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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치미겟군
...
2020-09-20
10:37 PM
시작에 앞서 당신이 꼭 알아야 하는 배경 설명!

오오, 이 광고 오랜만인데?
너무 귀여워!
여튼... 이곳은 평범한 클리셰 SF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의 지구입니다.
언젠가부터 세계 곳곳에서 크리쳐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쳐는 인류를 위협하며 그 수를 늘려갔습니다.
학계에서는 크리쳐의 정체를 외계인, 변종 동물, 심해 생물, 돌연변이 등으로 정의하려 애썼지만, 끝끝내 그들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크리쳐는 대체 어떤 목적으로 지구에 나타난 것일까요?



크리쳐
어마어마한 개체 수의 공격적인 생명체입니다. 생식의 원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리쳐에게는 심장 대신 핵이 존재하며, 다른 곳을 공격당해도 죽지 않습니다. 몸의 2/3이 날아가도요!
핵이 제거되지 않았다면 사망 후에도 재생하며, 한층 더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명중시킬 자신이 없다면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겠죠?
대체로 크리쳐를 상대할 때에는 대규모의 군대를 투입하는 것보다 명사수 한 명을 투입하는 쪽이 효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

거대한 살덩어리의 형태를 한 크리쳐를 뭐라고 부르게요?

생체형 크리쳐!
(반짝 ㅡ)
아주 좋아요!
인류 최강일만해요 미카엘라 아주 잘했어요.
안전지대
10년 전에는 다양한 나라가 존재했습니다.
크리쳐의 출현 이후, 국가의 수장들은 위협으로부터 대항하기 위해 안전지대 (Safe zone) 를 세워 한 지배체제 아래에 생존 인류를 모았습니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특수 전투 부대 AOC의 요원이 지킵니다.

(새삼 시간 빨리갔다는 얼굴.)
AOC란?

AOC 는 Attack On Creature의 약자로, 지능, 근력, 체력을 비롯한 다양한 능력치들이 일반인을 초월한 이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미카엘라와 콜튼을 제외하고도 안전지대를 보호하는 전투 요원들은 존재합니다.
이들은 공통으로 지급되는 총 형태의 대 크리쳐용 살상 무기와 탄환을 사용합니다.
압도적인 머릿수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개발된 무기로, 복잡한 계산을 통한 한 번의 발사로 수십 마리를 사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의 주인공인 당신, 미카엘라는…
명실상부 이 세계 최강의 크리쳐입니다!
안전지대의 시민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죠.

상부에서는 최강의 크리쳐인 당신을 제어하기 위해 소형 폭탄이 설치된 목줄을 군복 아래 채웠습니다.

이 목줄이 끊어지지 않는 한, 당신의 위치는 계속해서 추적되겠지만……. 당연하게도, 자신의 의지로 해제할 수 없습니다.
태어난 곳은 얼핏 1년전의 연구실로, 당신에게는 어떠한 사적 기억도 없습니다.

크리쳐라고 해도 팔이 촉수로 변한다거나 하는 드라마틱한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또한 크리쳐 치고는 지나치게 잘생겼어요.
굳이 따지자면 당신, 미카엘라는 반인반수(半人半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로, 당신은 인간의 모습을 갖고 있으나 핵이 아닌 곳을 공격당하면 죽어도 되살아납니다.
당신은 지능이 있고, 경이로운 회복력을 가졌으며, 인간보다 특출난 체력, 근력, 완력, 동체 시력, 평형감각을 가진 전투병기입니다.

(삐딱하게 다리 꼬고 앉아 있다.) 내게 잘 대해달란 말이지. 훗...
세상을 구하고 싶다면 말야!

그런데 미카엘라.

으응?
당신은 소중한 핵의 위치를 알고 있나요?
시작에 앞서 당신의 소지품에 대 크리쳐 살상탄이 지급됩니다.

...... (따지고 보면 어디 다치는 건 고사하고 날아가보기도 했는데, 갸우뚱...)
맞아보면 알겠지. (심드렁)

(확인했다!)
그리고 당신의 파트너 콜튼은…
명실상부 이 세계 최강의 인류입니다!
당신과 콜튼 모두에게 있어서 이는 비밀이 아니며, 콜튼에게 보호받는 안전지대의 시민들은 그를 추앙하고 떠받듭니다.
최강의 크리쳐인 미카엘라를 제어하기 위해 상부에서 감시역으로 임명했습니다.
체력, 지능, 순발력, 명중률, 평형감각 전부 크리쳐인 미카엘라에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최강의 인류라는 먼치킨 타이틀을 달고도 부끄럽지 않게 고개를 들 수 있는 거겠죠!

그는 당신의 사망과 소생을 모두 익숙하게 지켜보았습니다.
또한, 소생 직후의 당신을 가르쳐왔으며 불안정한 상태를 어떻게 해야 진정시킬 수 있는지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있는 인물입니다.
근래들어서는... 당신과 함께 다닌 이후 특별한 마음을 갖게 된것도 같아요.

하지만 둘 다 너무 바빴죠!

바빴지!
시작에 앞서 콜튼의 소지품에도 대 크리쳐 살상탄이 지급됩니다.





둘 다 준비 되셨나요?

념

노란게 너 같다. (념.)



