴 열쇠를 꺼내들었다. 근처에 있어 다행이지. 바닥에 난 문에 있는 잠금쇠에 열쇠를 밀어넣고 안쪽에서 맞물려 돌아가게 한다.)
다만, 천으로 감아두었다 해도 피에 젖어 있었던 탓에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꺼져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쇠를 넣으면...
드르르륵
드르르륵
달각!
삐걱거리던 잠금쇠가 겨우 맞물려 빠져나갑니다.
... 그 안으로 나타나는 것은 춥고, 냉암한 동굴입니다.
동시에 곁에서 옅은 빛무리가 피어오릅니다.
또한번 향로에 불이 붙었습니다.
a
안으로 들어오면, 습하고 좁은 종유동굴 같은 것이 아래로 이어집니다.
발 아래로 느껴지는 정체 불명의 암석, 사삭거리는 불쾌한 소음, 발밑을 적시는 짠내 나는 끈적한 검은 액체와 악취.
죽은 이들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버린 신화 속의 주인공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산 것의 정취가 일절 느껴지지 않는 이곳은 황야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서늘하고 오싹합니다.
당신은... 아직까지는 무사합니다.
아마도 향로가 내뿜는 파르스름하고 안온한 감촉의 빛안개 덕분일 텝니다.
이 안개가 꺼지지 않는 한, 이는 하이카가 살아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얼마나 그렇게 걸어갔을까요.
루토, 듣기 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73vs.40
멀리서 희미한 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소리는...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소리를 나침반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당신은 꿋꿋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나아갑니다.
당신이 들어온 입구가 캄캄한 암흑 속에서 멀어져 갑니다.
방향을 잘 기억해 두어야겠어요.
이곳은 무작위로 형성된 지하 동굴에 가까워, 빛 없이는 대부분의 장소가 비슷비슷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당장 무엇이든 뛰쳐나와서 당신을 급습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기도 하구요.
하이카:... ...
정신을 잃은 하이카가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저기 있었군요. 천장이 넓고 석주가 가득 자라난 곳입니다.
루토:... (향로가 길을 밝히니 횃불은 쓸모가 없다. 횃불은 미련없이 버리고 향로와 검 하나만을 든 채로 다가간다.)
(향로를 바닥에 두고 한 손으로 그를 툭 건든다.) 어이, 정신이 드나? (외관상 상처는 심해지지 않았는가?)
루토, 관찰력 롤
루토:

Spot Hidden

루토

보통

극단적성공
5vs.50
하이카:(건드려도 반응이 없다. 그저 얕게 숨쉬고만 있다.)
다행스럽게도, 중독이 더 진행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가시가 난 촉수 같은 것에 꽁꽁 묶여서 운신이 어렵습니다.
촉수는 그가 기대어 눕혀진 한쪽 벽면을 넝쿨처럼 빼곡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당신이 건드려도 찍 소리 하나 내지 않는데...
... ...
그러면 그 기침 소리는 누가 낸거죠?
루토:......
루토, 듣기 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성공
1vs.40
당신은 알아챕니다.
바로 뒤쪽에서 지느러미를 단 심해인의 창이 날아온다는 걸요!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 (몸을 비틀어 빠져나간 뒤 칼을 횡으로 그어 창을 비껴낸다.)
나타나는 것은 심해인 4마리입니다.
루토, 도검 롤
루토:

Fighting Skill 1

루토

보통

성공
48vs.60

도검

루토

보통

실패
77vs.60
쇠로 된 검
피해
8
정확하게 습격하던 심해인의 급소를 갈라냅니다.
" 키야아악! 캬악! "
루토:...너희가 안개를 조종한 거냐?
당신 쪽으로 핏방울이 튀며, 이윽고 어둠 속에 숨어 있었던 그것들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미끌거리는 얼룩진 피부, 얼굴 한쪽을 완전히 뒤덮은 뾰족한 돌기와 길다란 손톱...
소금 냄새가 나는 그것들이 네 발로 선 채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 전투를 시작합니다. ]
적 : 심해인 3체
루토 - 루토 - 심해인 - 심해인 - 심해인 순으로 진행합니다.
루토의 턴입니다.
지금 놈들에게서 이지적인 대답을 듣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오랜 시간을 어둠 속에서 지낸 탓에, 극도로 예민하고 흉포해져 있습니다.
루토:(향로를 등 뒤에 둔 채로 한 발 앞에 나선다.) 짐승이나 다름없는 몰골이구나...
굶은 시간도 그만큼 오래 되었겠죠.
어떻게 할까요?
심해인:그륵, 그륵.
루토:(땅을 박참과 동시에 놈의 시선 아래로 몸을 낮춘다. 앞으로 쏠린 무게가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정면에 도달하기 전 몸을 틀어 크게 대각선으로 검을 지른다.)