좋습니다, 미카엘라와 콜튼 이제는 화면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에요. 임무 시작합니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미카엘라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입가에 형용 할 수 없는 비린맛이 나고, 손가락 마디 움직이는 것이 천근과도 같아요.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미카엘라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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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오, 불쌍한 미카엘라.

상처를 돌아볼 여유가 있나요?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기억나지 않아요.
고통에 머리가 울립니다. 망각에 이명이 들려요.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미카엘라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주워들까요?

(설원에 나뒹구는 총을 내려다본다. 이게 뭐였더라?)
(아무렴 내 몸 하나 지키는데엔 유용하지. 챙긴다.)
이게 뭐였더라... 왜 얘만 까맣지.
당신은 총을 주워들었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미카엘라를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맞아 총이었지 총. 당신은 총을 쥐고 있어요.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아주 조금만 자비를!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남자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듯 열중합니다.
미카엘라는...
순간 화가 치솟아요.
문득 미카엘라는,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죽일까?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 혹은 어쩌면 말해버리기까지 했는지도 몰라요.

그거, 조금만 줘...... 응?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의 머리에 총을 겨눕니다.
그리고 일순 낯선 사람이, 빠르게 행동합니다. 너덜거리는 팔부터 몸이 무너집니다.
악에 받쳐 달려들어요 미카엘라.

무기가 될 만한건 아무거나 집고,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과, 이 새끼야!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미카엘라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수더분한 까만 머리카락, 이질적인 형광색으로 빛나는 녹안.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화가 단단히 난 미카엘라는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오!
이런 미카엘라!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남자가 입을 여나, 귓가에는 당신의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립니다.

이명이 천지를 울립니다. 이내 다시 한 번 피를 토해요.
남자의 눈이 가늘어집니다. 화가 난건 난데, 왜 네가 그런 얼굴이야?
너 뭐야 이 자식아?

쾅!

아차.
역효과에요 미카엘라.
흔히들, 선택을 잘못했다하죠.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미카엘라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미카엘라.
당신은 마지막으로 상대의 발목을 향해 손을 뻗고... 죽었어요.
흔히들 말하는 게임오버란거죠.
미카엘라 로스트

기준치: | 59/29/11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받아들이기를 포기한듯.)
기준치: | 59/29/11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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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대체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안돼요!
주인공이 죽는거 봤어요?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미카엘라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미카엘라씨와 콜튼씨에 의해, 제 65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주변 풍경만큼이나 차고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아니? 다시보니까 미카엘라! 정말 영화처럼 품에 안겨 있네요. 이게 다 뭐람, 북극곰처럼 생겨선 괜히 로맨틱하게.

팝콘이나 주지...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궁시렁,
궁시렁 궁시렁 궁시렁...
정말, 이상…….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미카엘라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모르겠다, 한숨 자고 일어나요 미카엘라!
뭐가 되었든 머리가 복잡할때는 자는게 최고랬으니까요.
잘 자요 미카엘라!

(깨어나면 제발 참신한 영화 보게 해주세요, 아멘.)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미카엘라는 눈을 뜹니다.

(저도 모르게 튀어나가듯 일어나려다가, 종이 인형처럼 툭 널브러진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미카엘라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금발이 떡이 졌어요.

기준치: | 59/29/11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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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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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아프다. 미카엘라가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좀 정신이 들어?

총을 고쳐잡은 콜튼이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눈에 익은, 유한 얼굴이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당신의 스승이자 선배는 공적인 일에 늘 망설임이 없었죠.

쿨럭. (한 번 더 극적으로 피를 토해내고는 바닥을 손으로 짚는다.)
총구가 아주 미미하게 내려갑니다.


응.
그리고 이내, 완전히 내려가 등으로 둘러집니다.


익숙한듯 당신의 몸을 살핍니다. 미안하다는 말에는... 눈썹이 미미하게 쳐졌다가.


(말을 하다가, 끊고.)
(결국은 다시 조금 가라앉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매번 죽이는 것도 힘들긴하네.



미카엘라, 숨을 크게 쉬세요.
평소처럼 열 번 세는거에요.

한 번, 두 번, 세 번...
내쉬고...

다시 들이키고.
그러면 흉부의 살갗과, 목과, 팔과.

절절하던 환상통이 가시고 몸이 멀쩡한것을 그제야 깨닫습니다. 당신은 살아있어요.
그것도 지나칠 정도로 건강하게!












...... 진정시켜줘서 고마워요.

음.
내가 할 소리를. (인류 최강씨 덧붙이며 안은 팔에 힘 꽉 줌.)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미카엘라가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콜튼이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미카엘라가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많이 흘렸으니까...


그래서 살아날때까지 기다렸는데... 네가 안 살아나더라고.
그래서 뭐... 음...
밥이라도!
먹고 있었지...........

...................
푸하하핫.

그치만 이번엔 유독 소생이 느렸는걸.

어때 밥맛이 좋았어요? (떠보듯이 묻는다.)




... ㄸ....
딱히............

안녕하세요. (미카엘라 배 노크하듯 가볍게 손바닥으로 통통.)

아아아이익



미카엘라 요원이 두번 죽는 바람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
...... 믁읐으드...
틋 은흘트느끄 (초코바 먹는다.)
(아직도 갓 소생해서 제정신이 아닌듯.)