도검

루토

보통

실패
66vs.60
쇠로 된 검
피해
2
여유는 내어주지 않습니다. 그들이 경계하며 당신을 살피는 사이, 그들을 향해 크게 검을 휘두릅니다.
챙! 칼날이 비늘에 튕겨나갑니다.
그들은 짖는 듯한 소리를 내며 일제히 뒤로 물러납니다. 조금 더 거리가 벌어졌군요.
다시 루토의 턴입니다.
... 오히려 하이카를 데리고 빠져나가는 쪽에 승산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요.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칫.. (첫 합이 너무 수월해서 방심했나. 벌어진 거리를 눈으로 가늠하다가 향로를 바라본다. 따라오지 못 하게 할 수만 있다면...)
바닥에는 종류를 알 수 없는 액체가 깔려 있습니다.
먼 곳에서는 물이 떨어지는 소리도 납니다.
루토:(전투는 상처를 남기고 시간은 독이다. 수습하지 못한 시간은 결국 더 진한 흉터를 만드니 이리 고민할 바엔 움직이는게 먼저다. 다시 앞으로 튀어나가 선을 긋는다. 어둠 속 잘 닦인 칼날이 호선을 그린다.)

도검

루토

보통

성공
31vs.60
쇠로 된 검
피해
1
심해인 1, 체력 1 감소
발톱을 갈며 어둠 속에 웅크려 있던 녀석들 중 하나의 빈틈을 노립니다.
툭! 잘린 지느러미 한 조각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심해인의 턴입니다.
일대일이었더라면 사기를 잃게도 할 수 있었겠지만, 하이카가 행동하지 못하는 지금 당신은 오갈 수 없이 완전히 발이 묶인 셈입니다.
그들 역시도 당신의 열세를 아는 듯이
당신이 어떻게 나올까 지켜보며 즐기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그들 중 하나가 당신에게 가시 달린 꼬리를 휘두릅니다.
심해인:

Brawl

심해인

보통

성공
43vs.45
할퀴기
피해
3
어떻게 할까요?
루토:(이미 그들의 영역 안에 들어가있으니 빠져나오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불확실한 것을 선택하기보단 살을 주더라도 뼈를 취하겠다.)

도검

루토

보통

실패
84vs.60
쇠로 된 검
피해
3
(칼날이 닿는 것보다 제지 당하는 것이 빨랐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이들과 정말로 끝까지 싸울 셈인가요?
저항은 그저 당신의 목숨을 땅에 버리는 행위일지도 모릅니다.
칼로 베어낼길고 둔탁한 꼬리가 당신을 강타해 쳐 날립니다.
칼로 베어넘길 수 없는 둔탁한 꼬리가 당신을 강타해 쳐 날립니다.
쿵!
체력 3 감소
당신은 어쩌면 끔찍하고 흉측한 외양 탓으로 황도 4구까지 추방된 이들에 대해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사연에 대해서는 헤아릴 길이 없으나, 확실한 점은 그들이 모태로 한 생명체들에 대한 깊은 공포와 경계심이 만연했다는 겁니다.
심해인:

Brawl

심해인

보통

실패
69vs.45
할퀴기
피해
1
어쩌면... 그를 구하려 따라온 것이야말로 크나큰 착오였을지도요.
한 마리의 심해인이 달려드면, 또 다른 심해인이 공격을 퍼붓습니다.
심해인:

Brawl

심해인

보통

극단적성공
9vs.45
할퀴기
피해
3
치명타
4
체력 4 감소
그들이 당신의 목을 쥐어잡고 허공에 들어올립니다.

이야, 정말이지 가까이서 보고 싶지 않은 인상입니다.

루토:(숨을 옥죄는 축축한 갈퀴가 느껴진다. 살을 파고드는 발톱에 목이 뚫리기 전, 발악일지언정 달려들어야했다. 힘껏 끌어올린 다리로 심해인을 가격한 뒤 달려드는 다른 놈의 팔을 칼로 찍어내린다.)

도검

루토

보통

성공
57vs.60
쇠로 된 검
피해
7

Brawl

루토

보통

성공
68vs.70
격투
피해
2
심해인 3, 체력 7 감소
심해인 2, 체력 2 감소
당신은 비늘이 돋아나 있지 않은 그들의 복부를 힘껏 가격합니다.
단단해 보이는 외형과는 다르게 움푹 들어가네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휘청거리던 심해인이 손아귀에서 당신을 놓아줍니다.
이때입니다!
루토의 턴입니다.
당장 한 마리는 당신이 걷어찬 것으로 행동이 어려워 보이네요.
루토:(심해인 2의 어깨를 칼로 찍어내린다.)

도검

루토

보통

성공
59vs.60
쇠로 된 검
피해
7
격투
심해인 2, 체력 7 감소
굵은 핏줄을 제대로 찔렀군요. 푸른 빛깔의 진득한 피가 얼굴 한 면에 가득하게 튑니다.
웩!
그것은 너덜거리는 어깨를 쥐고, 이 동굴이 울릴 정도로 기괴한 비명소리를 냅니다.
루토:...... (역겨움에 헛구역질이 나오는 걸 겨우 삼키고. 손으로 쓸어 액면에 낭자한 진액을 털어낸다.)
그 울음에 천장이 진동하는 듯한 기분까지도 듭니다.
루토:(검을 빼들고 두어발 물러난다. 설마 아직도 덤벼들 생각인가?)
심해인들은 분노에 찬 듯이, 아니면 낭패를 보았다는 듯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다가 네 발로 기어 반대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 ...
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파란 핏자국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 전투를 종료합니다. ]
... 어떻게 살아난 건지 의문스러울 지경이군요.
아직까지도 전투의 후유증이 손끝에 아릿하게 남아 있는 기분입니다.
찍, 찍
쥐가 지나다니는군요?
하이카:... 콜록, 콜록.
"끙!"
하이카가 덤불에 묶인 채로 몸을 뒤틉니다.
하이카:..............! (이게 뭐야,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던 참에)
루... 루토...?
척 봐도 뜻밖이라는 얼굴입니다.
루토:(남아있는 감각에 손바닥이 얼얼하다. 인간이 아닌 푸른 피와 현실이 아닌듯한 침체된 감각에 의식이 부유하다 저를 부르는 소리에 아래로 끌어져 내려온다.) ... ...
일어날 수 있나.
하이카:(떠올릴 수 있는 영상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안개에 휩싸여 기절한 후로는 선단처럼 끊어져 있었다.) ..........
(얼굴을 찡그리며 이리저리 구른다.) 움직일 순 있는데, 이거 좀 풀어줘.
짐작해보자면 한두 시간 뒤에는 날이 밝을 겁니다.
하이카:... 떠났을 줄 알았어.
루토:(칼끝으로 줄을 잘라낸다.) 적진 한가운데서 별말을 다 하는군.
미뤄진 것 뿐이야.
끄트머리가 잘려나간 촉수들은 맥없이 생기를 잃고 말라비틀어집니다.
하이카의 몸이 자유로워집니다.
하이카:(잘려나간 것들을 발로 밀어낸다. 평소라면 질색하는데 여념이 없었겠지만, 쉽사리 말을 꺼내기 어려운 듯 침잠한 낯빛이다.)
루토:나가지.
하이카:다친 덴 없어? 봐줄게.
루토:...... (입을 달싹이다 다문다. 힘 빠진 헛웃음 소리만) 지금 네가?
하이카:...... (새파란 피로 범벅이 된 칼자루에 시선이 간다. 이마를 문지른다.)
들어온 방향은 기억하고 있나요, 루토?
루토:(기억한다.)
하이카의 낯빛이 심상치 않게 어둡습니다. 마치 밝혀야 하는 게 남은 것처럼 말이에요.
하이카:그 안개들... 내가 불러낸 것 같아. (얼굴을 감싼다.)
그는 털어놓는 게 낫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 안개를 불러내다니요?
루토:(그제야 상대를 직시한다. 다음 말을 촉구하는듯이)
하이카:나도 알아. ... 그렇게 보지마. (정작 자신은 상대를 마주보지 못한다.)
독안개와 친한 건 내 체질이기도 해.
고의는 아니었어! 그만 감정이 격해져서… 그렇게 됐는지도 몰라.
‘ 싫어… 따라갈 거야! ‘
‘ 너는 이미 알고 있어! ‘
‘ 네게 필요한 것들, 네가 거쳐온 것들…!!! ‘
그가 균터의 팔에 잡혀 고함을 쳤던 게 떠오릅니다.
불처럼 시시때때 변하는 하이카의 성정을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그때 그가 항변하던 투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설움이 담겨 있었죠.
고작 서너흘 정도를 같이 보냈을 뿐인 당신을 따라가기 위해 진심으로 항의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가 도대체 뭘 안다고, 애시당초 뭘 위해서…
그래도 설마 자기 책임이라고는 하지 않겠죠, 루토?
하이카:몇 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 (목소리 끝이 떨린다.)
루토:(사선을 그은 눈썹이 삐뚜름하게 올라간다. 납득되는 과거의 상황과 이어진 현재까지 복기를 마치자 나오는 건 허탈감 뿐이다.) 하,
그런 주제에 넌 뭘 믿고 네 필요성을 말할 수 있던 거지? 기가 차는군.... (칼을 아래로 휘둘러 핏자국을 털어내고 검집에 집어넣는다. 날선 것이 자취를 감췄으나 입안에 든 칼은 여전하다.) ... 네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반대로 어떤 말도 필요 없단 뜻이 될 수도 있겠지.