(드문 일이라 뒷머리 짧게 긁는다.)


시간 부족해. (웃으며 지도를 펼친다.)



제에에에에엔자아아아앙




웃지 말래두!
어디 보자...
A시의 시민들을 구하고, 크리쳐를 말살해라...





내 새끼 꼬질하네.

스승님도 만만치 않걸랑요.
...... (삐딱하게 웃었다가, 볼에 한 번 키스하고 떨어진다.)

(잠깐 멈칫했다가 눈 질끈 감는다.) 아ㅡ.




이리와야해! (큰 소리로!)
콜튼에게 지령과 지도를 전달받습니다.

넵..... (창피해서 얼굴 감쌈)
콜튼이 장비 점검을 끝내고 멀어지는 미카엘라에 급하게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콜튼이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짠, 헬기 전용 새 머리스타일.





자리에 제대로 앉아, 또 조종사한테 혼날라.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제야 맨다 투덜!)

사실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전처럼 잘못 떨어져서 등 배기다고 하지 말고.

저는...
...... 잘 배웠어요. (엄지를 쭉 펼쳐 보이며, 그대로 문 아래의 세상을 향해 떨어진다.)

(그리고 조금의 텀을 뒀다가, 따라선 뛰어내렸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미카엘라가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어디보자.
아직 떨어지는 중인 콜튼을 받아볼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엄청 달려요!

대략 미카엘라의 두 배되는 몸이 떨어지기 직전, 턱 소리와 함께.
콜튼을 두 손으로 묵직하게 받아냅니다!


(어디서 뭐 뿌러지는 소리 안 났지?)


최강의 인류와 크리쳐인데, 이 정도로 뭘.

덩치차로 미묘한 구도지만 뭐, 어쩔 수 없죠.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으쌰.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콜튼은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SYSTEM : 탐사 구역이 공개됩니다.]


으응.

미카엘라의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쇼핑 해본 적 있어요?

쇼핑하고싶어? (짐을 챙겨들고 뒤따라간다.)





백화점에 도착합니다.

K백화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주차장입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아주 조심스럽게 백화점 입구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걸음을 더 떼려던 찰나, 이상하다.

옆이 허전하진 않나요? 뒤따라오던 사람이...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던 콜튼이 헛기침을 합니다.



진...심으로? 장난치지 마요!?

장난 아니야..................

(필사적으로 웃음 참는중. 여기서 웃음을 터트리면 나 여기 있어요 광고하는 꼴이니까...)
(수신호로 '잘 따라오라구요!' 한마디 하고 쭉 전진한다.)

...그러고보니까. (한참을 걷다가 긴장을 푸려는듯 스스로의 뒷목을 주무르며.)
쇼핑에 대해서 말했지?




그러니까 말이야.



.....
ㅇ....
아......

그것도 먹고?



여기서 데이트 신청하는 인간이 어디 있어?!!! (화아악)

그리고, 크리스마스도 같이 보내면 좋고... 음.
너무 태평한 소리를 했나.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 셌었지. 맞다.)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관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콜튼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휴일이 기대되네요.
비록 가끔 답답한 구석이 있는 선배이자 직장동료지만! 너무 태평하고 술도 너무 좋아해서 문제지만,
휴일 몇 개쯤은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물론... 난 크리쳐고, 선배는 엄연한 인간이지만...)
(.......누가 알겠어!)
(백화점 주변을 수색하며 생존자들의 기척을 찾는다.)

(잠시 눈 감았다가 뜨고, 빠르게 주차장으로 향한다.)

당신과 콜튼은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깡)
운전면허 있어요?

어...
미카엘라, 잠깐만.

아, 넵.

기준치: | 50/25/10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
꽝입니다!


[SYSTEM : 야생의 크리처가 나타났다!]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미카엘라가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미카엘라와 콜튼을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하지만 문제될건 없어요.

당신은 세계 최강이잖아요 미카엘라?
1라운드
미카엘라 행동해주세요.

조우 크리처, 7마리.

(크리처가 몰려 있는 지점을 향해 탄을 발사한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7 |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미카엘라가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7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이런 개자식들!
개자식들은 단숨에 기화되었어요.
과연 세계최강, 두 번의 기회에 대한 자비는 없습니다.
전투 종료됩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인거 알지?

저번에는 어쩌다가 당한 거예요, 저? (안다는 듯이 끄덕인다)

저번에는 상급 크리쳐였잖누.






고로 뛰어야지 뭐.

우하하핫! 병원이라니! (안가도되는몸)

혼자 날아가는구만!

(성격인듯.)
병원에 도착합니다.

J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대기실입니다.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문득 콜튼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오래 아파본 적 없지?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미카엘라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당신이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정말 속이 쓰리긴 한데,
편하겠다. (솔직하게 말하며.)

그러는 선배도 별반 다를 거 없으면서.

확실히 강하지만, 나는 다치면 불편하지.
인간이니까.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곤 해도, 콜튼 역시 인간입니다.
임무에서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이 있는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요.
콜튼은, 마치 자신이 크리쳐가 되고 싶은 것처럼 말하네요.


나쁘지만도 않아요. 내 몸이랑 친구 먹으면.






내가 안 받아줬으면 맨바닥에서 산산조각 났을 거면서!
(다다다닥 안쪽으로 진입한다! 대답하지 마!)