됐다. 네게 조금의 염치도 있다면 다신 마주칠 생각 하지 마라. 그럼 네가 뭘하든 더이상 상관 안 하겠다.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간다. 홀로 걸었고, 홀로 돌아갈 길이다.)
망자의 혼을 불러내는 육신이라, 존재의 모순 속에서 태어난 인간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대귀족의 보물단지처럼 모셔져왔던 걸까요?
그가 독안개에 쐬이고도 회생한 것도 분명히 그 잘난 ‘체질’ 덕분이겠죠.
자신의 의지대로 다룰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등 돌려 걸어가는 당신을 그가 쫓아옵니다.
하이카:잠깐, 잠깐만...!!! 야! (제 안에 들끓는 감정들은 두말 할 것도 없는 날것의 죄악감들이다. 죄악감이라, 책임감이라... 제법 오랜 시간을 제국에 의탁해 지내온 덕분에, 마음 편하게도 잊고 있지 않았나.)
난... (고개를 저으며) 널 절대로 다치게 하지 않아. 그것만큼은 맹세할 수 있어! 변명처럼 들리겠지, 그것도 알아...
(모두 용감한 척이다. 저 역시 용맹한 인간을 흉내내는 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태어난 걸,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그가 불러온 안개구름 때문에, 오랜 시간을 황야에서 버텨왔던 필족은 부족 전체를 피난시켜야 했습니다.
한순간의 충동으로 발생한 사고라기에는 피해가 너무 큽니다.
루토:날 해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웃음이 흘겨 나온다. 맹랑히 밝히는 진실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어서.) 당연하지. 네가 타인을 해치지 않는단 사실이 지극히 대단하고 존중받아야 될 가치라고 생각하나?
그럼 나는? 고작 며칠을 봐왔다고 내가 널 어쩌길 바라나. (지독한 이기다. 타인과 자신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고 누구도 넘어오지 못하는 높은 장벽을 내세운다.)
내가 왜! 고작 너한테 왜 그렇게까지 신경 써줘야 하는데!
내가 왜! 무심코 외친 말이 동굴 안에 울립니다.
하이카:누가.... 신경 써달래? (강하게 쥔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나 혼자서도 내 앞가림은 충분히 할 수 있어! (덜컥 불씨가 붙는다. 상대와 비슷한 어조로 쏘아붙이지만 말 속에 남아 있는 건 억지와, 지독한 아집 뿐이다.) 내가 바라는 건, 네가 그딴 눈을 뜨고 날 쳐다보지 않는 거야!
(치밀하지 못한 냉소를 면전에 띄운다.) 다들 그렇게 말하지. 넌 괴물이고, 넌 사람이 아니고, 넌 그저 쓸모없는 폭탄 덩어리라고...
누가 무슨 말을 지껄이건 상관없어. 전혀 상관이 없다고.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솔직히 그런 것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어.
아직도 이렇게 모자란 줄 몰랐네. 택도 없이...
이제는 나도 내 자신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는 그렇게 말합니다.
루토:네가 타인의 잣대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건 분명 스스로도 부정 못할 말들이 있기 때문이겠지. (또 다른 오판이다. 턱없이 한정적인 정보로 상대를 가늠하고 판단한다. 누군가 제게 한다면 바로 주먹을 날릴 행위건만 그것을 자각치도 못한 채 행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고 오만이다.) 너는 정말 상관없는게 맞나? 결국 스스로 흔들리고 있었던게 아닌가?
과욕은 사람을 망치지. 지금 네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길 바란다.
안개를 추격할 때, 어떤 마음이 들었나요?
당신의 안에 있는 무엇이 당신을 이곳까지 이끌어 온 것일까요?
황도에서 당신을 바라보았던 자유민 희망자들의 눈빛들이 뇌리를 지나가는 듯 합니다.
본능에 새겨진 경계와 불신, 의문, 의심, 나아가서는 불쾌감...
꼭, 당신이 그 사람들과 같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 하이카에게 구제의 가능성이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가 자신의 힘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를 마땅히 동정할 사유가 되어주지는 않습니다.
루토, 하이카, 듣기 롤
옛날의 아스트라이아였더라면 어땠을까요.
언젠가는 한 사람이 몇 사람 분의 책임을 응당 받아들이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60vs.40
하이카:

Listen

하이카

보통

성공
37vs.50
이 천하의 세상에서 제일 속좁고 비겁한...!!! (멈춰선다)
......... 잠깐만.
말을 뚝 멈춘 하이카가 주변을 훑어봅니다.
어째, 익숙한 상황 같은데요?
루토:(의아한 낯으로 바라보기만 한다.)
두두두, 두두두
두두두...
루토, 행운 롤
루토:

Luck

루토

보통

실패
84vs.65
즉각 시야의 사각에서 날카로운 촉수가 뻗어옵니다.
그것은 당신의 팔을 노리더니,
콰지직!
쨍그랑! 우당탕탕!
향로를 완전히 꿰뚫습니다.
루토:...?!
하이카:...아!!
흙을 담아가야 할 몸통이 마치 깡통 조각처럼 으스러지며 바닥에 떨어집니다.
아뿔싸, 소중한 향로가…
루토:(크게 한발 물러선다.) 뭔 놈이냐...!
두 사람 모두 너무 과열되어 있었군요. 예기치 못한 공격에 향로를 쥐고 있었던 팔을 베였습니다.
루토, 체력 1 감소
이윽고 모습을 드러내는 건, 온몸이 곰팡이 핀 진흙처럼 흘러내리는,
... ... ...
" 테켈리 - 리 - !!! "
루토:망할... 저건 또 뭐야?!
끔찍하고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저능한 쇼고스입니다.
다행히도 두 사람을 비호하는 마법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하이카:(두어 발 물러난다. 녀석을 살피면 거대한 덩치에 시야가 점점 올라간다.)
루토:(하이카를 휙 째려본다.) 어이, 저건 네가 어떻게 못 해?
족히 4m는 될 모습입니다.
하이카:...... 나보고 해결하란 거야? (불퉁한 시선) (그럼 누가 해결하냐!)
루토, 하이카, 민첩 롤
루토:젠장, 그럼 누가 해결하라고!!!