저, 저 일부러... (일단 화다닥 따라간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어요. ...................................어라?
잠깐 미카엘라.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어딘가에 머리를 딱 부딪혔다...)

정신차려. (조금 인상을 쓰며.)
왜 그래?

........ 주변이 어두워서... 다시 갈게요.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음?
뭐야. 꽝이잖아 여기도.

기준치: | 50/25/10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느하하하하)
......... 바로 이동해야겠네요.
크리쳐도, 사람도, 뭣도 하나도 없네요!
그리고 어두운 공간을 가로지르다 트레이에 몸을 크게 부딪칩니다.

와르르 약병과 주사기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요. 이런!

왜... 왜 이래?! 오늘?! (머리 양 옆으로 턴다.)

뭐야? 왜 그래. 괜찮아? (주사기보고 식겁해선 다가왔다.)

......................... (억울해서 욕나옴)

입. 입. (잠시 총을 등에 매고, 뺨을 잡아 몇 번 확인해준다.)

웩





집중해. 집중.

허어...
..........................







학교에 도착합니다.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미카엘라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콜튼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잠시 감성적인 표정을 짓습니다.

어땠는데요?

흐흠 내가 학교 다닐때는 말이야~.
나름 모범생이었어. (!)

...... 그럼 인기도 많았겠네요?! (눈 반짝)

당연하지!
(기세등등함!)


내가 볼때 네가 학교를 다녔으면, 흐음. 훈련도 없이 바로 임무 투입 됐었지.






어우.



으음.



많이 살아나는 인간이야. (어깨를 으쓱인다.)


그거 말고는 다른게 없잖누.



기준치: | 99/49/19 |
굴림: | 8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못살아!

아, 뼈 나갔어, 뼈. (엄살...)
완전 주책이야!

짐짓 콜튼에게서 고개를 돌립니다. 아까부터 정말!
문득 이야기를 듣던 미카엘라는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전구 푱)
목구멍 아래에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 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아요.
잠깐. 그리움?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지나치게 과분한 감정이 아닐 수 없어요!


.............! 아, 넵.
아뇨! 제가 들어갈게요. (걸음을 빠르게 한다.)



(빨리하고 밥 먹여야겠다 하는 생각 중이다.)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런!

또다시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저기도?! (저쪽에서 튀어나옴)
왜?!! (천장에 매달려 있음)

아니!
언제 거기 올라갔대. (올려다봄.)






기준치: | 50/25/10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운만 없고 다 하네)
거의 펌블이라고 볼 수 있네요!
먼지 한 올도 없어요 놀라워라.

이상하다. 원래 이렇게 안 보일 수 있나?


우리가 모르는 장소가 또 있는 걸지도.

남은 생존 인원 전부를 한 군데에 몰아넣었을수도 있지.

그 정도면 충분히 최악이에요. 빨리 가죠! (지하철 방향을 찾는다.)

응. (빠르게 따라가며 지시한다.) 왼쪽으로 가!

지하철역에 도착합니다.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A역입니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뒤따라오던 콜튼이 짧게 묻습니다.


도시에서는 시끄럽게 타고 다닐 이유가 없고, 그렇게 돌아다닐 일도 없었으니까...




바다? (윙크)




기준치: | 70/35/14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새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고래 말고... 다른건 네 상상에 없고?




가자, 가자.




어느새 역 안쪽으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니면 누가 해요?


(살짝 안아줬다가, 떨어진다.) 그래도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내게 와줘서 고마워. (머리를 한 번 완전히 쓸어줬다.)


그래서... 그냥... (그러니 내가 네 죽은 모습에, 그리고 되살아나는 모습에 애정을 느끼는건 당연하지.) 그렇다고.
어서 가자.
지나치게 조용해요. 지하인만큼 사람들이 몰려있다면 소리가 울려야할텐데.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드디어!)
그런데, 저건 뭐지?
이럴수가!
자판기가 위용을 뽐내며 서있습니다. 다가가서 보면 물, 음료수, 간식거리와 샌드위치... 없는게 없네요.







....................... (그 말에 주저도 없이 자판기에 주먹을 갈긴다.)

어이고야.

기준치: | 99/49/19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퍼억!
유리 아닌 유리는 묵직한 소리를 내며 깨집니다.

맛깔스러운 돈까스 샌드위치와 오렌지 주스가 미카엘라를 기다리고 있어요.

콜튼은 조용히 초코바 하나를 챙기고, 다른 하나를 미카엘라의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샌드위치를 까서 우물거리기 시작한다.)





작잖누.

그러다가 테할라.
테?체...

난 엔간해서 잘 안 체해. 알면서. (어느새 조각 피자까지 끝내버리는 중.)

악어입...

(콜라와 물로 입도 헹궜다!)

미카엘라 충전 완료! (벌떡)

콜튼도 충전 완료에요~.



어느 정도 탐색이 끝나면, 콜튼은 다시 지도를 꺼내 생각에 잠깁니다. 그는 긴급 대피 구역을 하나씩 짚으며, 의문을 꺼냅니다.


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아. 긴급 대피 구역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는데, 왜 사람은 없고 크리쳐만 있을까?

첫째로... 이미 털렸고 안쪽에 있었던 생존자들이 모두 당했다.