Dexterity

루토

보통

실패
60vs.40
하이카:

Dexterity

하이카

보통

실패
91vs.70
너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염치없고, 개꼰대고, 지멋대로악!!!!
루토:알면 닥쳐!!!
또 말이 끊깁니다
놈의 덩어리로부터 거대한 손과 다리가 뻗어나와 두 사람이 있는 지면을 마구잡이로 후려칩니다.
쿵! 땅이 크게 흔들리네요.
저놈이 소란을 피우게 두면, 이 동굴이 무너져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이카:젠장...!!! 방해하지 말라고!

(맨손에 감은 붕대를 풀자 무수히 새겨진 흉터들이 드러난다.) 조심해!

주문

하이카

보통

성공
88vs.99
배교자
피해
0
마력 3 사용
별의 흡혈귀들을 상대하는데 쓰였던 그 강력한 주문입니다.
다시 한번 비슷한 열기의 섬광이 그의 몸을 중심으로 터져나옵니다.
주변이 한번 암전되었다가, 밝아집니다.
놈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이걸로... 해치운 건가?
하이카:(유난히 머리가 아픈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쬐만한 게... 까불고 있어...!!!
전혀 쬐만하지 않습니다만
하이카:일어나, 네가 안내해!
루토:...허? (뭘 얘기한 건지 모르고)
하이카:(이 주문은 다음 해가 밝아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 이상의 대치는 피해야 한다.)
그러나 항상 신께서는 최악의 상황을 내려주시고는 하시니
루토:일단 따라와라. 이쪽이다! (한 발 먼저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큰 소음을 듣고 카타콤에 숨어 있었던 모든 생명체들이 두 사람에게로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향로의 불은 당장에라도 사그라들 것처럼 미약하고 희미한 불입니다.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공격을 허용하면, 긴 시간을 버텨온 이 오래된 유물이 끝끝내 절명해버릴 테니까요.
루토:더 몰려들었잖아. 젠장... 빨리 따라와!
" 키이익! 케에엑! "
" 깃, 깃, 깃 "
하이카:으아아. (얼굴이 파래지면서 부리나케 달린다.)
간다고, 가!! 귀청 떨어지시겠네! ! (이 와중에도 화내고 있음)
" 그르륵! 그르르륵... "
저 심해인 자식들, 복수하겠다고 따라붙었나 봅니다.
당신이 앞장서 예배소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달립니다.
그러나 한번 존재를 발각된 이상, 다양한 괴수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등 뒤가 스산합니다. 돌아보는 순간 촉수든 다리든 가시든 꿰뚫릴 것 같아요.
이래서는,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하이카:헉, 헉... (이제 목구멍으로 심장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다. 전속력으로 달음박질한다.)
... ... 으... (마저 회복되지 못한 몸이 말썽을 부린다. 속도가 차츰 느려진다.)
루토:하... (꺼져가는 향로의 불을 바라본다. 달리는 바람에 금방이라도 사그라들듯 약하기만 하다.) 어이
어차피 망한 거 이거 던지면 안 되냐??
하이카:어떻게 우리 둘 다 떠올리는 방법이 전부 이모냥이냐?!! !
안돼!
루토:상황이 개판이니깐 그러지!!!!!!!
하이카:네가 소리쳐서 그렇잖아 이 무쇠머리야!!!!
방법... 헉, 방법이, 없지는 않아. 헥...
루토:문어자식보다 못할 게 뭔데?!???
있으면 진즉 좀 말해라!!! (말해도 지랄함)
하이카:반사다 이 개꼰대!!!!!
저 저저저
하이카는 숨이 턱끝까지 올라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합니다.
하이카:솔직히,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방법이지만...
" 키에에엑!!! 캬오!!! "
하이카:내가 독안개를 이쪽으로 불러내겠어. (!!!)
안개가 저 개자식들을 집어삼키는 동안! 우리는 더 멀리까지 도망갈 수 있겠지!
루토:아 지(삐-)
그걸 또 한다고??? 니가 미쳤지??????
하이카:(손가락으로 욕함)
루토:(그냥 욕함)
하이카:그래 미쳤다!!! 바보멍텅구리콩나물아 !!!! !
우리는 몸집이 작아서 눈에 띄지도 않을 거야!!! 잘만 하면 가능성은 있어!
싫으면 모기향 던지고 인간정식 1인분 하든가!!! !
돌아버리겠군...
어떻게 할까요, 루토?
" 싫으면, 싫, 쉬이익, 싫으면, 인간. "
루토:하.......................
저 자식들... 말도 따라합니다.
루토:(전부) 죽이고 싶다.
하이카:누군 아닌 줄 알아!?!! !! 아악!!!
루토:하............................................... (또 하나의 굴을 만들듯한 깊은 한숨)
하이카:(결국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
꽝!
하이카:(손 안에 잡히는 피 같은 액체를 보고는 질색한다.) 여기까지...
..............좋아. 네 맘대로 해. 어차피 내가 뭘 하든 신경도 안 쓸 거라며!!!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한다. 천천히, 깊게...)
...
... .... ...
큰일이다
하이카:어떻게 화를 내지?
??????????????
루토:또 뭔데!!!!!!!!!
그의 말로는 감정이 격앙되어야 불러낼 수 있다는 것 같던데
하이카:어, 어어 (쩔쩔매다가) 어... 어라...
야!!! 아무 말이나 해봐!!! 빡치는 걸로!!! !!!
이걸 기회라고 해야 할지...
루토:하... 네가 뭘 하겠냐. 기대도 안 했나.
하이카:한... 한번만 용서해줄 테니까! 어서!!!
(어째 더 말을 들으니 빡치는거 같음)
루토:네가 죽으면 여길 다시 지나갈 때쯤 어쩌다가 한 번은 떠올려주마.
하이카:(불 뿜음)
됐다
... 랄까 이런 식으로도 괜찮은 건가, 싶지만
놀랍게도 하이카의 두 눈이 흉흉한 기세로 빛나기 시작합니다.
루토:미친 저게 인간이냐?????
그를 둘러싼 공기가 천천히 흘러가는 게 느껴집니다.
하이카:... ... 후... ...
이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섬뜩한 비명소리와 함께 사방이 어두워집니다.
마치 폭풍이 몰려오는 듯한 소리, 이건...
" 끼에엑! 그륵, 그륵..... ........ .. "
효과가 있습니다! 독안개가 나타나 두 사람을 뒤쫓던 신화생물들의 무리를 집어삼킵니다.
... 그런데 하이카, 괜찮은 건가요? 꼭 정신이 다른 세계로 보내진 것처럼 자리에 멈춰 서있네요.
루토:...이게 정말로..
그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루토:(끝난 거 아닌가? 왜 도망을 안 치는 거지? 표정을 확 구긴다.) 야!
... 초점이 없는 눈입니다.
루토:저게 진짜 미쳤나... (중얼)
그는 당신이 해석할 수 없는 아주 오래된 신어를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루토:(가까이 다가간다. 어깨를 확 잡아채고) 뭐하는 거냐고!!
하이카:(정신이 확 든다.) 아?
당신이 건드리자 금방 멍청한 얼굴로 돌아오네요.
어째 온몸의 얼룩이 더 진해진 것처럼도 보입니다.
루토:정신을 놨나.. 도망쳐야 된다고!!!
그가 깨어나는 동시에, 안개들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변화합니다.
... ...
하이카:(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래, 도망쳐야... 도망쳐야지! (잠시 뒤를 섬뜩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가) 가자!!!
정말이지 마법이란... 알다가도 모르겠군요.
루토:(더는 멈추지 않고 왔던 길을 곧장 달린다.)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주문들은 모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합니다.
정확한 작동 원리는 알 수 없어도, 시전자의 숙련도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겠죠.
두 사람이 달려가면, 그제서야 검은 안개들이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달리고, 또 달립니다.
...
... ...
그리고 예측 가능했던 상황은 끝이 납니다.
하이카가 등 뒤로 무어라 소리를 치는 게 들려왔지만,
당신은 그 말을 알아듣기도 전에 눈앞으로 당도한 또 다른 안개 무리에 빠져들고 말았으니까요.
결국엔 당신의 온몸이 검은 안개에 감싸지고 맙니다.
체력 1 감소
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다시금 당신을 향해 소리칩니다.
잘... 들리지 않아요.
루토, 듣기 롤
루토:

Listen

루토

보통

실패
83vs.40
하이카:(반대 쪽에서도 몰려올 줄이야, 다시 정신을 집중해 안개를 통제하려 하지만 먹히지 않는다.) 왜 필요할 때는 안되냐고, 젠장 !!!
루토!
" ...을, 참아 "
" 절... 쉬면 안돼, ... 지도 마. "
루토:(눈과 호흡기를 막는 안개에 본능적으로 숨을 참았다.)
" 네... 이, 방인 거라고, 해도... ... 수는 없어! "
과연 죽은 것들 모두의 살의를 품은 망자의 혼입니다.
검은 바다의 심층부에 빠진 것처럼 몸을 옥죄는 압력이 느껴집니다.
그것들이 당신을 압도적으로 짓누르고 있습니다.
루토, 정신력 롤
루토:

Power

루토

보통

성공
50vs.65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고 눈을 깜박이는 것도 버거울 정도입니다.
아, 이러다간 정신이 마비될 것 같습니다.
그전에 몸이 으스러지지 않는다면요.
항상 선택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가장 가혹한 하나뿐입니다.
손에 쥔 향로의 불꽃이 거친 바람에 마구잡이로 휘날립니다.
당신이 해야 하는 건, 이제...
어떻게 할까요, 루토?
루토:(흐려진 의식 속 흔들리는 불빛만이 선명하다. 할 수 있는 거라곤 호흡을 막고 버티는 것만 할 수 없는 이때,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쥐어진 불꽃을 바닥으로 내던진다.)
당신은 꿰뚫려 형편없게 된 향로를 바닥에 내던집니다.
철그덕.
뚜껑이 완전히 박살나면서, 주위를 감싸던 푸른빛이 사그라듭니다.
숨이 막혀오고, 어둠에 사로잡힌 의식이 온통 아득하게 잠겨듭니다.
시야가... 희미해집니다.
착각일까요?
바닥에 떨어진 향로에서 아까와는 전혀 다른 검붉은 빛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바닥을 졸졸 흐르던 정체 불명의 액체가 그것의 안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윽고 몸을 끈적하게 감싸던 독안개의 감촉이 물러가고,
챙강!
향로가 폭발하듯 그 자리에서 깨어집니다.
호흡이 다 된 당신은 완전히 기세가 꺾여 주저앉거나, 쓰러져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알 수 없어요. 기이하고, 신성한 동시에 불경합니다.
그것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빛이 당신의 몸 안으로 흘러들어가더니, 이윽고 당신을 중심으로 강한 충격파가 뿜어져 나갑니다.
아, 카타콤 전체가 눈부신 빛으로 휩싸입니다.
...
... ...
사방을 울리는 괴물들의 끔찍한 비명 소리. 땅이 진동하는 소음.
이것은 환영일까요. 그 눈부신 빛무리 안에서 당신은 익숙한 무언가를 목격합니다.
... 한 쌍의 날개와 꼬리를 가진 조그만 새의 형상입니다.
- 아아, 고맙다. 나의 아이야.
그것은 공중을 한 바퀴 돌더니, 한 번의 날갯짓으로 카타콤의 출구를 빠져나갑니다.
- 다시 보자꾸나.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해방의 순간입니다.
누군가 당신의 몸에 손을 올립니다.
...
하이카:...
... ...
" ...루토. "
그 뒤로, 그의 입술이 움직이며 무어라고 말했던가요?
그대로 당신은 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립니다.
...
a
[ 제국 서부, 지하 구치소 ]
...
... ...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을까요.
퀴퀴한, 짐승의 누린내 같은 것이 섞인 냄새가 코 안으로 스며듭니다.
발굽 같은 것의 소리. 차가운 공기.
누군가가 두런거리며 말을 주고받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여긴 어디죠?
... 설마 이 냄새나는 감옥이 필족의 거처는 아니겠죠.
당신은 그제서야 정신이 듭니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쳐진 상태로 줄곧 기절해 있었던 모양입니다.
... 차가운 돌바닥의 감촉이 올라옵니다.
가까이에서 발소리가 들립니다.
루토:(...기억이 없다.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숨죽여 상황을 지키기만 한다.)
분명 카타콤에서 당신이 안개에 휩쓸렸고, 향로를 깨자 눈부신 빛이 보였고, 그 다음에는...
카각!
누군가 바깥에서 철창살을 툭 건드립니다.
???:이야, 이거 완전 노다지잖아.
짤랑. 동전을 주고받는 소리.
그에 이어지는 킬킬거리는 웃음소리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의 목소리입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좋아. 이제 너는 내 거야! 루토!
국경을 넘기 전에 막사 근방에서 마주쳤던, 콧수염이 난 그 노예상이 당신을 바라보며 씩 웃고 있습니다.
제법 흡족해 보이는 미소로군요.
노예상은 곧바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라집니다.
...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당신은 너저분하기 짝이 없는 감옥 같은 곳에 홀로 갇혀 있었습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창살 너머에 숨어 있었던 사람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이카:(망토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다.) ... ... ..
... 어딜 또 다친 건지, 부상으로 온몸이 욱신거립니다.
하이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감옥 앞에 쭈그려 앉았다. 검지를 입술에 댄다.)
제법 그럴싸한 비단 옷을 껴입은, 멍 같은 검은 얼룩으로 온몸이 뒤덮인 하이카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저런, 꽤나 얼굴이 창백해 보이는군요.
하이카:(소리를 낮춘다.) ......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루토.
루토:... ... (숨만 내쉰 채 미동도 없이 자리해있다.)
하이카:...
저자가 네 체질이나 무기 따위를 입에 올리는 걸 들었어. 내 주인이 널 팔아넘겼고.
... 그는 분노에 사로잡혔어. (담담하지만, 어두운 얼굴로 철창을 쥔다.)
임무는 실패야.
(상대의 표정을 살피다가 이내 그만둔다.) ...... 미안.
.........
하이카:어떻게 돌아왔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정신을 차려보니 국경 안이었지.
바닥에 어린 핌꽃의 꽃잎이 떨어져 있는 게 보입니다.
하이카:...... (한숨을 내쉰다.) 루토.
루토:(바닥에 기는 시선을 끌어올린다. 죽지 않은 눈빛이 상대를 향한다.)
하이카:노예로 살아간다는 건, 이제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거야.
몸에는 인장이 새겨지고, 마기 장치로 강제력이 주어지기에 명령 없이는 정해진 구역을 이탈할 수도 없어.
지금.... .......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이것뿐이야.
철창 너머로 그가 날이 잘 갈린 단도를 내밉니다.
잿빛으로 옅게 빛나는 칼날입니다.
그가 당신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
행동에 담긴 뜻은 뚜렷하기만 합니다.
루토:(사이로 들어온 단도를 넘겨받는다. 차갑게 선 날이 땅을 기는 이보다 더 곧고 눈부시다.)
(처지만도 못한 이에게 과분한 무기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기에, 이것은 내 무기가 되어줄테다.)
(품속에 숨기고선 옅어지는 숨을 내쉰다. 이어 후회감이 밀려온다.) ...결국 기어가는 인생이거늘. 이딴게 무슨 소용이라고.
당신은 마지막으로 주어진 자비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합니다.
하이카:...... 그럴 줄 알았어. (씁쓸하게 웃는다.)
네 결심이 그렇다면 몸을 지킬 도구 하나는 있어야겠지.
"...!"
"뭐야, 너...! 웬 놈이냐!"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들어와? 썩 나가지 못해!"
하이카:만일 네가 운이 좋아서 검투 노예가 된다면, '신들의 술잔'에 입성할지도 몰라.
...... 목표삼을 수 있는 보루가 되어주겠지.
바깥에서 기척을 감지한 경비병이 우악스러운 기세로 그에게 다가옵니다.
하이카는 그저 그럼에도 끝까지 철창을 쥐고서 당신에게 가까이 옵니다.
서로를 이렇게 마주보는 것은 처음일 겁니다.
"이 노예 새끼가, 네 주인에게 탈출을 알리겠다!"
하이카:(안간힘을 써서 버틴다.) 루토, 너는......!!!
남을 위해 살더라도, 절대로절대...!!!
남을 위해 죽지는 마!
한 팔이 감옥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그가 붙들립니다.
하이카:무슨 짓을 해서라도, 비굴해지더라도 끝까지 살아남아! 절대로 져주지 마!!
그는 경비병의 손에 완전히 붙잡히고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습니다.
하이카:내가… 꼭, 반드시…!!!
"나와, 이 년아!"
찾으러 갈 테니까.
뒷말이 폐문과 함께 끊깁니다.
...
자, 당신은 이곳에 단도 하나와 함께 남겨졌습니다.
도망칠 길도, 거부할 길도 없습니다.
목숨을 쥐고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한 이상, 당신의 운명은 번복할 수 없도록 움직였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준비하는 게 좋을 겁니다.
며칠을 그렇게 너저분한 감옥에 방치되어 있었을까요.
당신이 끌려나간 게 며칠째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간만에 마주하는 제국의 정경이란, 놀랍게도 국경을 나서기 직전 막사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말끔한 도심의 여관입니다.
깨끗이 씻겨지고, 새 옷이 주어지고, 오랜만에 배부를 만큼의 식사가 주어집니다.
하지만 당신은 압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닌, 도구에 대한 가꿈의 일종이라는 걸요.
사병들의 삼엄한 감시 하에 시키는 대로 움직이면, 당신은 제법 널찍한 자유민의 사유지로 입성하게 됩니다.
[ 제국 남부, 노예상 라힘의 사유지 ]
열중쉬어 자세로 연단에 올라선, 콧수염 난 노예상이 연설을 하고 있군요. 여러 명으로 이뤄진 대열이 겁을 먹은 채 주변을 연신 둘러보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새로이 이곳에 팔려들어온 노예들입니다.
“너희는 무투회의 전사로 훈련될 거다.”
노예상은 연설을 계속합니다.
“긴 말은 필요하지 않겠지."
" ...이겨라. "
"내가 돈을 싹싹 긁어모을 수 있도록!"
"특별한 무공을 올린 자들에게는 말할 수 없을 만큼의, 자유민보다도 더한 영예를 약속하마."
지켜질 수 없는 약속. 사욕에 눈이 먼 타자.
당신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끈질긴 목숨이로군요.
허나 어째서일까요? 이 터무니없는 생이 쉽게는 끝날 것 같지 않은 예감이 드는 것은 말이지요.
그것은… 아마도 당신도 느낄 수 있게 된 것들.
이 피부 아래에서 꿈틀대는 미지의 존재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언어로 된, 한없는 그리움과, 등골이 오싹해지는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자그마한 속삭임들을요.
두 발로 밟고 선 땅의 미동을 느낍니다.
그것은 당신을 이 성도의 땅에 묶어놓았던 운명의 흔적이며,
다시 한번 절명에 가까워진 이 세계의 마지막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시계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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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토, 하이카, 생환
이성 1d4 회복
[ 2부, '생존자'로의 진입이 가능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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