셋째는 애초부터...... 아무도 없었다? (갸우뚱)

그리고 가장 이상한 점이 있는데.
아까 우리가 만났던 크리쳐가 몇 마리였지?

그러네... 당했다 해도 그런 흔적들이 전혀 없었지 않아요?

우선, 시체가 없어.
그리고,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건 처음봐.


두 사람은 적당한 곳에 앉아 다시 한번 지도를 살펴봅니다.



그게 제일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골때리네.
이제부터 더 주의를 기울여야... (귀를 기울인다.)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
어?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콜튼은 듣지도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고요.

(잘못 듣고 있는 게 아냐, 확실하다.)



어디가?;


(조용히 짐을 챙기고 따라간다.)
미카엘라, 소리를 따라갑니다.


미카엘라와 콜튼이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당신은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신호를 보내던 사람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역시, 함정인가?
그 때,


이럴 수가, 여태 어디 있었어?!
또 다른 콜튼이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콜튼을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콜튼! 아니, 콜튼...?

그 말을 들은, 여태까지 당신 옆에 있던 콜튼의 표정이 해괴해지네요.









와...
콜튼이 둘이다.
잠시만!
싸우는 콜튼 사이에 미카엘라가 낍니다.

콜튼만 아는 거. (둘 중 하나는 함정이다. 아니, 둘 모두가 함정인지도 모른다.)


아무거나!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사실… 꽤 좋은 볼거리네요.
이게 아니지!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주일 전에 나랑 점심 먹었잖아요!
98%의 하급 크리처들을 처리하는 게 그들의 일이지만,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갖춘 상급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죠.

본능적으로 둘 중 하나는 상급 크리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새로 나타난 콜튼에게 총구를 들이민다.) 누구야, 너!

발포해 미카엘라.

다른 누구도 아닌 콜튼을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가짜 콜튼을 짚어내자, 진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콜튼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콜튼이 반쯤 날아갑니다.
미카엘라가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미카엘라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헉,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모든 일이 삽시간에 벌어졌어요!
미카엘라가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콜튼의 모습이 흘러내립니다. 안광은 빛이 나는듯 희게 바래고. 인간과 괴물, 그 사이의 모습으로 바뀌네요.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미카엘라,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그치?
널 여태 찾았어.

......나를 어떻게 알아?

유명인이잖아!
그리고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살려줘 응?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살려줘.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기준치: | 58/29/11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콜튼이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다친 콜튼! 무서운 표정이에요.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 .. 예.

정신차려.
무언가 이상합니다.
아주 이상해요.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콜튼이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그나마 다행이네. (분위기를 풀듯 겨우 입꼬리를 올리며.)

인간이랑 다를 게 없다고 했었죠.


그럼 저건 뭐예요? (바꿔 말하자면, 자신은 무엇이냐는 물음과 진배없다.)

...(뭘 말하는건지는 알겠다는듯 미간이 구겨졌다가,)
인간이라는 대답을 원해?

...뭐든지 상관없어요. 대답이 있기만 하면 돼요.

감정 조절도 확실하게 하고, 심지어는 힘 조절까지. 유대감을 느끼고 동정심을 가지고 있어.
강하지만 겸손할때도 있고, 어쩔때는 막 나가기도 하지.
그럼 내가 되려 물어보자. 그런 너를 '저것'에 비교해야할까?


끝나고 말하자.

나는........ 제 안에서, 저도 모르게... 그걸 부추겨요. 죽이라고. (고개를 돌린다.) 사람들에게 화를 내라고 재촉한다고요.


.........



걱정하지마. 내 반사신경은 네 생각보다 좋으니까. (잠시 미카엘라의 목께를 바라봤다가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머리 좀 식히라고 하고는 싶다만.
이쪽으로 와봐. (바닥을 잠시 봤다.)

(몇 발자국 다가갔다.)
콜튼이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내며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킵니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콜튼이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끝나고 천천히 다시 말하자.
알았지? (달래듯 목소리 톤이 달라진다.)

(제게 주어진 수많은 기회들은 그가 가진 하나의 기회에 의존하여 이뤄지는 것이다.)
(헛되이 날려보낼 수 없다.)
...... (무슨 일이 있어도, 그가 죽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
... 넵. (목소리가 갈라진다)


(웅크려 앉아 색이 다른 타일을 바라본다.) 이건?

들리는 것 같더라.

미카엘라가 흠 안으로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마침내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인류 최강입니다.
아주 우여곡절 사건사고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것으로...
구출 성공!
임무도 성공!
사람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미카엘라와 콜튼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미카엘라와 콜튼을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미카엘라와 콜튼은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 으악. (마다함)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미카엘라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잠시만!

마음이 아프다고요?
가슴이 아픈건가?
당분간은... 말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맞아요, 이건 클리셰니까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미카엘라는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동족상잔의 죄책감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듯한 아픔이에요. 세상에!

간신히 고개를 돌린 미카엘라는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뒤늦게 콜튼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총이 슬로우 모션처럼 떨어집니다. 총만 그런게 아니네요.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미카엘라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미카엘라가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미카엘라를 콜튼이 받아냅니다.

아, 마지막으로 콜튼이 눈을 감겨준 것 같기도 하고.
하기사야 알리가 없네요. 당신은 죽었으니까!
ㅡ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미카엘라는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미카엘라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기준치: | 57/28/11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익숙하기 그지 없는 일이에요. 오히려 들이쉬고, 내쉬고 하다보면...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뭐가 되었든 기분은 나쁘지 않네요. 역시 잠이 최고죠.
잠은 아니었지만.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미카엘라가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콜튼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미카엘라는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콜튼이 죽은 미카엘라를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윽. (가슴을 쥔다.)
................. 하아. (베개에 머리를 묻는다. 시트 다 젖겠네.)
시트가 젖는 것을 걱정합니다. 미카엘라의 군복은 너덜너덜하기 그지 없는데도!

상처가 아직 쓰리고 아프지만, 아주 못움직일 정도는 아니에요.
어떻게 할까요?

멀쩡하게 붙어있습니다!
목걸이는 단 한시도 당신의 목을 떠난적이 없어요.

나 살아났... 큽...... 살아났는데?!
방 밖으로 나가볼까요?

(잠깐만, 총은?)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반창고를 붙이고 몸 이곳저곳 붕대를 감은 콜튼이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총도 그와 함께 있네요.

미카엘라의 기척에 고개를 든 콜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콜튼의 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대체 뭘 그렇게까지 잘못했던 걸까요...



ㄴ, 넵.

아.
(그제야 숨을 몰아 쉬었다.) 다행이다. 난 또...





그래서, 그동안 복귀도 못 하고 여기에 쭉?

이걸 어디서부터 말해야하냐.
일단 생존자들은 헬기에 태워보냈어.

(묵묵히 듣는다.)

임무가 2순위 사항인 크리쳐 제거로 넘어갔는데 그게...



(내가 모르는 상처들인가?)



기준치: | 65/32/13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잘 모르겠네요. 내 코가 석자라 그런가.

죽기전의 기억이 희미해요. 늘 있던 일이죠!


(...)

그럼... 가야죠. 이럴 게 아니라!

근데 말이야... 그.
아씨. (드물게 답답한듯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가 무전기를 들이민다.)
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어. 위치는 X 제약 회사.
콜튼은 특수한 신호가 뜨는 무전기의 화면을 미카엘라에게 보여줍니다.


그래도 좀 시간이 있는 편이고... (시계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완벽한 타이밍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지.
네가 정신을 차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포기하려 했는데, 다행이야.

시간 없어요, 콜록.

넌 부상이 심하니 먼저 빠져나가.
제정신일까요?
그제야 정신이 없어 허투로 넘겼던 콜튼의 상처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 없이 혼자 뭘 한다고! .... 아, ...!
머리는 잔뜩 찢어지고, 가만보면 바지자락이 전부 피 범벅이네요. 저 모르는 부상이 더 있어요.

어떻게 해볼까요 미카엘라?

나처럼 못 살아나잖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 못 해요.

(되려 손을 뻗어선 미카엘라의 어깨를 쥔다. 아까부터 심장 부근이 다 낫지 않았는지 연신 움츠리고 있었으니까.)
내가 할 소리야.



(어깨를 쥔 손에 제 손을 올린다.)



.....

콜튼이 죽으면 누가 다시 만들어줘요?



죽지말라고. (결국 다시 진다. 제 몫의 짐만을 들었다.)
...한시간 내로 여길 빠져나가야해.
짐 전부 챙기고 따라와.

가요.

아유 분위기가 엉망이네요.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옵니다.



침체된 분위기, 조용한 도시.
음산함마저 감도는 그 사이로 밤 공기가 매섭게 몰아칩니다.
다만 그 밤 공기를 만끽할 틈도 없었어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미카엘라와 콜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크리쳐들과 마주합니다.

미카엘라:....!
숨을 쉬기조차 버겁습니다. 쉴 틈이 없었으니까요.
총이 천근만근 늘어집니다. 둘 사이에 대화가 단절됩니다.

이상할 정도로 크리쳐가 많아요. 이렇게 늘어난것도 처음봤고...
이런! 미카엘라. 팔을 물렸어요. 저런! 콜튼, 다리를 물렸네요.
얼굴에는 살점이 붙어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점액이 섞여있어 서로의 살점이 아님을 깨달아요.
그렇게 둘은 제약 회사에 도착합니다.


어우, 지긋지긋...해.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용감하게 앞장섭니다. 아직까지도 낫지 않은 심장의 고동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요.
왜 낫지 않는걸까?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경비실을 찾아서 걸음을 빨리 한다.)
어느 쪽이야, 젠장...!

오면서 봤어.


넌 오른쪽부터 찾아줘.
경비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일사분란 움직입니다.
개폐 버튼을 찾기위해 발과 손이 바쁘네요.

콜튼은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미카엘라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아직은 충분하네요. 5분도 지나지 않았어요 미카엘라.
홀린듯 보자면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젠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무언가 기시감이 듭니다.
다시 한 번 찾아볼까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머리 털고 화면에 집중한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이 장소는...
문득, 미카엘라는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미카엘라가 죽어버렸던 곳입니다.
그러고보면 미카엘라,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그리고... 걱정했어요.
내가 다시 정신을 놓아서 공격했다면?
미카엘라,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ㅡ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콜튼이 쓰러지는 미카엘라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내 실수야." 한탄하듯 말한 콜튼은 미카엘라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푹 쉬어.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라고 말하면서요.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미카엘라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콜튼이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미카엘라를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콜튼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벌써 회복한 거야?"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미카엘라가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콜튼은 미카엘라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미카엘라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콜튼은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미카엘라는 콜튼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콜튼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아수라장이네요! 개판이 따로 없어요.

기준치: | 58/29/11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3
()
1
1
어느샌가 다가온 콜튼이 영상을 조용히 종료시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개폐 버튼은 찾았고.


미카엘라를 달래듯 말하며, 어느덧 찾아낸 개폐 버튼을 누릅니다.



돌아가서 할게요. (시간이 없다.)

필요 없다니까... (머리 엉망으로 흐트려버림!)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지하로 쭉 내려간다.)
연구실로 도착합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지금 볼 수 있는건... 엎어진 남자, 테이블, 벽면의 서랍.
순서대로 확인해볼까요? 그보다도...
대체 누구야?!



엎어진 남자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염병.
남자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
이걸?
천재 탐정처럼 뒤집니다. 남자의 속옷 브랜드까지 밝힐 기세에요.

(쇽 쇽 쇽)
남자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발견합니다.

또한 사인은... 심장마비네요.

미카엘라, 휴대폰도 한 번 확인해두는게 좋겠어요.

[SYSTEM : 주문을 습득합니다!]


(미치겠네...... 진짜로....)






이 사람, 무언가 알고 있었어요. (알파를 재우는 주문을 보여준다.)

(요리보고 조리보다 한쪽 눈썹만 올린다.) 좀 현실성 떨어지는 주문이네.


다른 것도 살펴봐두자. 두 번 못올 곳이니까.

(아니지... 테이블부터 보자.)
테이블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주위에 문은 없고요! 들어왔던 문 하나네요.

이 남자가 연구하고 있었던 건... (제 가슴에 손을 댄다.) 그건...
(서랍을 확인해본다.)

미카엘라는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따위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미카엘라는 전부 기억해냅니다.
미카엘라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아, 문득 낫지않은 심장이 데인듯이 아파와요.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기준치: | 57/28/11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옥 같던 시간은 이렇게 끝이 난 거야, 콜튼은 나를 다르게 본 적 없었어.)
...... (돌연 울컷 치솟아오는 감정을 간단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미카엘라, 알아둬야해요.
콜튼은 이 모든 사실을 모르고 있답니다!

굳이?

......... 휴우.......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천천히.)
돌아가서 생각해도 괜찮을거에요.
벽면의 서랍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만 잠겨있는데, 미카엘라가 열쇠를 사용한다면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열쇠... 이런 곳에 쓰는거였군.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뭔가 이상해요. 아주 구린내가 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그리고 비어있던...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미친...)
울컥 기침을 합니다.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가봐요.
확실해요.
도시에 C.V가 누출되었고.
그로 인해 A시의 시민들은 크리쳐로 변해버린 것 같네요.
아! 정말 클리셰적이에요.

기준치: | 56/28/11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콜튼, 가야 해요.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미카엘라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문득.
콜튼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만있어보자. 3일이었죠?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콜튼은?
콜튼의 뺨이 상기되어 있습니다.
반창고를 붙여놨던 것 같은데. 이마의 상처가 어느덧 사라져있습니다.

이런 제기랄.
아니, 오히려 콜튼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콜튼:미카엘라. 그러니까...
나... 그게... (식은땀을 흘린다.)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콜튼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콜튼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콜튼은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콜튼은 크리쳐가 되었으며,
미카엘라는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느 순간, 콜튼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미카엘라가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콜튼이 미카엘라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미카엘라는 대응할 틈도 없이 콜튼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총은 어디로 갔지?)

제임스 어디갔지? 아차!

얻어맞으며 떨어트렸나봐요. 저어기 있네요!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미카엘라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콜튼의 얼굴이 비칩니다.
콜튼, 부르는 목소리가 잦아듭니다.

머리가 하얘져요. 코피가 나는 것도 같네요.

얼마만에 느끼는 격통이지? 여기서 내가 죽는다면.
이내, 콜튼은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미카엘라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콜튼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어라?
그새 어디갔지?

컥, ..... 커헉! (고개를 든다, 어느 쪽으로 간 거야?!)
기침을 크게 토하며 고개를 듭니다. 숨을 쉬기 어려워요. 콜튼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에서부터 쿵, 쿵, 쿵.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네요. 안봐도 훤하죠!

미카엘라를 공격했던 콜튼은, 폭주 상태로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향합니다.
자, 미카엘라.
이곳은 A시.
안전지대 밖입니다.
당신은 이곳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임무를 발령받았던 최강의 '인류'에요.
그리고 언제나 가장 우선시 되는 임무는 크리쳐 말살이었죠.

그러나 다른 모든 클리셰가 그러하듯, 정부는 A시를 버렸어요! 어쩌면 당신에게는 아주 편하고 좋은 이야기가 되겠네요.
이 도시의 유일한 인간.
최강의 인류.
어떻게 할까요 미카엘라?

옥상은 계단이죠!

자, 아직 발은 멀쩡하니깐...
미카엘라, 제임스는요?

대 크리쳐 말살용 무기. 챙겨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미카엘라는...

옥상을 향해 내달립니다.

(제발, 제발... 옥상아, 나와라!)
무거운 등에 총을 이고, 무겁기만 한 방호복을 전부 벗어던지고. 코피를 닦아내고 어쩌면 호흡을 달뜨게 흘리며. 쉴새없이 달리고 달려 올라갔어요.
그리고 그 끝에는...
후들거리는 다리는 미카엘라가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맞아요!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콜튼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미카엘라는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콜튼이 있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네요.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어?)
(뭐 여튼 저질렀으니까)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 킁. (코피... 안 멈추네, 어깨로 슥 닦는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하늘에는 고운색 노을이 지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콜튼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뭐라고 했나요? 크리쳐라고 했나요?




(한참 보다가, 다시 얼굴을 돌린다.) 사람 미치게 만드네 이거. 원래 이런거야?

당연하지............ 그럼 더 간단하죠, 젠장! (총을 아래로 내던진다.)

차라리 리셋시켜.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아니겠지.

(한걸음 더 다가갔다.) 상부는 도시를 포기했어.
내가 너처럼 쓸모있는 크리쳐가 될지 확신 할 수도 없고.
(바로 앞에 섰다.)

.................




(시선을 똑바로 맞추며 씩 웃는다.)
콜튼은 당신의 목줄을 쥐고, 리모컨을 조작해 풀어줍니다.

아?


그리고 마치 목걸이를 걸듯,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목 위로 채우네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듯 콜튼의 발을 밟고 그대로 총을 주워 다리를 내리쳤다.)
(지금이다, 틈이 생기는 대로 주문을 외우자!)

미카엘라, 주문을 외우나요?

(외우자!)
콜튼의 다리가 제대로 꺾여 무너집니다. 곧장 달려들 기세로 눈에 안광이 비치나...
미카엘라, 지능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무너진 콜튼을 꽉 짓누르며 그대로 주문을 외운다.)
(누워, 누워...)


...... (그대로 옥상 바닥에 눕힌다.)
이게 통하네요!
콜튼이 크게 한숨을 내쉽니다. 조용히 누운채 당신을 올려다봐요.
그리고 눈을 감습니다. 아주 지쳤다는듯이. 웃기네, 크리쳐 주제에!



......................



...전치 최소 2주네.

에구.............
(옆으로 툭 쓰러져 눕는다.)


나도 지쳤어........ 몰라. (똑같이 눈을 감고 웃는다.)

몰락할거야, 분명. (무전을 다시 시도했다가, 제가 방금 부순걸 그제야 눈치챘다.) ...



(지금이 낮이었더라, 밤이었더라...)
쇼핑은...
동이 트는 밤입니다. 노을이 아주 예쁘게 졌어요.





(올려다본다.)

하급이면... 뭐가 되어도 좋진 않네. (복잡한 얼굴로 고민한다. 옥상 밑으로 들리는 크리쳐 소리가 유독 크다.)



...... 저 사람이에요, 이제. (옆눈)
(괜스레 얼굴이 붉어져서 슬쩍 밀어낸다.)



내가 말하는건, 음.
(차마 한 번 더 말하는건 용기가 나질 않아 얼굴에 음영이 진다.) ...

데이트? (훅 들어감)

(너털웃음을 흘린다.) 아니.
두고 가라고.


무엇보다 내가 무슨 크리쳐가 될지도. 그리고...
1년이나 너를 봤는데 더 이상 못보게 될 확률이 크잖아 그렇게 된다면.
그게 정말 자신 없어. 왠지는 이제 알지?





아니거든요?! 절대로?!!!



내 손으로 사람들 죽이는 크리쳐가 된다면, 두말 할 것도 없지.




...이건 뭐야?


왜 네가 나를 과보호 했는지 알겠네.

저보고 사과하지 말라고 했었죠.
저한테 사과하지 마세요. 걱정은... 내가 뭐라 해서 될 문제가 아니겠지만?
...... 안되겠어요, 그래도? (눈썹이 내려간다)












......... 허, 하핫...~...
으하하하하!

그리고 내가... 만약...
의사소통이 안되는 크리쳐로 변한다면, 그때도 네 손으로 쏴줘.
여튼. 어때? (흘금거리며.)

좋아요. (꽉 껴안는다.)


......... 아, 아야...




(갑자기 땀이 줄줄 흐른다.) 새삼...
새삼스럽지만... (긴장한 건가, 나?)


뭘 고민해요?
콜튼은 미카엘라를 안아 들고 옥상에서 단숨에 뛰어내립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크리쳐 소리가 들리고.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가는 것에 맞춰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콜튼과 미카엘라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달릴 수 있어?

평온한 어조로 콜튼이 물어오면,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콜튼은 최강의 크리쳐지만 미카엘라.
당신은 최강의 인류잖아요?


그럼... 준비하시구.
.............. (날렵하게 뛰쳐나간다.) 뛰어요!





목줄이 풀린건 처음이에요 미카엘라.
처음으로 깊게 삼킨 가을 도시의 찬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방호복도 벗어던졌으니, 아! 해방감이란!
콜튼의 얼굴을 돌아보면...
빛이 들어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
앞으로.
또 앞으로.
ED 1.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계속계속 살아가고 싶어!
미카엘라, 콜튼 생환. 미카엘라와 콜튼은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2020-09-20
8:57 pm